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학수학능력시험

평가원 “수능·모의평가 출제위원 같을수도”

평가원 “수능·모의평가 출제위원 같을수도”

기사입력 2008-10-19 22:17 기사원문보기
 
[한겨레] 기출문제와 EBS교재 문제는

반복되더라도 관대한 분위기


고3 수험생은 한햇동안 모두 여섯 번의 수능 모의고사를 치른다. 교육청이 주관하는 학력평가가 3월, 4월, 7월, 10월에, 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 모의평가가 6월과 9월에 있다. 이 가운데 수험생이 ‘바이블’로 받드는 시험은 6월과 9월에 치르는 평가원 주관 모의평가다. 왜 그럴까.

평가원은 수능 출제와 채점, 관리를 맡은 기관으로 모의평가 역시 11월 수능과 똑같은 형식으로 출제된다. 모의평가 출제도 출제위원이 ‘감금’된 상태에서 이뤄진다. 출제에 걸리는 시간도 보름 쯤으로 비슷하다.

뭣보다 수능의 출제위원 가운데 모의평가 출제위원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많은 입시기관이 모의평가 결과를 놓고 수능의 출제경향을 예측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는 평가원이 모의평가를 치르는 목적에도 맞는 일이다. 김정호 평가원 대수능연구관리처장은 “학생들은 모의평가를 통해 수능 시험 시행 과정과 출제 문항의 유형 및 경향 등을 익힐 수 있고 출제를 맡은 평가원은 그해 수험생의 특징이나 수준을 가늠해 수능의 난이도 조절의 기초 자료로 삼는다”고 말했다.

평가원의 출제인력 선정 과정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평가원은 출제인력 집단을 이미 구성해 놓은 상태에서 출제위원을 무작위로 뽑는다. 지난해 수능 출제위원이 올해 모의평가 출제위원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출제위원이 돌고 돌면서 결과적으로 평가원이 주관하는 수능과 모의평가의 출제경향과 난이도는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수험생들은 이 때문에 평가원 모의평가 기출문제와 더불어 수능 기출 문제까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수능 기출 문제를 살펴야 하는 이유는 평가원의 치밀한 검증과정을 피해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평가원은 수능 출제 과정에서 출제위원이 낸 문제를 검토위원들이 검증하는 단계에 가장 공을 많이 들인다. 최근 3년간 발간된 문제집과 참고서를 뒤져 출제된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찾아내는 작업이다. 유형이 비슷하거나 똑같은 개념을 묻는 문제가 발견되면 출제된 문제는 내려지고 수정ㆍ보완 또는 새로운 문제로 대체된다.

이 때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게 수능 기출 문제다. 김정호 처장은 “수능에 나온 적이 있는 문제라도 교육과정상 핵심적인 사실이나 개념 및 이론 등 어느 때나 학생들이 반드시 학습해야 할 중요한 내용은 소재와 유형을 바꿔 또 출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방송(EBS) 교재도 예외로 인정될 때가 있다. 수능 출제 과정에 참여한 적이 있는 ㄱ씨는 “교육방송 교재를 참고해서 문제를 출제하지는 않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기출된 문제인지를 따질 때 교육방송 교재에 나온 문제에 대해서는 융통성을 발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진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