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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초등생 하루일과는 학교 + 학원 또는 스마트폰

초등생 하루일과는 학교 + 학원 또는 스마트폰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전교조, 설문조사 토대로 '어린이 생활 실태 보고서' 발표

어린이 2명중 1명은 부모와 아침 못먹고 대화시간도 없어

스트레스 1위는 '학원 다니기'…가장 어려운 과목은 '사회'

(서울=뉴스1) 안준영 기자 = 학교 정규수업이 끝난뒤 학원에 가거나 스마트폰으로 하루 일과를 보낸다.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의 현 주소다.

집안이 어려운 가정의 학생일수록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았다. 부모가 생활 전선에 뛰어든 탓에 자녀들을 챙겨주거나 학원비를 넉넉하게 지원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어린이 2명 중 1명은 평일 아침 식사를 부모님과 함께 하지 못하며 하루 대화 시간도 30분 이내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4일 이같은 내용의 ‘2014년 어린이 생활 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3월 13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의 초등학교 5, 6학년 어린이 1,9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신뢰수준은 95%로 오차범위는 ±2.2%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학교 정규수업이 끝난뒤 학원에 가거나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초등학생들이 방과 후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학원(42.8%)이었다. 이어 공부하기(숙제포함, 29.1%), 스마트폰(27.1%), TV 시청(24.2%) 순이었다.

전체 어린이의 60.6%가 2시간 이상 학원에 다니고 있었다. 밖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다보니 어린이 절반은 가족과의 하루 대화시간이 30분 이하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들의 방과후 생활은 소득 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살림살이가 '매우 여유 있는 편'이라고 답한 어린이 중 학원을 다니지 않는 어린이는 15.7%에 불과했다. 그러나 '어려운 편'인 어린이는 41.1%가 학원 구경도 못하고 있었다.

가족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아예 안한다고 답한 비율이 '매우 여유 있는' 어린이와 '여유 있는' 어린이는 각각 6.6%와 6.1%인 정도인 반면 '어려운 편'인 어린이는 15.6%로 3배에 달했다.

특히 소득 수준이 높은 어린이일수록 스마트폰 사용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어린이 중 가정이 '매우 여유 있는 편'인 어린이는 15.1%였지만 '어려운 편'인 어린이는 두배 수준인 31.2%였다.

방과 후 가장 즐거운 일은 '친구와 놀거나 운동'이었다. 전체 어린이의 42.8%가 친구와 어울리거나 운동을 할 때 즐겁다고 답했다.

방과 후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학원이 즐겁다고 답한 어린이는 3.5%에 그쳤다.

전교조는 "학원에 다니는 것이 어린이들의 자발적 요구라기보다는 어른들의 필요에 따라 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가정의 어린이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집에 혼자 있기, 집밖을 돌아다니는 비율이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보다 높았다.

부모가 경제 활동을 하는 탓에 방과 후에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 스마트 폰에 몰입하거나 친구들과 어울려 집밖을 배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어린이의 절반은 평일 아침식사를 부모님 없이 형제(자매)와 먹거나 아예 거르고 있었다. 아침을 부모님과 함께 먹는 어린이는 50.2%에 그쳤다.

가족 공동 아침 식사 빈도는 소득 수준과 비례했다.

가정 형편이 '매우 여유 있는 편'이라고 답한 어린이는 63%가 부모님과 아침을 같이 먹었다.

(전교조 제공)© News1

가정이 '여유 있는 편'인 어린이는 51.9%, '보통'인 어린이는 46.5%, '어려운 편'인 어린이는 42.9%가 부모님과 아침 밥상을 마주했다.

어린이들이 주말에 많이 하는 것은 TV 시청 (37.3%), 친구와 놀거나 운동(33.3%), 스마트폰 사용 등이었다.

방학때 주로 하는 것은 학원(34.2%), TV 시청(29.3%), 친구와 놀기(26.7%)순이었다.

대다수 어린이가 방학을 체험학습이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학원이나 TV 시청으로 때우고 있다는 뜻이다.

여가 생활도 소득 수준에 따라 편차가 있었다.

한 달 평균 1회 이상 여행을 가는 어린이의 평균 비율은 77%였지만 저소득층 어린이의 경우 36.7%가 가족 나들이를 못 가고 있었다.

영화나 연극, 전시회 등을 한 달에 1번 이상 체험하는 어린이도 전체 평균은 84.1%였지만 저소득층 어린이는 32.1%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각은 10시 이후가 92%, 11시 이후가 57%였다. 대다수의 어린이가 공부 탓에 늦게 잠을 잔다는 것을 의미한다.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일은 학원 다니기(52.1%)였다. 학업성적(48.4%), 따돌림 (19.8%), 외모(15.8%)가 뒤를 이었다.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으로는 예상외로 사회(44.2%)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수학(39.9%), 영어(34.6%), 과학(31.7%), 음악(20.4%), 미술(17.4%), 국어(12.8%), 체육(10.5%) 순이었다. 어린이10명중 7명은 영어 사교육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또 초등생 10명중 2명은 지난 1년 동안 학교에서 체벌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10.5%의 어린이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심각한 따돌림을 당하지 않더라도 욕을 자주 주고받거나, 지나친 장난을 주고받고 있다는 응답도 각각 20.1%, 24.5%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학교편의시설 부분에서는 여름에 교실 안이 덥다고 대답한 어린이가 52.7%, 겨울에 교실 안이 춥다고 답한 어린이는 38.8%로 나타났다.

이는 교육용 전기 사용료에 대한 부담으로 냉난방기가 적절하게 사용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부모님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말에는 '공부해라', '숙제했니' , '책 읽어라', '핸드폰 그만 해라', '그만 먹어. 살빼라' 등 각종 잔소리가 꼽혔다.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듣고 있는 말에는 '의자에 앉아', '왜 그러냐고', '지각하지 않기', '눈감아', '뒤로 나가', '조용히 해' ' 열심히 해', '다리 떨지마' 등 다소 명령적인 표현들이 제시됐다.

어린이들은 주위 사람들의 관심과 격려에 목말라했고 공부 부담에서 벗어나기를 원했다.

부모님께 가장 많이 듣고 싶은 말로는 '사랑해', '학원 다니지 마라', '잘했어', '놀아라', '뭐 사줄까'를 선택했다.

선생님께 가장 많이 듣고 싶은 말에는 '왜 이렇게 숙제를 잘해올까', '열심히 하네', '잘했어, 넌 최고야', '고마워', '자유 시간', '예쁘다', '놀다 오세요', '숙제 안해도 된다' 등이었다.

전교조 관계자는 "발달 단계상 어린이들은 놀기, 타인과의 관계 맺기, 균형 잡힌 학습, 가정 돌봄이 가장 절실할 때"라며 "그러나 현실은 많은 어린이들이 학원에 떠밀려 친구와 놀 시간도, 잠자는 시간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교육을 근절하고 균형 잡힌 학습을 위해서는 입시제도의 근본적 개혁과 교육과정 개편이 필요하다"며 "개별화 교육이 가능하도록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하고, 1인당 교육비를 선진국 수준에 맞춰 종합적인 교육복지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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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 '놀이·운동' 좋아하지만…"학원에서 가장 많은 시간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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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어린이 10명 중 4명은 방과후 가장 많은 시간을 학원에서 보내며 어린이의 절반은 가족과의 하루 대화시간이 30분 이하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어린이 날을 맞아 설문조사를 통해 작성한 '어린이들의 문화 및 생활실태' 보고서를 4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방과 후 무엇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냐는 질문에 응답자 어린이 중 가장 많은 42.8%가 '학원'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공부하기(29.1%), 스마트폰(27.1%), TV시청(24.2%) 순으로 많았다.

어린이들의 방과후 생활은 경제 수준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경제 수준이 '매우 여유 있는 편'이라고 답한 어린이 중 학원을 다니지 않는 어린이는 15.7%인 반면, '어려운 편'인 어린이는 41.1%를 차지했다.

가족과의 대화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린이 10명 중 5명은 가족과의 하루 대화시간이 30분 이하 또는 아예 없다고 답한 가운데, 대화를 아예 안한다고 답변한 비율이 '매우 여유 있는 어린이'와 '여유 있는 어린이'는 각각 6.6%와 6.1%인 반면, '어려운 편인 어린이'는 15.6%로 3배에 달하는 차이를 보였다.

또한 경제력이 높은 가정의 어린이가 스마트폰 사용시간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여유 있는 편'이라고 답한 어린이 중 15.1%만이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응답한 반면, '어려운 편'이라고 답한 어린이 중에서는 31.2%가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답했다.

경제 수준이 어려운 가정의 어린이들은 부모가 경제활동을 하느라 방과 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가족과 대화가 부족하고 스마트폰 사용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분석됐다.

어린이들은 학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방과후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은 '놀이나 운동'이었다. 전체 어린이의 42.8%가 '친구와 놀거나 운동 할 때 가장 즐겁다'고 답했다. 반면 방과 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원이 즐겁다고 답한 어린이는 3.5%에 그쳤다.

어린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가장 큰 원인도 '학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의 52.1%는 스트레스 받는 일이 '학원 다니기'라고 답했으며 48.4%는 '학업성적', 19.8%는 '따돌림', 15.8%는 '외모'라고 답했다. 공부하기 어려운 과목은 사회(44.2%), 수학(39.9%), 영어(34.6%), 과학(31.7%), 음악(20.4%), 미술(17.4%), 국어(12.8%) 체육(10.5%) 순이었다.

어린이들이 부모님으로부터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들은 '사랑해', '학원 다니지 마라', '잘했어', '놀아라', '뭐 사줄까?'였고, 선생님으로부터는 '왜 이렇게 숙제를 잘해올까?', '열심히 하네', '잘했어, 넌 최고야', '고마워', '예쁘다', '놀다 오세요', '착하다', '사랑한다', '공부 잘하는구나'의 말을 듣고 싶어했다.

그러나 정작 아이들이 부모님과 선생님으로부터 듣는 이야기는 '공부해라', '숙제했니?', '책 일어라', '그만 먹어. 살빼라', '왜 그러냐고', '조용히 해', '빨리하세요', '필요없는 말은 하지마라' 등이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발달 단계상 어린이들은 잘 놀기, 타인과의 관계 맺기, 균형 잡힌 학습, 가정 돌봄이 가장 절실하지만 현실은 학원에 떠밀려 친구와 놀 시간도, 잠자는 시간도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학업, 따돌림 문화로 스트레스는 크지만 정서적 불안정을 해소할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부모님과의 대화시간도 부족하고 학원과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3월 13일부터 28일까지 전국의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 1955명이 참여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설문은 질문지를 이용한 자기기입방식으로 이루어졌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2%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