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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결과로 본 수능 전략


9월 모의평가 결과로 본 수능 전략


국어 B형 만점자 작년 수능의 6배 / 영어도 쉬운 수능 유지...실수 금물

수능 최저 기준 충족 쉽지 않을 듯

수학ㆍ탐구영역이 변별력 가를 변수



‘물수능’ 논란, 이번에는 국어였다.

9월 수능 모의평가 채점 결과 국어 영역에서 한 문제만 틀리면 2등급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물수능 논란이 영어에서 국어로 번지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본 수능도 모의평가처럼 쉽게 출제될 경우 수시모집의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9월 모의평가 결과와 본 수능 대비책을 알아봤다.

2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9월 수능 모의평가 채점결과에 따르면, 표준점수 최고점으로 추정한 전체 응시인원 대비 만점자 비율이 ▦국어 A형 4.19%, B형 5.34% ▦수학 A형 0.38%, B형 0.52% ▦영어 3.71%다.

특히 어렵게 출제되는 국어 B형의 만점자 비율이 작년 수능(0.92%)의 6배에 달할 정도로 많아져, 국어 물수능 논란이 점화됐다. 그간 수능 국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이 1%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9월 모의평가는 아주 쉽게 출제된 것이다.

이렇다 보니 국어 A/B형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1등급 커트라인이 돼버렸다.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을 받을 수 있고, 단 한 문제라도 틀리면 2등급이 된다는 의미다.

수험생 전체 평균과 비교해 상대적 위치를 알려주는 표준점수 최고점은 ▦국어 A형 124점, B형 122점 ▦수학 A형 146점, B형 137점 ▦영어 128점이다. 국어 A/B형의 경우 작년 본 수능 대비 각각 8점, 9점이 하락할 정도로 쉽게 출제됐다.

영어 역시 ‘쉬운 수능’ 기조가 유지됐다. 만점자 비율은 지난 6월 모의고사(5.37%)보다 낮은 3.71%로 나타났지만, A/B형으로 나눠 치른 지난해 수능 만점자가 각각 1.13%, 0.39%인 점과 비교하면 변별력이 상당히 약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수학은 만점자 비율이 A형과 B형 각각 0.38%, 0.52%로 나타났고, 표준점수 최고점이 A형의 경우 146점으로 집계돼 올해 수능에서 가장 변별력이 큰 과목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사회탐구 영역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은 세계사(70점), 법과 정치(70점)가 가장 높아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고, 한국사(64점)가 가장 낮았다. 과학탐구 영역에서는 생명과학Ⅰ(79점)이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았고, 화학Ⅱ(66점)가 가장 낮았다. 제2외국어/한문 영역에서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아랍어Ⅰ(98점)과 가장 낮은 스페인어Ⅰ(64점)의 차이가 34점이나 돼 과목 선택에 따른 유ㆍ불리가 크게 나타났다.

9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와 영어 모두 쉽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은 상당히 떨어졌다는 평가다. 본 수능 역시 쉽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수험생의 학습 부담을 경감하고 수능 준비의 혼란을 막기 위해 2015학년도 수능 출제 역시 올해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마찬가지로 학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내용과 수준에 맞춰 어렵지 않게 출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수학 영역이 변별력을 갖게 됐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9월 모의평가에서 수학 A형은 71.4%가 응시했는데 실제 수능에서는 73.0%가 응시하므로 수학 B형의 응시 인원이 줄어든 결과를 낳았다”며 “이로 인해 상위 등급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도 “탐구 영역간 난이도 차이가 극심해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올해 수능에서는 수학과 탐구영역의 변별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또 물수능으로 인해 수시에서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충족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임성호 대표는 “영어는 쉽게 출제된다는 기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1~2문제 실수에 의해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극단적인 경우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결국 수학과 탐구 영역에서 변별력을 확보하고 국어, 영어 등에서는 실수를 줄이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라는 조언이다. 50일이 채 남지 않은 본 수능을 대비해 EBS교재로 최종 점검하면서 취약한 영역을 파악,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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