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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중학생을 위한

12월 실시되는 외고 면접, 학교 관계자에게 묻다

12월 실시되는 외고 면접, 학교 관계자에게 묻다


(왼쪽부터)대원외고 이영근 교사, 명덕외고 김영민 교사, 대일외고 정임석 교사./염동우·양수열 기자

2015학년도 외국어고등학교 입학 전형에서는 그 어느 해보다 면접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전형 1단계인 '영어 내신성적+출결(감점)'에서 2학년 내신성적 산출 방식이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바뀌면서 성적의 변별력이 줄어들고, 2단계인 '앞 단계 성적(160점)과 면접 점수(40점)'에서 면접의 중요성이 자연스레 높아졌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1일 실시되는 서울지역 외고 면접 전형을 앞두고 대원외고 이영근 입학관리부장·대일외고 정임석 입학관리부장·명덕외고 김영민 입학홍보부장(이상 학교명 가나다순)을 만나, 면접 전에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을 알아봤다.

자기소개서에는 자신의 강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쓰라

외고 면접엔 똑같은 질문이 없다. 면접 질문은 중학교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1500자) 등 제출 서류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다. 대원외고 이영근 교사는 "면접위원들이 3일간 합숙을 하면서 제출 서류를 읽으며 질문지를 미리 만든다"며 "서류평가 단계에서 면접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생활기록부는 학생이 작성하는 것이 아니므로, 현재 면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서류는 오직 자기소개서 하나다. 학교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자기소개서에는 대체로 3~4개 항목이 있다. 항목당 1~2개씩 질문하므로 순서대로 빠짐없이 모두 답변을 써야 한다. 무엇보다 주의해야 할 점은 각 항목의 배점이다. 예컨대 대일외고의 경우 자기주도학습 과정에 대한 항목 배점이 40점 중 20점에 달한다. 10점짜리 인성 영역 질문보다 좀 더 비중을 두고 자세히 서술해야 한다. 대일외고 정임석 교사는 "자기소개서는 내가 만들어내는 면접 질문"이라며 "중등 3년 활동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자신의 강점이라고 생각하는 점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적어야 한다"고 말했다.

"말할까 말까 고민되면 말하지 마라"

세 교사가 모두 강조한 것은 올해 더욱 엄격해진 '배제 사항'이었다. 각종 대회 수상 실적이나 어학 인증 시험 점수에 대한 내용을 쓰면 면접 총점이 '0'점 처리되는 것은 물론, 올해부터는 부모나 친척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암시하는 내용을 기재할 경우 '10% 이상' 감점한다. 명덕외고 김영민 교사는 "1단계 점수 편차가 대체로 5점 이하인 상황에서 면접 점수가 10% 이상 감점될 경우, 사실상 불합격이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절차를 위해 면접에서는 학생 이름을 가리고 관리번호를 부여하는데, 긴장한 나머지 면접실에 들어오자마자 무심코 학교명과 이름을 말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요즘 각 외고 입학 관리실엔 '이런 것은 기록해도 되느냐' '저런 사항은 면접에서 말해도 되느냐' 등을 묻는 전화가 많이 걸려온다. 이영근 교사는 "애매한 것은 쓰지도, 말하지도 마라"고 조언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 쓸까 말까 망설여지면 쓰지 마세요. 걱정을 한다는 것은 자기가 생각해도 미심쩍은 구석이 있다는 의미니까요. 마찬가지로, 면접에서도 말할까 말까 고민되면 말하지 마세요. 그러면 감점에 대한 우려는 줄일 수 있겠지요."

말 잘하는 능력 NO, 논리 타당성 YES

지난해 대일외고에서는 영어 과목의 학기별 등급이 '1·1·1·1'로 만점을 받은 학생 중 일부가 면접 후 탈락하기도 했다. 정임석 교사는 "자신의 생각을 일관성 있게 논리적으로 개진하는 학생이 의외로 많지 않았다"며 "명확한 사례나 근거를 들어 자신의 주장을 면접위원에게 납득시킨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얻었다"고 말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발언을 하거나 질문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 학생에겐 다시 말할 기회를 줍니다. 이 과정에서 모순된 주장을 끝까지 고수하는 학생이나 '모르겠어요'라며 답변을 회피한 학생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는 "특별한 화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므로 사교육 기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면서 "내용 없는 달변가보다 다소 어눌하더라도 내용에 충실한 답변을 하는 학생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면접 태도 역시 실력이다. 면접위원의 시선을 계속 피하거나 목소리에 자신감이 없으면 좋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이영근 교사는 "너무 떨어서 끝까지 제대로 답변을 못 하거나 심지어 우는 경우에는 감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대신 학생들이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면접위원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므로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자신감 있게' 얘기하세요."



[김세영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