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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40% 학생이 한달에 책 20권을 읽는 초등학교?

40% 학생이 한달에 책 20권을 읽는 초등학교?
울산 영화초 독서교육 1년 6개월 성과...학부모 독서도 늘어
10.10.30 18:37 ㅣ최종 업데이트 10.10.30 18:37 박석철 (sisa)
 
  
학부모 공개수업을 하고 있는 울산 울주군 영화초등학교. 학생들의 독서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
ⓒ 울산 영화초
독서교육

한 달에 20권 이상의 책을 읽는 초등학생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전교생 열 명 중 네 명 꼴로 20권을 읽는다면 믿을 수 있을까?'

 

초등학교까지 불어닥친 사교육 열풍에 책 읽는 시간을 뺏기는 아이들, 그나마 여가시간을 인터넷 사용과 넘쳐나는 케이블 TV 프로그램 돌려보기에 쏟아붓는 아이들에게는 꿈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꾸준한 독서교육을 실천한 결과 한 달에 열 명 중 네 명 꼴로 20권의 책을 읽는 초등학교가 있다. 울산시 울주군 언양읍 영화초등학교(교장 임남규) 이야기다.

 

이 학교는 지난 2009년 3월부터 독서교육을 꾸준히 해왔는데, 최근 조사해 보니 이같이 독서량이 대폭 늘었다고 한다. 특히 학부모들의 독서량도 덩달아 늘어 주목 받고 있다.

 

꾸준히 독서 프로그램 운영하니

 

일선학교마다 교육청으로부터 일정의 지원을 받아 연구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울산 영화초등학교는 2009년 3월 울산시교육청으로부터  '독서논술 프로그램 구안·적용을 통한 종합적 사고력 신장'을 주제로 한 연구학교로 지정돼 운영해 왔다.

 

이후 전체 33학급에 996명인 전교생을 대상으로 아침에 평소보다 10분 더 책을 읽는 '아침 독서시간 +10' 을 비롯해 '독서인증제'  '도서관 활용 수업'  '생활 일기쓰기 지도'  '삶의 100자 노트 활용'  '갈래별 글쓰기' '이 메일 데이 편지주고 받기'  '바른 말 고운 말 쓰기 생활화 교육' 등 독서와 관련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최근 영화초는 연구학교 발표를 앞두고 전교생 중 180명을 샘프링해 독서량을 조사해봤더니 독서교육을 하기 전인 지난해보다 놀랄만큼 성과가 있었다고 한다.

 

조사 결과 한 달 독서량이 20권 이상이라고 응답한 학생 비율은 지난해 15%에서 올해 39%로 크게 늘었다. 열 명 중 네 명이 20권을 읽는다는 것. 한 달 독서량이 15권 이상이라고 응답한 학생도 지난해 13%에서 올해는 19%로 늘었다.

 

하루 독서시간 조사에서도 지난 해 9% 의 어린이만 1시간 이상이라고 답했으나 올해는 16%로 늘었고, 30분~1시간이라고 답한 학생도 지난 해 51%에서 올해는 53%로 증가해 현재 영화초등학교는 학생 열 명 중 여섯 명 이상이 하루 30분 이상 책을 읽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학교 임남규 교장은 "꾸준한 독서교육이 어린이의 독서량 늘리기에 큰 도움을 준 것 같다"며 "아침 독서시간, 독서인증제, 책 읽어주기 등의 프로그램이 읽기 능력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책 읽어주는 교실과 책 읽어주는 어머니 교실 등이 고학년 학생으로 갈수록 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영화초는 학부모들의 독서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13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하루 1시간 이상 책을 읽는다고 응답한 부모가 지난 해 5%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8%로 늘어난 것. 또 30분~1시간이라고 응답한 부모도 지난해 49%에서 올해는 62%로 크게 늘었다.

 

임 교장은 "이 같은 결과는 학교의 독서교육에 대해 학부모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가정에서 자녀의 독서교육지도에 나섰기 때문"이라며 "결과적으로 독서논술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종합적 사고력 신장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소개했다.

 

한편 영화초등학교는 오는 11월 5일 오후 1시 30분 교내에서  울산광역시교육청지정 '독서논술교육' 연구학교 운영 결과 보고회를 갖는다.

 

울산 화암초등학교 교장을 지내다 최근 울산시교육청 창의인성과장으로 온 박명호 과장은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우려가 높은 가운데 이번 영화초의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며 "일선학교에도 널리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