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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내 점수로 가능한 대학은?···교육부 ‘대입 배치표’ 구축

내 점수로 가능한 대학은?···교육부 ‘대입 배치표’ 구축

- 업무계획에 “3월 중 대학 진학정보 포털 개통”
- 대학별 전년도 입학성적 제출 받아 DB 구축
- 성적 입력하면 희망대학 지원 가능 여부 판별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교육부가 입시학원들이 제공하는 대입 배치표처럼 학생 성적을 입력할 경우 희망 대학의 지원 가능여부를 판별해주는 ‘대학 진학정보 포털’ 서비스 구축에 나선다. 사교육에 의존하는 현행 입시문화를 개선하고 수험생들에게 적성에 맞는 대학·학과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르면 오는 3월부터 오픈할 예정인데 사실상 정부 주도의 온라인 ‘대입 배치표’가 구축되는 것이라 입시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교육부는 27일 2016년도 업무계획을 통해 ‘대학 진학정보 포털’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학생·학부모의 사교육 진학상담 부담을 완화하고 학교를 기반으로 충실한 진학지도가 이뤄지도록 대학진학 포털을 구축해 학생 스스로 적성에 맞는 학과와 대학을 탐색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포털(대입 포털)은 이르면 오는 3월 25일쯤 개통될 예정이다. 다음 달 말까지 대학별 2016학년도 입학전형이 진행되기 때문이 올해 신입생 모집이 모두 확정된 뒤 전형결과를 받아 포털 구축을 완료하겠다는 뜻이다.

교육부 주도로 구축되는 대입 포털은 수험생 성적에 맞춰 지원 가능한 대학을 제시하는 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는 입시학원에서 제공하는 ‘대입 배치표’를 통해 성적대비 지원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대입 포털이 구축되면 앞으로는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희망 대학 지원 가능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수능 위주로 전형이 치러지는 정시에서는 모의고사 성적 등을 입력하고 희망 대학을 검색하면 전년도 입시결과에 따라 지원 가능여부를 판단해 준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전국의 대학에 입시결과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할 방침이다. 대학들의 협조가 잘 이뤄진다면 학생들은 희망하는 대학의 전년도 입학성적(합격생 상위 70~80%의 성적)알아 본 뒤 지원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특히 대학별로 수능 영역(국어·수학·영어·탐구)별 가중치를 달리 두거나 반영비율을 달리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포털을 이용할 경우 본인의 성적 조합의 어느 대학에 유리한지도 판단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예컨대 국어·수학·과학탐구의 성적이 좋은 학생이 있다면 이 학생에게 유리한 대학을 제시하고 그 대학을 선택해 들어가면 전년도 입학성적을 보여주는 방식”이라며 “해당 학생은 먼저 희망대학과 지원가능 여부를 검색해 본 뒤 진학교사와 상담하게 되는데 보다 실질적인 진학상담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본다”고 기대했다.

수시 학생부 교과전형도 마찬가지다. 희망 대학의 전년도 입시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학생들은 국어·수학·영어 등 반영교과의 지원가능한 성적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각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판단하는 정성적인 요소에 대한 자료는 구축이 어렵지만 전년도 합격생들의 학생부 교과 성적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제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들로부터 입시결과를 제출받아 포털을 구축할 방침이라 ‘대학 간 서열’이 공공연하게 노출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교육부는 전년도 합격생들의 상위 70%의 평균 성적을 공개하거나 90%의 성적을 공개하거나 하는 점은 대학 자율에 맡길 방침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별로 70% 컷부터 90% 컷까지 자유롭게 제출토록 해 대학 간 서열이 확연히 드러나는 부작용은 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육부 주도로 구축되는 대학 진학정보 포털 시스템 개념도(자료: 교육부)


신하영 (shy110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