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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학생부종합전형의 그늘

학생부종합전형의 그늘

[머니투데이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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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어쩔 수 없어요. 다들 그렇게 하고 있으니까."
학생부종합전형의 확대 실시는 올해 입시의 화두 중 하나다. 국영수 점수보다는 지원하는 전공에 대한 '준비 자세'를 평가해 전공 적합성을 높이고 진로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취지처럼 긍정적인 효과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었다. 전공에 대한 열정, 재능, 리더십 등 평가의 범위는 추상적이었고, 학생들은 이를 정형화된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

최근 고등학교 교실은 성과주의를 지향하는 어른들의 세계가 고스란히 녹아있다. 성적 이외에 학생부 기록이 중요해지면서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활동에 학생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소위 '스펙'이 될 수 있는 동아리의 경쟁률이 폭발하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교육시민단체 관계자는 학생부종합전형이 '슈퍼맨을 요구하는 전형'이라며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요즘은 1년에 논문을 2~3편씩 쓰는 고등학생도 있다"며 "차별화된 경험으로 아이들이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에서 4년을 수학한 학생들도 논문 한 편 쓰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현행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의 압박을 짐작해 볼만 하다.

학생들에게 경험만큼이나 부담이 되는 것은 자기소개서 작성이다. 자신의 경험을 지원하는 전공과 논리적으로 연결시켜야 하는데, 깨어있는 시간의 전부를 공부에 매진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떠올릴만한 특별한 경험이 있을까. 그런 점에서 입시를 위한 자기소개서 컨설팅 업체의 등장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비교과 영역이 강조된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 방식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학생들의 과도한 입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선 학교 수업 안에서의 학습활동을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에서 궁금해 하는 학생들의 평소 수학능력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타당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수험생들이 자주 찾는 커뮤니티에는 '동아리 선택고민' 등의 제목으로 스펙이 될 만한 활동을 찾는 학생들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학생회 임원이나 2~3편의 논문으로 보여주는 성과주의 입시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는 것을 대학은 알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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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