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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2010학년도 지역별 수능성적서 나타난 7가지 특징

2010학년도 지역별 수능성적서 나타난 7가지 특징

제주·광주, 언어·수리 평균점수 1·2위
"학교선택권제 활성화가 학교 간 성적 경쟁 불러"
서울 강남·대구 수성 등 높은 학력 수준 '입증'
사립이 공립보다 우수, 남녀공학은 점수 낮아

지난해 치러진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높은 시·도는 광주광역시와 제주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30여개 시·군·구 중에서는 특목고와 자립형사립고가 소재한 지역의 수능 성적이 좋았으며, 경남 거창·전남 장성 등에서는 일반계 고교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정평가원이 14일 발표한 '2010학년도 지역별 수능 성적 분석'의 특징은 다음의 7가지로 요약된다.

①거창·장성·공주지역 선전

작년에 이어 시골 우수 학교들의 선전이 눈에 띄었다. 경남 거창은 1등급(전체 학생 중 상위 4%) 비율이 높은 순으로 분석할 때 전국 230개 시·군·구 중 언어 7위, 수리 나 9위, 외국어 13위를 차지했다. 교과부 이대영 홍보담당관은 "거창지역은 거창고·거창대성고 등 일반계 고교들이 서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지역의 성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전남 장성의 경우 언어 4위, 수리 나 9위, 외국어 15위로 역시 전국 최상위 학력 수준을 보였다. 이 지역 장성고는 수준별 수업 등을 통한 '맞춤형 교육'으로 유명하다. 김성열 교육과정평가원장은 "거창과 장성지역은 사교육 영향 없이 학교가 학생들을 책임지고 가르쳐 학력을 끌어올린 대표적인 공교육 성공 케이스"라고 설명했다.

한일고·공주사대부고 등 전국 단위로 학생을 모집하는 고교가 있는 충남 공주는 언어·수리·외국어 모든 영역에서 1등급 비율이 전국 10위권 안에 들었다.

②서울과 지방 '8학군'의 저력


서울 강남과 서초지역 고교의 학력은 역시 높은 것이 증명됐다. 언어 1등급 비율은 서울 강남이 전국 시·군·구 중 8위, 서울 서초가 14위를 기록했으며 수리 가는 강남 3위 서초 6위, 수리 나 강남 6위 서초 8위, 외국어 강남 6위 서초 8위를 기록했다. 서울 강남·서초구는 전국에서 사교육 영향력이 가장 큰 지역 중 한 곳이다.


'지방의 8학군'으로 통하는 대구 수성구와 부산 해운대구의 성적도 좋았다. 대구 수성구 학교 성적은 전국 시·군·구 중 영역별로 9~12위를 차지했으며, 부산 해운대구 학생들은 1등급 비율이 영역별로 전국 16~30위를 차지했다. 수성구와 해운대구는 모두 대구와 부산에서 중산층이 밀집한 지역으로 사교육의 영향력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③광주와 제주 교육의 힘


16개 시·도별 분석에서는 광주와 제주 교육의 성과가 뛰어났다. 언어·수리·외국어영역별 평균 점수는 제주와 광주가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9학년도 수능에서도 광주·제주 학생들의 평균 성적이 전국 최상위권이었다.

광주지역에는 10여년 전 고교 선지원·후추첨제가 도입되면서 학교 간 학력 신장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는 "학생들의 학교선택권제도가 활성화되면서 광주지역에 성적 향상 경쟁이 불붙었다"며 "그 과정에서 교사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제주도의 경우 지역 내 학생들의 학력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고른 성적 분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열 평가원장은 "전국 시·도 중 학생들의 실력이 가장 균등화되어 있는 지역이 제주도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④언어보다는 외국어·수리 격차 커

16개 시·도의 수능 표준점수를 비교한 결과 언어보다는 외국어와 수리에서 지역 간 성적차가 크게 나타났다. 예컨대 언어영역 표준점수가 가장 높은 지역인 제주(104.7)와 가장 낮은 경남(99.2) 간에는 5.5점의 차이가 났지만, 수리 가의 경우 표준점수가 가장 높은 제주(105.6)와 전북(92.8) 간 12.8점이나 차이가 났다. 대도시에 비해 농·어촌지역이 많은 도의 외국어·수리 성적이 낮은 것도 특징이다.


이와 관련, 성균관대 양정호 교수는 "농·어촌지역 학생들의 수리와 외국어 성적이 언어 성적에 비해 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영어·수학 보충수업을 도입해 도시, 농·어촌 간 학력 격차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⑤사립고교 성적이 우수


사립학교의 수능 표준점수 평균이 모든 영역에서 국·공립고보다 높게 나타났다. 때문에 사립학교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언어 표준점수 평균은 사립이 102.0점, 국·공립이 99.7점으로 2.3점 차이가 났으며, 수리 가의 경우 사립 101.2점 국공립 99.4점으로 1.8점 차이를 보였다. 수리 나와 외국어도 사립과 국·공립 간 성적이 각각 3.6점과 3.4점 차이가 났다. 교육과정평가원이 지난해 발표한 2009학년도 수능 성적 분석에서도 사립학교의 성적이 국·공립에 비해 높은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⑥남녀공학의 굴욕


남고(男高)와 여고(女高), 남녀공학의 성적 분석에서는 언어와 외국어에서는 여고가, 수리 가와 수리 나에서는 남고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녀공학은 언어·수리·외국어 모든 영역에서 성적이 가장 낮았다.

예컨대 언어의 경우 남고 평균은 101.2, 여고 104.5, 남녀공학은 98.8점으로 남녀공학과 여고 간 5.7점 차이가 났고, 수리 나의 경우 남고 102.2, 여고 101.1, 남녀공학 98.0점으로 남고와 남녀공학 간 4.2점 차이가 났다.

이밖에 재수생과 재학생의 성적을 비교한 결과 재수생 성적이 재학생에 비해 언어·수리·외국어영역별로 8.2~10점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⑦특목고 효과


230개 시·군·구별 성적 분석결과 언어와 수리·외국어영역 1등급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기 의왕시였다. 이 지역에는 경기외고를 포함해 3개 고교 학생들이 수능을 치렀으며 상대적으로 특목고 학생비율이 높아 상위권인 1등급 비율이 높게 분포한 것으로 분석됐다. 1등급 비율이 높은 10위 지역에는 이외에도 경기 동두천시(동두천외고)와 부산 연제구(부산과학고·부산외고), 강원 횡성군(민사고), 경기 가평군(청심국제고), 서울 종로구(서울과학고·서울국제고·서울예술고) 등이 포함돼 특목고 학생들의 성적이 해당 지역의 성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