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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공부는 어떻게?

"안 풀리는 수학 문제, 해설집 대신 '질문'으로 해결했죠"

"안 풀리는 수학 문제, 해설집 대신 '질문'으로 해결했죠"

외고 지망생에게 공개하는 나만의 공부법 ㅣ ⑭노미경(인천외고 3년)양

'고려대 통계학과 진학' 구체적 꿈 세워… 4등급 내신, 1년 만에 1·2등급으로 향상

인천=오장환 기자

인천외고 3학년 노미경양의 성적 향상은 주목할 만하다. 1학년 때 모두 4등급이던 국어·영어 내신 등급이 2학년 1학기 때 모두 3등급으로 오른 데 이어 2학기 때는 영어가 1등급, 국어가 2등급으로 껑충 뛰었다. '꿈을 확고히 하자 학습 효율이 높아졌다'는 노양이 성적 향상 비결을 전했다.

통계학과 목표 삼고 학습의지 다져

노양은 지난해 이맘때 담임 선생님과 상담하면서 자신을 되돌아봤다. 자신의 단점을 써 보라는 말에 '수업시간에 많이 존다'고 했더니, 선생님께서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셨던 게 계기였다. 노양은 "담임 선생님께서 '2학년이면 공부에 집중해야 할 시기니 수업 시간에 절대 졸지 않기로 약속하자'고 했다"며 "새롭게 만난 선생님께 실망시키기 싫어 이 약속을 무조건 지켜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했다. 좋아하는 수업 말고는 습관적으로 졸던 노양은 이후 수업 시간에 항상 집중력을 유지했다.

진로를 확실히 정한 것도 이때였다. 수학 과목을 좋아했던 노양은 도서관에서 진로 관련 책을 찾아 봤다. 우연히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활용하는 '빅데이터'에 대한 책을 읽고 '통계학과'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고려대 통계학과라는 구체적인 목표까지 설정하고 이를 항상 마음속에 간직했다. 기숙사 자습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고려대 전경에 자신을 합성한 사진을 출력해 독서실 책상 앞에 붙여 놨다.

변화는 놀라웠다. 1학년 때 퍼즐을 조립하는 등 딴 짓 하기 일쑤였던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게 됐다. 자습 시간에 졸리거나 공부가 안 될 때마다 노양은 책상에 붙은 사진을 보며 의지를 다졌다. 수업 시간에 졸지 않아 복습할 내용도 많았다. 노양은 "2학년 땐 자습하는 시간 동안 정말 집중력을 불태웠다"고 말했다.

영어 문장 쉽게 이해하려 세로로 옮겨 적어

영어 과목 성적이 가장 많이 올랐던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2학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영어 수업을 맡으면서 수업 시간에 졸지 않고 문장을 해석하며 영어 공부에 재미를 느꼈다.

자습 시간에도 영어 공부에 몰두했다. 순서는 다음과 같다. 우선 독해 문제를 풀 땐 해석이 안 되는 문장이 있어도 이를 무시하고 문제를 풀었다. 문제 풀이 능력을 기르려는 의도였다. 덕분에 실전에서 일부 해석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전체 내용을 통해 정답을 찾는 습관을 들였다. 그러고 나서 해석하지 못한 문장을 노트에 옮겨 적었다. 이때 △주어 △동사 △목적어 △부사 등 품사에 따라 한 줄씩 띄어 적었다. 세로로 길게 늘어지게 적는 식이다. 노양은 "단어의 역할에 따라 줄을 띄우는 등 구분하면 수식어구나 부사구 등을 착각하지 않을 수 있다"며 "결국 문장 구조를 쉽게 이해할 수 있어 해석 능력을 기른다"고 말했다.

3색 형광펜을 이용한 점도 눈에 띈다. 노양은 △지문에서 주제문을 표시할 때 노란색으로 △문법 사항을 표시할 때 파란색으로 △외워야 할 단어를 표시할 때 초록색으로 체크를 했다. 그는 "각자 다른 색으로 표시하자 한 눈에 중요한 내용을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며 "복습할 때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수학 문제는 해설 보지 않고 혼자 고민해

노양은 수학 문제를 풀 때 해설을 거의 참고하지 않는다. 스스로 고민하면서 풀었을 때 진짜 실력이 올랐던 경험 때문이다. 노양도 처음엔 다른 친구들처럼 문제집 옆에 해설지를 놓고 수학 문제를 풀었다. 그런데 해설을 봐도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있었다. 처음엔 이해가 되도 나중에 다시 헷갈리는 경우도 더러 생겼다. 결국 혼자 문제를 풀어내려 노력하는 가운데 실력이 오르는 게 느껴졌다.

"행렬의 거듭제곱을 구하는 문제를 풀 때 규칙을 알아내려 직접 제곱을 계산하기도 했어요. 이처럼 주어진 식을 활용하면서 자기가 아는 모든 식을 써 보면 거기서 힌트가 나오기도 합니다."

노양은 도저히 못 푸는 문제가 나왔을 때 해설에 의존하지 말고 차라리 선생님이나 친구들에게 질문하기를 권했다. 그는 "해설지는 단순히 풀이를 적어 놓은 것이라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라며 "질문을 하면 내가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이해를 완벽히 할 때까지 소통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인천=박기석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