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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수능 이어 내신 절대평가 논의에 "대학별고사 부활 우려"

수능 이어 내신 절대평가 논의에 "대학별고사 부활 우려"

시험공부를 하고 있는 고3 학생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대학별고사로 사교육부담 오히려 늘 것" 지적도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문재인 정부가 대선과정에서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고교 학점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교육정책의 변화가 예고된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수능에 이어 내신까지 절대평가 전환 가능성이 점쳐지자 '대학별고사' 부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학교교육 정상화를 목표로 대입제도 개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줄세우기식 경쟁을 탈피하고자 현재 중3학생들이 볼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하고, 학생들이 적성에 맞는 과목을 스스로 선택하는 '고교학점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고교생의 수업 선택권을 보장하는 고교 학점제는 내신 절대평가(성취평가제) 전환과 맞물려있다. 성취평가제는 석차나 등급을 매기는 대신 학생 개개인의 교과목별 성취수준을 5개(A~E) 등급으로 절대평가하는 방식을 말한다.

고교학점제를 실시하면 학생들이 듣고 싶은 과목을 선택해야 하는데, 입시를 위해 내신을 잘 받을 수 있는 과목에만 몰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해 평가의 부담을 덜어줘야 학생들이 내신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교육부는 오는 7월 수능 개편안 발표와 함께 현재 중3때부터 '9등급제' 상대평가인 고교 내신을 성취수준만 표기하는 '성취평가제'로 바꿀 것인지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시절 교원단체 등과의 답변서를 통해 현재 중3학생들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고교 내신 절대평가 전환은 공약집에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대선 과정에서 절대평가화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의 교육공약을 총괄한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도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성취평가제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기대보다 우려가 더 많다는 반응이다. 수능과 내신이 함께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변별력이 떨어져 대학이 심층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부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 강서구 한 사립고 교감은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덜고자 수능과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대학에서 절대평가화한 내신 점수를 그대로 인정해줄지 의문"이라며 "수능과 내신 둘 다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변별력이 떨어졌다며 대학 차원에서 심층면접 등 대학별고사를 실시할까봐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대학 입장에서도 수능과 내신이 모두 절대평가로 바뀌면 대학별 고사를 실시할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다.

조효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광운대 입학사정관실장)은 "수능이 절대평가로 전환될 경우 변별력이 떨어져 정시에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 심층면접 등 대학별고사가 추가될 수밖에 없다"며 "정시를 없애고 학생부교과나 학생부종합 등 수시전형으로 신입생 전원을 선발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능과 내신의 평가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게 사교육 경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혜남 서울 문일고 교사는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하면 학생들이 가장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사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상대평가보다 1등급 비율이 많아진다는 것뿐이지 달라질 것이 없다"고 밝혔다.

hjkim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