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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중학생을 위한

서울시 자사고, 성적 제한 풀고 면접으로 선발

서울시 자사고, 성적 제한 풀고 면접으로 선발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31일 서울시교육청이 내놓은 2015 자사고 입시전형 방안.
ⓒ 윤근혁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입학전형에서 '성적 제한'을 풀고, 자사고에 학생 선발권까지 주기로 했다. 부잣집 자녀에게 '성적 걸림돌' 없이 자사고에 지원할 수 있도록 빗장을 열어준 데다, 해당 자사고는 일반고와 달리 우수학생을 골라 뽑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어서 귀족학교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교육청 "1.5배 추첨 뒤 면접으로 최종 선발"

31일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지역 24개 자사고(하나고 제외)가 추첨으로 뽑힌 정원의 1.5배수를 면접을 통해 최종 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2015년 자사고 입학전형을 내놨다. 내신 50% 이내의 성적을 가진 학생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성적 규제도 풀어 '일반고 대비 3배 이상의 수업료를 부담할 수 있는 가정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자사고는 올해까지 상위 50% 이상의 성적을 가진 학생들을 지원하게 한 뒤, 추첨으로 선발한 바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추첨 선정 뒤에 '면접'이라는 최종 선발방식을 새롭게 집어넣은 것이다.

현재 전국에는 49개의 자사고가 있으며, 이 가운데 25개가 서울에 몰려 있다. 서울지역 자사고의 경우 2014년 입시 경쟁률은 1.35대 1이었으며 8개교가 미달이었다. 일반고 대비 3배가량의 수업료를 받아 귀족학교란 지적을 받는 자사고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부터 문을 열기 시작했다.

자사고 입시 전형안에 대해 김학한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이 일반고 황폐화의 주범으로 지목된 자사고에 오히려 선발권까지 선물로 주기로 한 것은 귀족학교인 자사고 강화책"이라면서 "게다가 돈 있는 집 학생이라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성적 빗장까지 푼 것은 미달 자사고에 대해 커다란 혜택을 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도 "자사고는 면접 선발권을 활용해 오히려 성적 우수학생을 뽑으려고 할 것으로 보여, 사교육 유발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교육단체 "자사고 혜택 방안", 시교육청 "성적 우수학생만 뽑지 않을 것"

반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올해까지 추첨으로 선발한 방식도 학교의 선발권이라면 선발권"이라면서 "이번에 면접을 새로 넣은 것은 성적제한을 풀었기 때문에 학생이 학교의 건학이념을 추구하는 지 여부를 자사고가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자사고가 입학전형위를 통해 자기주도 학습전형에 따른 면접을 해야 하기 때문에 성적 우수학생을 골라 뽑을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지난 30일 성명을 내어 "문용린 서울시교육감이 자사고에 대한 평가를 하기도 전에 '자사고 폐지 없다'고 말한 것은 독단적이며 초법적인 발상"이라면서 "교육감 사견에 따라 자사고 평가가 왜곡되면 행정 소송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25일 문 교육감은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벌이는 자사고에 대한 법정 평가와 관련 "자사고가 평가 기준에 못 미치더라도 마냥 없애기보다는 학교 구성원들의 의사를 존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