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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2015학년도 의대·치대·한의대 입시 변수는…

2015학년도 의대·치대·한의대 입시 변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지난해 11월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입 입시설명회에서 배치표 등 입시 관련 자료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k.co.kr

정원 40%증가… 지역인재전형 첫 시행

'학부 모집' 신설한 대학 많아 입학정원 1000명 이상 늘어

의대·치대 입학선은 내려가고 경쟁률은 오히려 높아질 듯

현재 고교 2학년이 치르는 2015학년도 대입부터 의대ㆍ치대ㆍ한의대의 입학 문이 넓어진다. 기존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의대로 전환하고, 치대ㆍ한의대는 학부 모집을 신설해 전체 입학 정원이 1,000명 이상 늘었다. 수도권 이외 지역의 의대 신입생 중 일정 비율을 해당 지역에서 선발하는 지역인재전형이 2015학년도부터 시행될 예정이어서 정원이 늘어난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입시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입학정원 40% 이상 증가

13일 입시전문업체 이투스청솔과 타임교육에 따르면 2015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은 전 학년도보다 745명(48%) 증가한 2,288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치대와 한의대도 각각 222명(79%), 25명(3.6%) 늘었다. 2015학년도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전체 입학 정원은 전년도와 비교해 992명(39%) 확대됐다.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은 고려대ㆍ단국대ㆍ연세대 의대와 연세대 치대 입학정원까지 포함하면 증가폭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의대ㆍ치대ㆍ한의대의 입학 정원이 늘어난 이유는 각 대학에서 새롭게 학부 모집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의대는 가천대ㆍ가톨릭대ㆍ경북대ㆍ경상대ㆍ경희대ㆍ부산대ㆍ이화여대ㆍ인하대ㆍ전북대ㆍ조선대ㆍ차의과대ㆍ충남대 등 12개교가 학부생 모집을 신설했다. 치대는 경북대ㆍ경희대ㆍ부산대ㆍ전북대ㆍ조선대 등 5개교, 한의대는 부산대 한 곳이다.

2015학년도 의대 입학선 내려갈 듯


의대ㆍ치대ㆍ한의대 모두 수시 모집보다는 정시 모집 규모가 큰 편이다. 하지만 정시 모집 인원이 수시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의대와 달리 치대ㆍ한의대는 각각 전체 모집 정원의 60.3%, 65.7%를 정시로 선발한다.

수시, 정시 모두에서 수학능력시험 성적은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신경을 쓰는 게 좋다. 특히 수시의 경우 수능 최저학력기준으로 '최소 2개 영역 1등급 이내'를 요구하고 있어 수능 성적이 합격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시에서는 학생부, 논술, 특기자 중심 등 다양한 전형 방법이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으로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입학정원이 크게 확대된 의대ㆍ치대의 입학선은 지금보다 내려갈 전망이다. 국어ㆍ수학ㆍ영어ㆍ탐구 2과목에서 주요 의대 합격선(530점대 후반 이상)을 만족하는 학생은 최상위권에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입학정원이 대폭 확대되면서 지방 의대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최성수 타임교육 대입연구소장은 "원광대, 계명대 등 지방 의대의 합격선이 서울대 공대보다 높았던 이유는 수요에 비해 의대 입학 정원이 적었기 때문"이라며 "의대 입학 정원이 늘면서 지방 국립대와 한림대, 순천향대, 인제대 등 서울에 병원을 둔 대학을 제외한 지방 의대의 합격선은 지금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과생 가운데 성적 우수학생이 의대 입시에 뛰어들면서 경쟁률은 오히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2014학년도 의대 입시 평균 경쟁률은 수시가 32.4대 1, 정시가 5.87대 1을 기록했다.

지역인재전형도 변수

입시전문업체 사이에서는 "수도권의 성적 우수생이 지방 의대 등에 진학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지역인재전형이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입시의 또 다른 변수가 될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2015학년도부터는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대학에서 의대ㆍ치대ㆍ한의대 등 인기 학과 신입생 모집 시 해당 지역 고교생을 일정 비율 선발해야 한다. 앞서 지난해 말 국회는 본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지방대육성법)을 통과시켰다. 지역인재의 이탈 현상을 막고, 수도권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지역 우수 인재의 의대ㆍ치대ㆍ한의대 진학 기회도 넓어질 전망이다. 입학 정원이 커졌다고는 하나 상대적으로 수도권 학생의 진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교육부는 지역인재전형 시행을 위한 구체적인 선발 비율 등 세부사항을 담은 시행령을 조만간 제정할 계획이다. 충남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선발인원이 많은 수시모집의 학생부 전형으로 지역 인재를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국 의대 가운데 지역할당제를 실시할 수 있는 지방대학은 23개 학교다. 한의대는 가천대와 경희대를 제외한 9개교, 치대는 6개교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