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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정시 인문계 상위권 당락에 '사탐' 변수 부상

정시 인문계 상위권 당락에 '사탐' 변수 부상

 
탐구 선택과목별 백분위 성적 영향력↑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올해 '쉬운 수능'으로 인문계열 상위권의 변별력이 약해지자 사회탐구 영역이 대학 합격의 당락을 가를 '복병'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회탐구영역의 선택 과목별 난이도가 들쭉날쭉해서 어떤 과목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표준점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4일 입시학원가에 따르면 수능 채점결과를 토대로 서울 주요대학ㆍ학과에 지원 가능한 성적(누적 백분위)을 산출한 결과 특히 인문계열의 중상위권, 최상위권에서 언어ㆍ수리ㆍ외국어 영역의 변별력이 없어 '사회탐구' 변수가 확대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사회탐구 영역 11개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6점, 과학탐구 영역(8개 과목)의 최고점 격차는 8점가량으로 예년보다 다소 개선됐지만 과목 선택이 유불리를 가르는 상황이 이어졌다.

특히 상위권 대학의 경우 탐구영역은 수험생이 받은 성적표에 통지된 표준점수를 반영하지 않고 백분위를 활용한 자체 변환 표준점수로 환산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건국대, 동국대, 세종대 등이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함께 반영한다.

이 때문에 탐구영역 점수를 등급이 아닌 백분위로 반영하는 대학에 수험생이 지원할 경우 사회탐구영역 점수가 당락을 좌우할 여지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투스청솔학원은 "특히 인문계열의 경우 사탐 한국지리에서 만점을 받았더라도 2등급의 백분위 성적이 87이고, 세계사 과목에서 만점을 받아도 백분위 성적은 98로 나타난다"며 "수험생이 사탐에서 한국지리와 세계사를 동시에 골랐다면 언수외에서 2문제만 틀려도 연ㆍ고대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학원은 "과목별 난이도 편차 때문에 표준점수를 보정해 환산점수를 쓰지만 학생들은 여전히 환산점수로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라며 "올해는 그동안 간과하고 있던 동점자 처리기준 등 작은 변수가 합격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탐이 당락을 좌우할 만큼 '최대 변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인문계 상위권은 언어영역 때문에 어느 정도 변별력이 있을 것"이라며 "대개 언수외 반영 비율이 사탐보다 훨씬 높고 올해 언어가 어려웠기 때문에 언어영역이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종로학원 김명찬 소장은 "올해부터 사탐에 반영하는 과목수가 줄면서 사탐 비중을 인문계는 많이 줄인 편이고 사탐을 10% 만 반영하는 곳도 많아 결정적인 역할까지 하지는 않겠지만, 인문계 상위권이 많이 밀집돼 있어 합격선에 별 차이가 안 나고 동점자가 많아 사탐이 그 레벨에서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학원가는 올해 `쉬운 수능'과 '영역ㆍ과목별 난이도 실패'가 합해지면서 중상위권ㆍ상위권 학과의 점수역전 현상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상위권 학생들이 '안전지원'을 하는 추세가 강화된다면 중상위권 학과, 상위권 학과의 점수가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투스청솔은 "올해는 정시지원 전략을 세울 때 실시간 경쟁률 변화까지 고려하는 등 다양한 변수를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