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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중학생을 위한

올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올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시행

'진로 결정에 긍정적' 기대.. '공부에 지장 생길라' 우려


"(자유학기제 수업에서) 경찰처럼 파출소에서 무전기를 들고, 제복을 입어보며, 직접 경찰이 일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두근거렸다. '경찰'이라는 꿈을 꾸게 됐다."(중학생 정모양)

"자유학기제 운영을 한 학기에서 2개 학기나 초.중.고.대학 전반으로 확대하는 등 지속적으로 연계 확대 운영하는 게 필요하다."(자유학기제 운영 중학교 교사)


4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모든 중학교에서 한 학기 동안 진로나 취업을 위한 체험 교육을 받는 자유학기제가 전면 시행된다. 중학교 1학년에서 2학년 1학기까지 중 한 학기를 선택해 지필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토론이나 실습 수업, 직장 체험활동 등 취업을 위한 진로교육을 받는다.

일반인들에게 자유학기제는 아직 생소하다. '한 학기동안 쉴 수 있는 거냐?' '시험은 안봐?' 정도의 호기심 어린 질문이 대부분이다. 특히 학교 현장과 학부모들은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에 기대와 우려가 뒤섞이고 있다.

■중학교 한 학기 '진로적성 체험'

자유학기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인 공약으로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육개혁 6대과제 가운데 최우선 순위에 있다. 지난 2013년 42곳에 시험 도입 후 2014년 811곳, 2015년 2551곳으로 확대됐고 올해부터 전체 중학교를 대상으로 시행되는 제도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46만여명의 학생이 자유학기제라는 새로운 교육환경을 접하게 된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할 수 있는 기간은 2학년 1학기까지지만 대부분 학교는 내신 부담이 적은 1학년 때를 선호한다.

운영방식은 한 학기 동안 오전에는 기본 교과관련 수업을 받고 오후에는 진로체험을 비롯해 자신의 꿈과 끼에 맞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형태다. 진로체험은 기업이나 관공서, 대학, 진로캠프, 강연 등 다양하게 진행되며 실제 체험활동이 위주가 된다.자유학기제를 운영한 한 중학교 관계자는 "진로 결정과 탐색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며 "다양한 평가방법을 도입했고 학부모들도 사교육과 학교 교육의 차이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기대·우려 교차 속 "더 강화해야" 의견도

자유학기제 전면시행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무엇보다 자녀들이 공부에 지장을 받지 않을지 걱정하는 부모가 많다.

중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이모씨는 "자유학기제의 취지 자체는 좋지만 평가를 어떻게 하는지가 관건"이라며 "특목고 입학을 준비하는 아이는 내신에 좋지 않은 영향이 있지 않을지, 평가는 객관적으로 이뤄질지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표준화되지 않은 평가 방식으로 자녀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섞여 있다.

일각에서는 창의성 위주의 평가 대신 기존 시험방식 평가로 전락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럴 경우 자유학기제의 의미는 퇴색될 수밖에 없다.

자유학기제를 운영하는 강사의 전문성도 지적된다. 서울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외부 강사는 교사자격증을 소지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또 안전사고 등 학생 관리가 용이하도록 지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학기제를 비교적 길게 운영한 중학교는 장기적인 시각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금처럼 중학교 한 학기에 그칠 게 아니라 더 늘리고 초·중·고·대학 교육과정에서도 연계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들은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다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적어도 학급수의 1.5배 정도 선택 프로그램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지역사회나 전문기업과 다각적인 연계로 학생이 다양한 진로를 경험해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