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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교사 대부분 美 명문대 출신모든 수업 영어로 진행…

교사 대부분 美 명문대 출신모든 수업 영어로 진행…
[조선일보] 2010년 05월 17일(월) 오전 03:12   가| 이메일| 프린트
지난 5월 11일 오후 2시 천안 북일고 서미트홀 내의 세미나실. 국제과 학생 17명이 참석한 가운데 AP세계사 수업이 한창이었다. 캔자스 주립대 출신의 비교연구학 박사 레베카 쿤(31) 교사가 학생들에게 러시아 동방정교회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곧이어 '국민통합을 위해 지도자가 종교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교실 곳곳에서 학생들이 손을 들어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Political leaders should adopt a religious belief since it serves to unify people.(국민 통합에 효과적이므로 종교를 받아들여야 해요)"

"I disagree. New beliefs can cause confusion. Also, people have a right to their own religion.(전 반대입니다. 새로운 종교가 혼란을 일으킬 수도 있고, 종교에 대한 개인의 자유도 존중되어야 해요)"


수업내내 학생들의 발표는 끊이지 않았다. 물론 모든 발표는 영어로 진행됐다.




◆아이비리그 진학에 특화된 커리큘럼

자율형사립고인 북일고는 올해 국제과를 개설하고 전국에서 신입생 30명을 선발했다. 신현주(57) 교장은 “국제과는 해외명문대 진학을 목적으로 특화된 커리큘럼으로 운영된다”고 말했다.

북일고 국제과는 국어·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업과 생활이 영어로 진행된다. 교사진은 프린스턴대, 펜실베이니아대, 콜럼비아대 등 아이비리그 수준의 최고 명문대 출신의 외국인 교사들로 구성돼 있다. 전체 교사 17명 가운데 외국인 교사만 10명에 이른다. 북일고는 내년까지 외국인 교사수를 16명으로 더 늘릴 계획이다.

최진찬(47) 국제교육부장은 “외국인교사대 학생 비율만 1대3일 정도다. 재단을 운영하는 한화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기 때문에 이같은 파격적인 교과운영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어와 국사를 제외한 모든 수업의 교과서는 모두 미국 고교생들이 공부하는 교과서를 이용한다. 무엇보다 수업시간표를 학생 스스로 짜는 것이 특징이다. 다양한 수업을 개설한 뒤, 단 4명의 학생만 선택해도 수업이 진행된다. 실제 국제과의 대부분의 수업은 학생수가 10명 내외에 불과하다.

1학년 정예승양은 “학생마다 수업시간표가 다르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과제연구를 하거나 악기연주, 운동 등 자기계발을 위해 투자한다”고 말했다.

스탠퍼드대 진학이 목표라는 오혜주양은 “모든 수업과 생활이 영어여서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이제는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멘토링 제도도 빼놓을 수 없다. 외국인 교사 1명당 3~4명의 학생이 멘티가 돼 수시로 멘토링이 이뤄진다. 1학년 이병훈군은 “그동안 시간계획표를 짜는 것이 힘들었는데 프린스턴대를 졸업한 스테파니 선생님이 효과적으로 짤 수 있는 방법을 멘토링해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AP 미국사 수업을 담당하고 있는 스티브 애머럴(40) 교사는 “쉬는 시간이나 수업이 없는 시간 등을 이용해 학생들과 수시로 이야기를 나눈다.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최대한 도와주기 위해 모든 교사들이 노력한다”고 말했다.

국제과는 북일고 교정 내의 서미트홀이라는 2층 건물에서 모든 수업과 생활이 이뤄진다. 서미트홀 내에 교실, 특별활동실, 도서관, 기숙사 등이 모두 배치돼 있다. 학생들은 저마다 평균 7개의 동아리에 가입해 다양한 특별활동을 한다. 모든 동아리 활동을 외국인교사가 지도교사로 도움을 준다.

아카펠라, 피지매니악, 드라마 클럽 등 9개의 동아리에서 활동 중이라는 1학년 방은서양은 “물리동아리인 피지매니악의 경우 러시아 출신의 선생님으로부터 조언을 듣는 등 실제 동아리 활동이 학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현주 교장은 “앞으로 북일고 국제과는 세계적인 글로벌리더를 길러낼 국내 최고의 요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1학년도 입시

북일고 국제과는 2011학년도 입시에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남·여 구분없이 전국에서 30명을 모집한다. 지원자격은 현재 중3 또는 중학교 졸업자로, 영어수업을 들을 수 있는 영어실력을 갖추면 된다. 원서접수는 10월 4일부터 9일까지 실시된다.

입학사정관제로 진행되는 입시전형은 2단계로 이뤄진다. 1단계는 서류평가다. 내신성적,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추천서, 학부모 의견서 등 서류평가로 모집인원의 2.5배를 선정한다.

2단계는 면접전형으로 진행된다. 인터뷰 및 리더십·협동심·창의적 사고력·문제해결력 등 학생의 다양한 역량 및 잠재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종 합격생을 뽑는다. 면접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며, 한국어를 쓰면 감점이 된다.

최진찬 국제교육부장은 “자기소개서와 학업계획서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실현가능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써야한다. 2단계 면접전형에서는 모든 과정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