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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공부는 어떻게?

표준점수·백분위 100점 '껑충'… 성적 역전 키워드는 '플래너·쉼·운동'

표준점수·백분위 100점 '껑충'… 성적 역전 키워드는 '플래너·쉼·운동'

1년 만에 성적 끌어올린 3인을 만나다

“고교 3학년 3월 모의고사 성적이 수능까지 간다”는 말이 있다. 고 3은 모두가 열심히 공부하는 시기인 만큼 성적 올리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입시전문기관인 종로학원하늘교육 오종운 평가이사에 따르면 3월 모의고사부터 수능까지 재학생의 70%는 성적이 오히려 평균 0.5등급 떨어진다. 서울시교육청 주관하에 재학생만 치르는 3월 모의고사와 달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6·9월 모의고사와 수능엔 재수생 성적이 합산되기 때문이다. 재수생 역시 중·하위권을 제외하고는 큰 폭으로 점수 올리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자기만의 공부법과 성실한 생활 태도로 1년 만에 표준점수 총점 100점 혹은 백분위 합계 100가량 올린 대학 신입생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이들에게 학습 비결을 들었다.

고교 2학년을 마칠 때쯤 황유진씨의 내신은 7~8등급, 모의고사는 4~5등급 수준이었다. 주변 누구도 그가 수도권 내 대학을 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황씨는 정확히 1년 만에 '대반전'을 이끌어냈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 고 2 11월 모의고사 대비 표준점수 총점 96점을 올렸다. 그 시작과 끝엔 '스터디 플래너'가 있었다. 그는 교사들의 추천을 받아 월·주·일별 계획을 세우도록 디자인된 스터디 플래너를 한 권 샀다. 공부해야 할 전체 분량을 그에 맞춰 잘게 나누어 기록했다. 특히 하루 계획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실천 여부를 체크했다. 그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빠짐없이 공부하는 것을 기본으로 했고, 한 번 써둔 목표량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켰다"고 말했다. 주말엔 주 중 공부했던 내용을 모두 복습했다. 주 중 계획을 빈틈없이 다지고 넘어간다는 의미였다. 황씨는 "노는 것을 정말 좋아하는 데다 안 하던 공부를 갑자기 하려니 힘들 때도 많았다"며 "그럴 때마다 스터디플래너에 적힌 장기 목표와 단기 목표를 한눈에 확인하면서 이겨냈다"고 말했다. "주변을 봐도 계획을 하루하루 완수해나간 친구들이 성적이 많이 올랐습니다. 의지가 약한 학생이라면 스터디 플래너에 계획과 실천 여부를 기록해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황유진(가천대 경영학과 1년)표준점수 96점 상승(399점→495점)

김기훈씨는 고교 3년 내내 제대로 공부를 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수능 결과는 처참했다. 변변한 대학에 원서 하나 넣어보지 못했다. 이듬해 2월 김씨는 신촌 스카이에듀 학원에서 재수를 시작했다. 그는 단기간에 승부를 보기 위해 '효율'에 신경을 많이 썼다고 한다. 김씨는 "같은 기간에 누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부하느냐에 따라 재수의 성패가 갈린다고 봤다"며 "공부 시간과 쉬는 시간을 확실히 구분하면서 컨디션에 기복이 없도록 조절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김씨는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학원에서 사력을 다해 공부했다. 그 대신 쉴 때는 철저하게 쉬었다. 잠도 매일 6~7시간 정도 충분히 잤고, 그래도 피로를 느끼면 주말인 일요일에 수면 시간을 더 늘렸다.

"쉬는 시간으로 정해둔 시간에 철저한 휴식을 취하면서 에너지를 축적하지 않으면 수업 시간에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공부라는 것이 엄청난 에너지를 요하는 일이니까요. 가끔 식당에서 영어 단어장을 펼쳐가며 암기를 하거나 늦은 새벽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효율성 면에서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밥 먹을 때는 밥만 먹고, 공부할 때는 공부만 했습니다." 한 해 만에 무려 133점을 올린 김씨는 입학장학금을 받고 대학 새내기가 됐다.

사진 왼쪽부터, 김기훈(한국외국어대 글로벌캠퍼스 영어통번역학부 1년 표준점수 133점 상승(381점→514점), 남재영(경북대 의예과 1년) 백분위 99 상승(378→477)

1년 만에 대폭적인 점수 상승으로 의과대학에 합격한 남재영씨는 비결로 '운동'을 꼽았다. 그는 평소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었다고 한다. "재수 때 수능을 한 달 앞두고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면서 밤새 잠을 거의 이루지 못했습니다. 체력도 급격히 떨어졌죠."

결국 원하는 점수를 얻지 못한 채 삼수를 시작한 남씨는 수영장에 다니면서 체력 관리를 하기로 했다. 오전에 1시간 수영을 한 뒤 강남대성학원으로 가서 하루 일과를 열었다. 그는 "운동을 하면서 공부하니 신기하게도 스트레스 조절이 됐다"고 했다. "고 3 때나 재수할 땐 피로를 빨리 느끼고 가끔 우울해지기도 했거든요. 수영을 시작하면서 몸이 좋아지고 불안감도 싹 사라졌습니다. 공부에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거죠." 그는 수능 2주 전까지 수영장에 다니면서 자기 관리를 했다. 남씨는 "적절한 강도의 운동은 공부 효율을 높여주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도움이 된다는 걸 알았다"며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 관리를 하지 않는 수험생들에게 운동을 꼭 추천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김세영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