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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중학생을 위한

中學校 국·영·수에 수행평가 50% 이상 반영 가능

中學校 국·영·수에 수행평가 50% 이상 반영 가능

[교육부, 이르면 2학기부터… 중간·기말고사보다 비중 늘려]

중·고교 예체능 과목은 수행평가만 100% 반영할 수도

"공정성 문제로 학부모 항의 우려… 객관적 기준 마련 등 보완책 필요"

 

이르면 올해 2학기부터 중·고교에서 학생 성적을 낼 때 체육·음악·미술 과목은 필기시험을 보지 않고 실기 등으로만 평가하는 학교가 생긴다. 중학교에선 국어·영어·수학 등 교과에서도 수업 중 발표·토론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는 비율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로 초·중·고 성적 평가 방식에서 지필 시험(중간·기말고사)보다 수행 평가(실기·발표 평가)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성적 평가 방식이 바뀌는 것이다.

교육부는 4일 이 같은 내용의 '학생생활기록 작성 및 관리 지침 개정안'을 발표하고 "프로젝트 수업 등 수업 방식 변화에 따라 학생들 평가도 선다형 지필고사보다 수행 평가를 강조하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바꾸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체육·음악·미술 수행 평가로만 성적 산출"

교육부의 이번 개정안은 암기력 테스트 중심의 천편일률적인 교과 성적 매기기 방식을 이제 바꿔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강성철 교육부 교육과정운영과장은 "2017년부터 적용되는 개정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의 토론이나 체험 학습을 강화하는 만큼 평가 방식도 수업시간에 발표하고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능력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존 입시 체제를 흔들 수 없기 때문에 갑자기 성적 산출 방식을 바꾸지 않고 점진적으로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고교에선 예체능 과목을 제외한 국·영·수 등 교과 과목 평가는 그대로 유지하며, 중학교에서는 과목별로 수행 평가 비중을 지필고사보다 늘려 나간다는 것이다.

주요 선진국 학교에서는 우리가 확대하려는 수행 평가 방식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에선 내신 성적을 산출할 때 구두시험과 필기시험 등의 성적 반영 비율을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캐나다에서도 교내 시험 성적 이외에도 학교 내외 활동 평가 등을 종합 평가한다. 미국은 주(州)별로 다르지만 학생들 성적 향상도나 지적 호기심 등의 과정 평가가 중시되는 곳이 많다. 대전의 한 중학교 교장은 "교육과 수업 패러다임이 바뀌므로 평가만 예전처럼 놔둘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교육 당국 지침이 있으면 국·영·수 과목도 50% 이상 수행 평가 비율을 늘리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학교는 현재 과목별 수행 평가 비율이 5~20%이다.

일부 진보 교육감들도 지필 시험을 줄이고 수행 평가를 늘리는 데 찬성하고 있어 앞으로 수행 평가 비율을 50% 이상 늘리는 중학교가 늘어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광주교육청은 이미 중학생 수행 평가 반영 비율을 '50% 이상'으로 올리라는 지침을 내렸고, 서울교육청도 수행 평가 반영 비율을 '45% 이상'으로 제시해 학교에 따라 국·영·수도 50% 넘게 수행 평가로 평가하는 학교가 나올 것이란 게 교육청 설명이다.

◇"공정한 평가 될까" 우려도

하지만 수행 평가 확대 방침에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은 평가에 대한 신뢰성 문제다. 서울 강북의 A중학교 교장은 "농구공을 던지는 자세가 얼마나 좋은지도 주관적인 평가라며 수행 평가가 제대로 안 이루어지는데 국·영·수 주요 과목의 수행 평가 비율이 강화되면 성적을 놓고 학부모 항의가 얼마나 많겠냐"고 했다. 중학생 딸을 둔 한 40대 학부모는 "외고나 과학고 입시에 영향을 주는 국·영·수 수행 평가 비중이 늘어나면 부모들이 자녀 수행 평가를 도와주는 '엄마 평가'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수행 평가 확대 방침에 대해 교원과 학부모 우려가 큰 만큼 추가 보완책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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