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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한국 아이들, 공부에 얽매여 가족과 교감 부족"

"한국 아이들, 공부에 얽매여 가족과 교감 부족"


부모 역할의 정답은 무엇일까? 박사 부부는‘유연성’을 제일로 꼽았다.“ 하나의 원칙만 고집하면 안 됩니다. 아이들은 형제라도 다 다르거든요. 부모가 아이의 개성을 잘 파악해 그에 맞게 반응하고 가르쳐야죠.” /이준헌 기자 heon@chosun.com

아동·청소년문제 전문 아켄바흐 교수 부부

아이들은 예나 요새나 비슷… 전엔 문제라고 안본 것들이 대거 질병으로 분류됐을 뿐


"다들 '과거에는 아이들이 이렇지 않았는데' 합니다. 정서나 행동에 문제를 가진 아이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생각하지요. 그런데 미국만 해도 30년 전과 지금의 아동·청소년을 비교했더니 큰 차이가 없었어요. 놀랍지요? 과거엔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던 증상들이 병으로 분류되고, 각종 진단과 치료법이 등장하면서 생긴 현상입니다."

토마스 아켄바흐(69) 미국 버몬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동·청소년의 정서·행동문제 연구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학자다. 부인이자 유아기 정서·행동문제 전문가인 레슬리 레스콜라 브린모어대 교수와 함께 그가 최근 연세대 학술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했다. 아켄바흐 교수의 저술은 미국 소아정신과·심리학 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며, 그가 1983년 개발한 '아동·청소년 행동평가 척도'(CBCL) 역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BCL이란 부모나 교사가 6~18세 아동·청소년의 행동에 대해 평가하는 도구다.

"도구의 개발과 표준화에 한국은 1983년부터 참여했습니다. 한국 아동·청소년들이 보고한 자신의 문제행동(불안하다, 친구와 자주 싸운다 등) 정도는 미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와 비슷해요. 그런데 한국 부모들은 다른 나라에 비해 자녀들의 문제행동을 덜 심각하게 받아들이더군요. 일본도 마찬가지고요."

이런 차이에 대해 아켄바흐 박사는 "부모들이 '다른 아이들도 다들 그러는데'라며 문제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일 수도,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관찰할 기회가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연구자들로부터 한국 아이들은 학원에 많이 다니고 공부 압박이 심한 반면 부모와의 직접 접촉은 적다고 들었다"며 "부모·자식 간 시각차가 큰 것 자체가 문제의 시작일 수 있다"고 했다.

박사 부부를 놀라게 한 것은 전 세계 아동·청소년이 겪는 문제행동의 패턴은 비슷하다는 점이었다. 잘 참지 못하고, 요구가 많고, 잠 못 들며, 악몽을 꾸는 것 등이다. 또, 국경을 초월해 남자아이들은 여자아이들에 비해 집중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더 많고, 공격성이나 낮은 집중력과 같은 문제행동은 부모와 자식이 함께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유아 행동·심리 전문가인 부인 레스콜라 박사는 특히 맞벌이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맞벌이가 대세라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결론은 보육시설 아이들과 집에서 엄마와 보내는 아이들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보육의 질이지요. 물론 영아(만 1세 전) 수준에서는 부모의 보살핌이 매우 중요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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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인 기자 kni@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