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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공부는 어떻게?

‘언어영역 1등급’ 원더걸스 예은의 공부법

‘언어영역 1등급’ 원더걸스 예은의 공부법

[중앙일보 신상윤] “국어책을 기본으로 삼고 여러 교과서를 짬날 때마다 소설책 읽듯 몇 번이고 읽었어요. 수능 공부에 그게 먹힌 거 같아요.”

지난해 ‘텔 미 열풍’을 몰고 온 아이돌 그룹 ‘원더걸스’ 멤버 예은(19·본명 박예은·사진)양이 2008학년도 정시에서 경희대 예술학부 포스트모던음악 전공에 합격한 비결이다. 올해 고양시 정발고를 졸업하는 예은양은 거의 모든 과목에서 1등급을 받을 정도로 학생부 성적이 높다. 수능에서도 언어영역 1등급을 비롯해 2~3등급을 받았다. 예은양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수업을 자주 빠질 수밖에 없어서 교과서랑 문제집으로 주로 공부했죠. 학교 시험을 준비할 땐 범위 내 지문들을 최소 5번씩 읽었습니다. 교과서가 없을 때는 소설이나 인문서 등을 정독했어요.”

역사를 좋아해 소설가 김훈씨의 작품 『칼의 노래』『남한산성』 등을 읽었는데 수능 문학영역은 물론 국사 공부까지 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정약용의 『목민심서』 등은 수능 비문학영역에 자주 나오기도 하고 논술을 쓸 때 인용하기 좋아 마음 먹고 읽었다.

수능이 100일 남았을 때는 영역별 문제집을 구해 풀었다.

“문제집을 여러 권 볼 시간이 없어 한 권만 골라 몇 번이고 풀었습니다. 책 한 권을 꼼꼼하게 다 볼 수 있어서 오히려 도움이 됐어요. 상위권 문제집은 어려워서 금방 질릴 거 같아 제 실력에 맞게 중상위권 문제집을 선택했는데 잘한 거 같아요.”

예은양은 문제집 한 권만 오래 풀면 지루할 것 같아 나름의 노하우를 찾았다.

“문제집에 낙서하지 않고 노트를 마련해 페이지를 적어가며 풀었어요. 두 번째 풀 땐 문제집에 답을 적고, 세 번째는 답을 가린 뒤 노트에 다시 문제를 풀었어요.”

예은양은 "오답노트를 이런 식으로 정리하면 한 문제를 세 번씩은 풀 수 있어 해당 지문을 거의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볼 때마다 해석이 달라지는 시·소설 같은 문학영역을 공부하는 데는 효과적이라는 것.

비문학영역은 소설을 좋아하는 예은양에게도 녹록지 않았지만 신문 읽는 것으로 대비했다.

“수능 기출문제를 봤더니 인문·경제·실용 분야의 글도 시사적인 내용과 결부된 게 많더라고요. 그래서 신문을 꼬박꼬박 챙겨 읽었습니다. 아무리 바빠도 신문 사설과 오피니언은 읽었고 사회면은 제목만이라도 훑어봤어요. 시사를 따라가다 보니 요즘 이슈에 관한 문제가 나올 때도 별로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한참 바쁠 때 신문을 챙겨준 부모님이나 소속사 식구들 덕분이죠 뭐.”

예은양은 대학 입학 후에도 학업과 연예활동을 병행할 예정이다. “열심히 해서 장학금을 타고 싶어요. 연예인은 공부 안 한다는 사회적 통념을 깨고 싶습니다.” 

신상윤 기자 k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