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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독서·봉사는 기본 비교과활동이 핵심

독서·봉사는 기본 비교과활동이 핵심


 

(왼쪽부터)김지화·장혜진·윤은미씨.김지화씨는 "들고 있는 글귀는 아들 모세가 직접 쓴 격려 문구"라고 설명했다./ 임영근 기자

독서 즐기는 습관 덕에 대입 에세이 '거뜬'

취미 막지 않고 다양한 활동 하도록 도와

한국 기반 연구 대비… 국어 공부도 철저히

하버드에 자녀 보낸 엄마 3인의 비결


지난달 28일 미국 하버드대는 2014학년도 신입생을 확정, 발표했다. 맛있는공부는 합격생 못잖게 맘 졸이며 자녀를 뒷바라지한 ‘하버드맘’ 3인을 한데 모았다. 이들이 전한 합격 비결을 정리했다.

〈참가자 소개〉

김지화(48·서울 강동구)|김모세(대원외고 졸)씨 모

장혜진(46·경기 군포시)|윤소현(외대부고 졸)씨 모

윤은미(50·대전 유성구)|장규영(외대부고 졸)씨 모

비결1|한 우물 집요하게 파고드는 '독서'

김모세·장규영·윤소현씨는 고교 3년 내내 '글을 잘 쓴다'는 평을 들어왔다. 대입 에세이도 하루 이틀 만에 완성했을 정도다. 비결은 어릴 때부터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온 독서 습관에 있었다.

대학 합격 후 입학사정관으로부터 '에세이 내용이 좋았다'는 손 편지를 받은 윤소현씨. 그는 초등 6학년 때 영국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의 작품을 고어(古語) 원문 버전으로 독파한 독서광(狂)이다. 김모세씨 역시 관심 가는 분야가 생기면 '더 읽을 책이 없을 때까지' 파고들었다. 기네스북을 끼고 살 땐 각종 세계 최고 기록을, 타이태닉호 침몰 사건(1912)에 흥미가 생겼을 땐 관련 통계를 외고 다녔다. 장규영씨가 책을 좋아하게 된 데엔 어머니 윤은미씨의 영향이 컸다. 윤씨는 장씨를 유모차에 태우고 다닐 무렵부터 도서관에 매일 살다시피 했다. 아들이 초등생이 된 후엔 매주 두 번씩 도서관에 아이를 온 종일 풀어놔 자연스레 책을 접하게끔 했다.

비결2|진정성 있게 쌓인 '비교과' 활동

윤소현씨와 김모세씨는 '하버드 합격권에 든다'고 점칠 정도의 우등생이 아니었다. 윤소현씨는 SAT 점수(2340점)가 다소 낮았고 김모세씨는 AP 이수 과목 개수(8개)가 적었다. 이를 뒤집은 게 비교과 활동이다. 김모세씨는 지난 2010년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며 꾸준히 음악평론(영문)을 게재하고 있다. 그는 초등 3학년 때 '스텝매니아'란 리듬 게임을 접한 후 음악에 빠져들었다. 학교 밴드 드러머로 활동하며 음악 활동을 이어온 지금까지도 스텝매니아 유저로 활동 중이다. 김지화씨는 "어른에게 '쓸데없어 보이는' 취미(게임)를 말리지 않은 덕에 아이가 장기(평론)를 살릴 수 있었다"고 했다.

윤소현씨는 중 2때부터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에서 인권 활동가로 분했다. 장혜진씨는 딸의 앰네스티 활동에 대해 "월급 받고 일하는 직장인처럼 열심히 했다"고 표현했다. "소현이는 시험 전날에도 앰네스티 총회에 참가했어요. 대신 내신이나 SAT 공부는 하한선을 지키는 정도로 적당히 했고요. 처음부터 하버드대 합격이 목표였다면 (인권 활동을) 말렸을 거예요.(웃음)"

비결3|인성 함양·한국어 공부는 기본

하버드대는 리더 양성을 목표로 하는 학교다. 김지화씨는 "하버드대 지원자에겐 인성이 경쟁력"이라고 역설했다. 그의 아들은 고 3 내내 학교 봉사부장을 맡아 동기와 교사들의 신망을 얻었다. 그 덕에 교장이 쓴 특별 추천서도 받을 수 있었다. "대원외고는 매년 교장 추천서를 받을 학생 한 명을 가리기 위해 학생·교사 투표를 진행해요. 모세는 여기서 가장 많은 표를 얻었어요."

유학을 준비하더라도 모국어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윤소현·장규영·김모세씨는 SAT 공부에 딱히 필요없는 국어 공부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윤소현씨는 한국어 토론대회에 출전해 각종 상을 탔다. 김모세씨는 귀국 직후인 고 1때 한국어 수업을 따라잡다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다. "아이들은 하버드대에 가더라도 한국 기반 연구를 수행하게 될 거예요. 국적이 한국 학생의 학문적 정체성을 결정짓는 거죠. 대학 입학 이후를 생각한다면 국어 공부도 소홀히 하지 마세요."(윤은미)

비결4|지원자 잘 아는 선생님이 쓴 '추천서'

하버드대 지원자는 서류 전형에서 추천서 3부를 제출한다. 윤은미씨는 "지원자의 장점을 가장 잘 아는 교사가 추천서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아들 장규영씨는 학내 컴퓨터 교사 A씨가 쓴 추천서로 미국 하버드·프린스턴·스탠퍼드대, 영국 케임브리지대에 합격했다. A교사는 장씨의 특기인 프로그래밍을 가르친 장본인이다. 3년 내내 장씨와 교류해 온 만큼 추천서에 쓸 글감도 많았다. 하지만 그는 단 한 번도 영문 추천서를 써본 적이 없었다. 이 때문에 카운셀러 교사는 A교사에게 추천서를 맡긴 장씨의 결정에 반대하기도 했다.

"추천서는 지원자가 볼 수 없도록 밀봉돼 지원 학교로 바로 보내져요. 이 때문에 작성 교사의 경험치에 기대는 측면이 강해요. 대부분 지원자는 추천서 작성자로 영어 실력이 뛰어나거나 글 잘 쓰기로 소문난 교사를 찾아요. 때론 지원자에 대해 잘 모르는 교사가 추천서를 쓰기도 하죠. 규영이가 이 같은 경우를 피한 게 합격에 주효했어요."(윤은미)



[최민지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