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상이야기

박지성의 냉엄한 현실, 로테이션

박지성의 냉엄한 현실, 로테이션

▲ 박지성(맨 오른쪽,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홈팬들 앞에서 3골을 터뜨리며 신나는 득점 퍼레이드를 벌였지만, 신나는 골 축제의 현장에 박지성의 자리는 없었다.

박지성은 29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웨스트햄유나이티드(감독 아브람 그랜트)와의 2010-1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 홈경기에 결장했다.

웨스트햄전을 앞두고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킥오프를 앞두고 발표된 맨유의 18인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출장이 무산됐다.

이날 맨유는 최전방 공격수 웨인 루니의 페널티킥 선제골에 루이스 나니(후반5분)와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릴레이포를 곁들여 3-0 완승을 거뒀다. 맨유는 올 시즌 2승(1무)째를 거뒀고, 승점을 7점으로 끌어올려 리그 선두 첼시(9점)와의 간격을 유지했다.

◇로테이션 시스템 고착화

아직 초반이긴 하나 올 시즌 박지성의 출장 기록에는 일정한 패턴이 드러난다. 선발 출장한 다음 경기에선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새 시즌을 앞두고 열린 첼시와의 커뮤니티실드에 선발 출장한 박지성은 뉴캐슬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는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풀럼과의 2라운드 경기에 선발로 나서 66분을 소화했지만, 웨스트햄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는 다시금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선발 출장 여부와 상관 없이 18인 명단에는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지난 시즌과 견줘 로테이션 시스템이 더욱 심화됐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맨유는 일부 핵심 포지션을 제외한 나머지 자리에 대해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한다. '경쟁을 통한 발전'을 위해서다.

◇주어진 기회는 많지 않다

현재와 비슷한 출전 패턴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퍼거슨 감독은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을 통해 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것에 능통한 지도자다.

박지성과 함께 날개 미드필더 자리를 다투는 나니, 안토니오 발렌시아, 라이언 긱스 등은 공히 쉽지 않은 상대들이다. 나니와 발렌시아는 나란히 20대 중반으로 젊은 데다 성장 속도 또한 빠르다. 37살 베테랑인 긱스의 경우 축구선수로는 황혼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공격 가담 능력, 골 결정력 등은 젊은 선수들과 견줘 모자람이 없다.

확실한 건 오직 하나, 기회가 주어질 때 합격점을 받지 못하면 언제든 경쟁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맨유가 측면 미드필더에 대해 활발한 공격가담과 적극적인 공격루트 개척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기대에 적극적으로 부응할 필요가 있다. 쉽지 않지만, 반드시 이뤄내야 하는 과제다.
▲ 커뮤니티실드 우승 방패와 함께 미소짓는 박지성(사진=gettyimages/멀티비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