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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공부는 어떻게?

주제는 부모·아이 상의해 정하고 자료 정리계획 세워야

주제는 부모·아이 상의해 정하고 자료 정리계획 세워야

집에서 익히는 수학토론 방법
교육부는 최근 올해 2학기부터 중학교 1학년 통계 단원에 팀 프로젝트형 수업을 적용할 수 있도록 각 학교에 권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풀이 위주의 지루하고 딱딱한 수학수업 풍경을 바꿔 보자는 취지다. 통계 과목을 시작으로 다른 단원 및 다른 과목에도 확산될 전망이어서 학생과 학부모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수학 교육과정이 개편되면서 스토리텔링 수학이 시행되고 있지만 사회나 과학 과목과 달리 수학에서는 팀 프로젝트를 시행한 적이 거의 없어 처음 시작하는 학생들에게는 생소하게 여겨질 수 있다. 시매쓰 수학연구소 조경희 소장은 “수학은 원리를 찾아내고 이해하기 위한 탐구와 증명의 과정”이라며 이 때문에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기보다 직접 내용을 알아보고 토론하거나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이 개념 이해에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집에서부터 쉽고 효과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수학 토론에 대해 알아보자.


◆동기부여 할 수 있는 관심 있는 주제 선정이 우선

주제를 선정할 때는 아이의 수준이나 선호도를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수학은 탐구하고 증명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탐구하고 싶어하는 동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 주제를 정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아이라면 부모가 몇 가지 주제를 놓고 같이 상의해 정하도록 하자.

주제의 배경이나 내용을 간단히 알아보고 어떤 주제로 정하고 싶은지, 어떻게 자료를 모을지 등 충분히 대화한 후 결정한다. 초등학생이 가족과 함께할 수 있는 수학토론 주제로는 성냥개비로 만든 도형의 개수 세기, 공약수, 공배수 이용한 사물함 열고 닫기, 숫자카드로 가장 큰 수 만들기 등이 있다. 주제를 정했다면 어떻게 자료를 알아볼 수 있는지 고민해 인터넷이나 도서관의 자료 등을 찾고 이 자료를 정리할 계획을 짠다. 

 

수학 팀 프로젝트형 수업에 대비해 집에서부터 수학과 관련한 주제를 정하고 간단한 질문 등으로 온 가족이 함께 참여하면 수학 토론수업 적응에 도움이 된다. 사진은 초등학생들이 친구들과 모둠활동으로 수학 관련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
시매쓰 제공
◆토론이 부담스럽다면 ‘How형’ 질문부터 시작

토론이 부담스럽다면 간단한 질문부터 시작해도 좋다. 특히 부끄럼이 많은 아이라면 평소 집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 이때 ‘왜’라는 질문보다 ‘어떻게 알게 됐어?’와 같은 ‘how형’ 질문을 던져 자신의 생각을 되돌아보거나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예를 들어 “두 개 중 어느 것이 크지?”와 같이 학습한 사실을 확인하는 질문보다 “두 개의 무게를 비교해 볼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와 같이 다양한 표현과 답을 구해볼 수 있는 열린 질문이 효과적이다. 이와 같이 정답을 유도하는 물음과 대답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의견을 참고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는 토론효과도 생겨나고 학습에 대한 자신감도 커지게 된다. 단 아이의 지식수준과 범위 안에서 사고가 확장될 수 있는 다양한 질문을 하는 것이 좋고, 이미 대답한 것을 물어보는 불필요한 질문이나 아이의 논리적 사고를 막는 막연한 질문, 어려운 질문은 피해야 한다.

◆생활 속 수학 주제로 온 가족이 함께 참여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 알게 된 것을 다른 사람에게 발표하는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알게 된 개념과 원리는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또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의 생각에서 옳은 점과 그른 점을 분석하면서 정확한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확률’을 배웠다면 가족들과 함께 시청했던 야구중계 속에서 선수들의 승률, 타율, 방어율 등을 확률을 이용해 계산해 보고 가족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다. 야구선수들의 타율을 가지고 각자 타율의 개념과 타율을 할푼리로 표현해 보기도 하고, 이를 그래프로 그려보며 이 선수들이 다음 경기에서 기록할 타율을 예상해 볼 수도 있다. 누가 근접하게 맞추는지 내기를 해도 재미있는 수학활동이 될 수 있다.

◆모둠활동으로 사고력 향상

가족 또는 친구들과 모둠을 짜서 토론 대결을 펼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팀을 이루어 문제를 해결하면 개별학습에서 얻을 수 없는 고급사고력과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다.

가령 받아올림이 있는 두 자릿수끼리의 덧셈 방법을 팀을 나눠 개발하고, 가장 효율적인 방법, 여러 방법 사이의 공통점, 특정 방법에 숨어 있는 수학적 원리 등에 대해 팀원들끼리 토론하도록 한다면 계산방법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적용할 뿐만 아니라 세 자릿수끼리의 덧셈 방법에 대한 탐구로 나아가게 하는 계기가 된다.

조 소장은 “이처럼 주제를 정해 탐구한 후 자기 생각을 충분히 설명하는 수학 활동은 자연스럽게 사고를 조정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며 “또한 다른 사람과의 생각을 들어보고 관찰하는 모든 행동이 지식을 쌓는 활동이 된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