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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마음을 움직이는 말 한마디의 ‘힘’

마음을 움직이는 말 한마디의 ‘힘’
[경향신문] 2011년 05월 09일(월) 오후 07:35   가| 이메일| 프린트
ㆍ“와 멋진데 사랑해, 영희야” “너를 믿는다 힘내라, 철수야”
ㆍ서울강동교육지원청 ‘매직워드’ 제작 보급 ‘사랑의 교실’ 만들기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의 얼굴이 오늘 따라 환하다.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묻자 아이가 대답한다. “네, 엄마, 오늘 선생님께서 ‘네가 있어서 선생님이 행복하다’면서 칭찬해 주셨어요.” 선생님의 말 한 마디에는 엄청난 힘이 있다. “와 멋진데.” “사랑해 ○○야.” “너를 믿는다, ○○야.” “넌 반드시 해낼 수 있을 거야.”

초등학교 교사가 어린 제자와 정겹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칭찬과 격려는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힘이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이 같은 말은 때로 아이들의 인생 전체를 변화시키기도 한다. 성악가 카루소, 흑인 빈민가 출신으로 훌륭한 외과의사가 된 벤 카슨, 비행기를 발명한 라이트 형제 등은 선생님과 어머니의 격려로 세계적인 인물이 됐다. 서울시강동교육지원청은 교실에서 선생님들이 사용하면 좋은 말들이 들어 있는 <마음을 움직이는 힘, 매직 워드(Magic Word)>를 책자로 제작해 초·중·고교에 보급하고 있다. 상황별로 학생들에게 적절하게 얘기해줄 수 있는 ‘매직 워드’ 55가지가 실천사례들과 함께 실려 있다. 교실뿐 아니라 가정에서 학부모들이 사용하기에도 좋을 것 같다. 가령, 낯설어하며 겉도는 아이의 장점을 모둠 친구들에게 소개해 이끌어주며 “아주 잘했구나. 친구들과 함께 해볼까?” “함께 해보자. 더 잘할 수 있을 거야”라고 격려해줄 수 있다. 몸이 불편한 친구를 도와주는 아이에게는 “○○는 따뜻한 마음을 가졌구나. 네가 선생님의 제자라는 것이 자랑스럽다”라고 말하면 아이들이 한결 뿌듯해한다. 어려운 일이나 화가 나는 일을 잘 참는 아이에게는 머리를 쓰다듬으며 “화났을 텐데 물건을 던지지 않았네. 참, 잘 참았구나. 대단하다” “약이 썼을 텐데 잘 참았다. 금방 나을 거야”라고 얘기해 주고, 지치고 힘들어 하는 아이에게 다가가 희망이 담긴 눈빛으로 “○○야, 힘내라”라고 말하면 큰 위안이 된다. 혼자 하는 것이 힘들 때, 옆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어떻게 생각해요?” “좋은 생각 있어요?”라고 하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노력하지만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애정과 관심으로 지켜보면서, 조금이라도 발전된 모습을 보이면 “그래, 바로 그거야, 잘했어!” “바로 그거야, 그렇게 하면 돼”라고 말해준다. 실수를 하고 선생님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아이들에겐 살며시 다가가 건네는 “괜찮아”라는 한 마디보다 좋은 약이 없다. “와, 좋은 생각인데! 어떻게 그런 재미있는 생각을 했니?” “어떻게 그걸 알았어? 기억해 줘서 고마워” 등의 말도 아이들을 격려하는 말들이다. 책 뒷부분에는 문제아 학생에게 “넌 모범생인 것 같다. 넌 평범하지 않고 뭔가 특별한 것 같다”는 말을 해주었더니 우등생이 된 사례와 “얘들아, 너희는 누구?”라고 물으면 “대한민국 보물!”을 하루에도 몇번씩 외치며 분위기를 돋우는 선생님과 제자들의 따뜻한 예화도 들어있다. 이렇게 상황에 맞는 칭찬과 격려는 아이들의 생각과 습관, 행동을 변화시키고, 반 분위기에도 교사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강동교육지원청은 “ <마음을 움직이는 힘 매직 워드>가 사랑과 신뢰의 교육풍토를 조성하고 학생들에게 새로운 용기를 심어주는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동교육지원청은 이달 중 책 내용 전체를 홈페이지(www.edugd.seoul.kr)에 올릴 예정이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