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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 이야기

“논지는 뚜렷하게… 제시문은 그대로 인용 말라”

 
[조선일보] 2007년 12월 19일(수) 오후 11:52   가| 이메일| 프린트
대학교수에게 듣는 ‘논술시험에서 피해야 할 것들’

대학입시수능 등급제, 내신 등급간 격차 축소 등으로 논술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논술의 왕도는 없다지만 논술의 채점기준을 알게 되면 최소한 어이없는 감점은 받지 않게 된다. 고려대 법대 장영수 교수, 연세대 학부대학 김성수 교수, 한양대 국어국문학과 박진호 교수, 성균관대 생명과학과 최철용 교수 등 주요 대학의 논술시험 관련 교수들로부터 ‘논술시험에서 반드시 피해야 할 것들’에 대해 들어봤다.

논지를 명확히 하라

채점위원들이 글을 읽으면서 글쓴이가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써야 한다. 논지가 뚜렷하지 못하고, 자기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지 못하는 글은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한다. 제시문의 내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절충적인 견해를 결론으로 제시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투적인 내용도 금물이다.

주장에는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라

논술문의 자기주장에는 논리적 근거가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 논거가 없는 막연한 주장이나 자기 감정을 여과없이 표현하는 논술문은 채점교수들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없다. 채점교수들이 논술문을 통해 평가하고자 하는 것은 논리력이지, 감정에 호소하는 능력이 아니다.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는데 그치고 그것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큰 감점 요인이 된다.
제시문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답안으로 활용하지 마라

논술문을 작성할 때 제시문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지만 제시문에 지나치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제시문의 내용 가운데 일부분을 답안에 가져와 서술할 때에는 핵심 부분만을 인용해 활용해야 한다. 자기의 생각에 기초해서 주어진 논제에 맞게 논리를 구성하지 않고 제시문의 논지를 그대로 따라가는 논술문이나 제시문의 문구를 그대로 옮겨 쓰는 답안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문장형식을 지키라

어떤 글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논술문 역시 맞춤법, 띄어쓰기, 원고지사용법 등 여러 형식적 요소들을 갖춰야 한다. 내용만 좋으면 형식은 중요하지 않다는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 주어와 술어의 일치 등 기본적인 문장형식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오히려 내용은 문제마다 달라지지만 형식은 언제나 같은 기준과 비중을 갖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문제에서 요구한 것 이외의 불필요한 내용을 쓰지 마라

최근 주요 대학의 논술 문제를 보면 1500자 이상의 큰 문제보다는 300~800자로 쓰는 작은 문제를 여러개 출제한다. 이 경우 문제에서 요구한 내용만 압축해서 써도 분량이 넘친다. 여러 내용을 쓴다면 감점요인은 안되더라도 정작 써야할 내용을 못 쓸 수 있다. 500자 이하의 문제는 서론, 본론, 결론의 형식을 지키기 보다는 본론 위주로 쓸 말만 압축해서 쓰도록 한다.

제시문은 다른 문장으로 풀어서 활용하라

자연계 논술의 경우 제시문은 문제에 대한 핵심 개념과 핵심용어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다. 제시문을 옮겨 적을 경우 반드시 인용 표시를 해야 하며 제시문의 문장을 자신의 방식으로 이해한 뒤 다른 문장으로 풀어서 써야 한다. 그대로 수식 등을 옮겨 적는다면 수험생이 추가적인 어떤 지식이나 개념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논리의 비약은 금물

자연계 논술은 논리적으로 답을 기술해야 한다. 어떤 주장과 결론이 도출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판단의 근거가 되는 사실을 먼저 명확히 제시한 뒤 결론을 내려야 한다. 기술 내용의 앞뒤가 맞지 않거나, 충분한 근거나 이유의 설명없이 어떤 결론을 도출하면 감점 대상이다.

구어체 사용을 금하라

자연계 논술은 어떤 주제에 대한 수험생의 주관적인 판단을 묻기보다는 과학적 사고와 합리적 설명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어 대신 현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과학적인 개념과 과학적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비과학적이고 애매모호한 단어의 선택은 자연계 논술에서 저득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계산의 오류를 피하라

수학적 계산을 답에 요구하거나 어떤 결론을 이끌어내는 데 있어서 중간 과정으로도 수식 계산을 필요로 하는 문제가 많다. 계산 과정에서는 사소한 실수라도 완전히 다른 수치의 답이 나온다. 수식적 계산오류, 잘못된 공식의 적용, 단위환산 오류 등 단순한 실수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문장은 짧고 간단명료하게 쓴다

자연계 논술은 비록 문장의 유형보다 담고 있는 내용이 중요하게 평가되지만 문장의 유형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다. 문장이 길어지면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우므로 가급적 간단명료하게 문장을 구성해야 한다.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