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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신나는 공부/스펙 완전정복]<4>이공계열-울산과학기술대 학교장추천전형 합격한 박경용 군

[신나는 공부/스펙 완전정복]<4>이공계열-울산과학기술대 학교장추천전형 합격한 박경용 군

내신관리는 ‘똑’ 소리나게… 교내 탐구반 활동에도 ‘앞장’

 
《입학사정관전형인 학교장추천전형으로 울산과학기술대(UNIST)에 합격한 서울 마포고 3학년 박경용 군(18)의 내신 성적은 평균 1.6등급이다. 박 군은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면서도 여러 비교과 활동을 병행해 높은 평가를 받고 최종 합격했다.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박 군의 비결은 무엇일까.》

○ 무작정 비교과활동보다는 뚜렷한 꿈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경찰관을 꿈꾸던 박 군에게 고등학교 1학년 때 또 다른 꿈이 찾아왔다. 고등학교 생물수업시간에 인체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흥미를 느끼며 과학 분야의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 두 개의 꿈을 모두 포기할 수 없었던 박 군은 두 가지를 융합한 새로운 꿈을 꾸게 됐다.

인터넷 검색으로 직업을 찾아보던 박 군에게 한 줄이 빛이 비췄다. 국내 정보통신·전기전자·생명공학·자동차 같은 분야의 첨단기술이 해외에 유출되지 않도록 막는 일을 하는 ‘산업보안관’이란 직업을 알게 된 것이다. 생명과학(BT) 산업을 지키는 산업보안관이 되겠다는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박 군은 “고교진학 전까지 딱히 자랑할 만한 비교과활동 경험이나 수상 경력은 없었지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방향을 먼저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와 관련된 활동을 준비하려 했다”고 말했다.

○ 선택과 집중으로 내신 성적·비교과활동 한 번에

입학사정관전형에 합격한 학생은 비교과활동이 아주 뛰어났기 때문이라고 단정하는 고교생이 많다. 하지만 일부 전형을 제외하고 입학사정관전형은 내신 성적이 합격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박 군이 지원한 UNIST 학교장추천 전형의 경우 1단계 서류평가 합격자의 평균 내신 성적은 1.4등급이었다.
최상위권 내신 성적을 유지하며 비교과활동까지 해낸 박 군의 비결은 ‘선택과 집중’이었다. 박 군은 불필요한 비교과활동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다. 교내 동아리활동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학교 공부에 집중했다. 고3 1학기 땐 교내 자율학습실에서 100시간 이상 야간자율학습을 한 그는 교내 자기주도학습참여대회에서 동상을 받기도 했다. 일주일에 4, 5일을 오후 6∼10시까지 꾸준히 공부한 결과였다.

○ 나만의 차별화된 비교과활동 찾기

박 군의 UNIST 환산 내신등급은 1.6등급. 1단계 서류평가 합격자 평균에 조금 못 미쳤던 박 군이 최종 합격한 비결은 차별화된 비교과활동이었다. 내신 성적이 중요하니 비교과활동은 접어 놓고 공부에만 전념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임이 박 군의 경우를 통해 증명된 셈이다.

박 군은 고2 때부터 본격적인 비교과활동을 시작했다. 계발활동(CA) 시간에 ‘생명현상탐구반’ 활동을 했다. 그는 탐구반 학생 2명과 함께 ‘말하기 불안에 따른 심박수의 변화’를 주제로 1년 단위 실험을 주도적으로 진행했다. 1차는 아나운서 지망생 10명을 대상으로, 2차는 교내 1, 2학년 50명을 대상으로 심전도검사를 한 뒤 심박수 변화자료를 모아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

활동 결과는 교내 탐구발표대회에서 금상으로 이어졌다. 그 후 박 군은 생명현상탐구반을 교내 정식 동아리로 승격시키기 위해 동아리 담당선생님에게 직접 건의했다. 동아리로 승격된 뒤 다음 해 2월 신입생 대상 ‘동아리 오리엔테이션’에 동아리 대표로 참가해 동아리 소개도 진행했다.

박 군은 “실험활동과 연구보고서 작성활동은 훗날 생명과학과 관련된 진로 선택을 위해 실력을 쌓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자기소개서와 면접에서도 이 활동을 통해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어필했다”고 말했다.

○ 인문계열 비교과활동이 차별화 포인트

박군은 자연계열 학생임에도 인문계열 관련 비교과활동을 병행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2010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때 영어통역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신기자의 관광을 보조하는 역할이었다. G20 정상회의 자원봉사 후 체험수기 공모전에도 참여해 장려상을 수상했다.

박 군은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인 ‘우수성 입증자료’에 생물 및 생명과학 관련 활동과 인문계열 활동을 균형 있게 담았다. 자연계열과 인문계열을 아우르는 비교과활동은 UNIST가 원하는 융합형 인재상과 맞아떨어지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면접은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과 다면면접으로 진행됐다. 기초수학능력 구술면접 때 ‘염색체 비분리 현상에 대해 설명해보세요’ ‘인슐린은 어느 세포 소기관에서 분비되나요?’ 같은 생물과목 관련 질문을 받았다. 다면면접에선 지원동기와 입학 후의 학업계획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박 군은 진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겪었던 생생한 고민을 바탕으로 질문에 진솔하게 답할 수 있었다.

오승주 기자 cantare@donga.com  

 



 “원하는 동아리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보세요!” ▼
[입학사정관이 떳다]주재술 울산과학기술대 전임 입학사정관


《2009년 3월 개교한 울산과학기술대(UNIST)는 이공계 특성화대학이다. 올해 이 대학 수시 1차 입학사정관전형 중 학교장 추천 전형을 통해 이공계열에 합격한 서울 마포고 3학년 박경용 군. 이 전형은 고교별로 3명씩 학교장 추천을 받은 학생만 지원할 수 있었다. 박 군의 합격 비결은 과연 뭘까. 주재술 UNIST 전임 입학사정관의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Q. 박경용 군이 합격한 이유는?

A. 우수한 내신 성적을 유지하는 동시에 양질의 비교과활동을 지속적으로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박 군의 내신 성적은 1.6등급으로 높은 편이다. 또 내신에만 매달리지 않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여러 교내외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교내 동아리 ‘생명현상탐구반’ 활동, 각종 교내외 과학탐구대회 출전 및 수상, 2010 G20 서울 정상회의 영어통역 자원봉사 등이 대표적이다.

Q. 박 군의 비교과활동은 어떤 평가를 받았나?

A. UNIST는 특히 지원자의 교내 활동에 주목한다. 박 군의 경우 교내 ‘생명현상탐구반’에서 부원들과 같이 ‘심박수에 대한 연구’를 잘 진행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실험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어 교내 탐구발표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 이를 계기로 박 군이 직접 건의해 계발활동(CA) 부서였던 생명현상탐구반을 교내 정식 동아리로 승격시킨 사실에 주목했다.

Q. UNIST가 추구하는 ‘창의적 과학기술 리더’란 무엇인가?

A. UNIST는 이공계열 전공에 인문학적 성향을 접목시켜 융합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창의적 과학기술 리더를 선호한다. 이런 이유로 UNIST 학생들은 두 개의 학부를 동시에 이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소속 학생이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면 디자인 및 인간공학부에 소속돼 공부할 수 있다. 타 대학의 복수전공 혹은 부전공과는 달리 학부 때부터 소속 자체가 두 개가 되는 것이다. 인문계열 학과와 자연계열 학과를 동시에 공부할 수도 있다. 학문 간 융합을 효과적이고 자유롭게 꾀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하다.

Q. 비교과활동 준비노하우는?

A. 적극적인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 주도적으로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찾아 실행하는 자세를 보여준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만약 학교에 자신이 원하는 동아리가 없다 해도 ‘동아리가 없어 진로와 연관된 활동을 할 기회가 없다’고 포기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동아리를 만들면 되지’란 생각으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이 앞장서 모임을 만들고 결과물을 학교에 제출해 정식 동아리로 승인을 받았다면 이는 기존 동아리에서 활동한 학생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오승주 기자 canta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