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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수학능력시험

수시 준비로 땀나는 지금이 ‘골든타임’

수시 준비로 땀나는 지금이 ‘골든타임’

[한겨레] 수시 원서 쓰며 수험생 마음 흔들흔들
수시 실패·최저기준 등 고려해
‘수능’ 끝까지 잡아야 하는 중요한 시기

나만의 효율적인 학습계획 세워놓고
모의고사 시간 안배 등 제대로 해보길
자소서·대학별고사 준비로 낭비 말아야


수능까지 두 달 남짓, 뭘 해야 하나

지난 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D-100일 전략을 소개하는 기사가 쏟아졌다. 다음달 1일에는 수능 전 마지막 점검 기회인 9월 모의평가가 기다리고 있다. 모든 수험생이 수능 마무리 공부에 전력을 다할 것 같지만 실제 수험생들 마음은 수시 원서접수로 싱숭생숭하다. 수시 지원대학과 지원전형에 대한 갈피를 잡고,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비롯한 서류와 논술, 적성고사 등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 특히 수시는 상향지원이 많기 때문에 원서를 쓰고 나면 마치 ‘그 학교에 이미 합격한 것 같은’ 들뜬 기분으로 정시 생각은 안 하게 된다고들 말한다. 게다가 내신이 모의고사 등급보다 낮은 학생이면 수시에 거는 기대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시기일수록 수능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인천 인명여고 진로진학상담부장 강인실 교사는 “수시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하 수능최저)이 높을수록 실질경쟁률이 떨어지고 합격가능성은 높아지기 때문에 수능도 전략이 된다. 또한 입시는 변수가 많기 때문에 수시에서 탈락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주중 국·영·수·탐 반복, 주말 모의고사

수시 원서 접수부터 수능까지는 두 달이 남는다. 이 기간은 대입에서 이른바 ‘골든타임’이라 불린다. 강 교사는 “작년 수능 원서 접수 인원이 63만명인데, 이 중 52만2천명이 수시를 썼다”며 “그만큼 대부분의 학생이 수시에 몰두한다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이 기간에 수능 공부에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입시 결과가 많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이 시기에는 먼저 자신의 학교생활기록부와 6월 모평 점수를 기준으로 수시와 정시, 수시 가운데서도 학생부종합전형(이하 종합전형), 학생부교과전형, 논술전형, 적성이나 특기자전형 중 유리한 전형을 선택해야 한다. 학습전략은 지원전략에 맞춘다. 수능 최저가 없는 전형에 지원했어도 만일을 대비해 수능까지를 최종 목표로 삼고 수능 중심의 학습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중요한 건 반드시 구체적인 플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강 교사는 “1학기 공부한 양을 계산해보고, 하루에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공부한다는 원칙을 세우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평균 학습량과 문제풀이 속도 등을 참작해 ‘오늘 국어는 어느 단원까지’ 등 구체적 목표량을 정해야 한다. 플래너 작성이 어렵다면 포스트잇에 간단히 적고 시작해도 좋다. 교실을 벗어나 자신만의 공부할 장소를 찾는 것도 방법이다. ‘그 장소에서 몇 시부터 몇 시간은 반드시 공부한다’라는 자신만의 규칙을 정해 지키도록 노력한다.

일주일 단위로 본다면, 주중(월~금)은 국·영·수·탐, 주말(토일)은 모의고사 전체 문제 풀기와 대학별 고사 준비 등을 배치하는 게 좋다. 이 중 국·영·수는 매일 반복해 문제풀이를 해야 할 영역이다. 한국사와 탐구 2영역은 격일로 돌아가며 공부해도 된다. 이런 식으로 평일엔 하루에 최소 국·영·수·탐을 1번씩 훑는 걸 목표로 잡는다. 주말 중 하루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실제 수능과 동일하게 시간을 정해놓고 모의고사를 풀면서 실전감각을 키워야 한다. 김영일교육컨설팅 교육연구소 조미정 소장은 “특히 목표한 대학의 최저기준 반영 영역이나 가중치를 두는 영역에 집중하라”며 “집중 영역은 상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안배하라”고 조언했다.

이 시기부터는 모의고사를 풀다가 모르는 문제를 만났을 때 과감하게 건너뛰는 훈련도 필요하다. 또 수능 당일 시험장에 들고 갈 ‘자신만의 오답노트’도 준비해야 한다. 지난해 3·6·9월 모의고사에 비해 수능 성적이 올라 정시로 대학에 진학한 서울교대 1학년 김지원씨는 “두 달 동안 차근차근 과목별로 오답노트를 ‘단권화’했고, 여기에 틀린 문제뿐 아니라 유의할 오개념, 놓치기 쉬운 자투리 개념, 사탐 도표와 그래프 등을 함께 정리했다”며 “오답노트가 수능장에서 가장 도움이 됐다”고 했다. 9월부터는 새로운 개념보다 이비에스(EBS) 연계와 기출문제 중심으로 복습과 반복을 해야 한다.

■ 전문가들 “자소서에 너무 시간 빼앗기면 안돼”

자소서는 최소한의 시간을 들여 그 안에 최대한 마무리짓는 게 좋다. 시간 낭비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매일 2시간씩 10일이든, 4시간씩 5일이든 자신의 상황에 맞게 시간 안배를 해서 그 안에 끝낸다고 마음을 먹는 게 좋다. 숭의여고 3학년부장 정제원 교사는 “입학사정관제에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바뀌면서 실제 학생부 영향력이 커졌다”며 “자소서에 너무 많은 시간을 뺏기지 말라”고 조언했다. 대학에서 자소서는 학생부를 정확히 보기 위한 하나의 가이드북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첨삭을 받거나 지나치게 사교육 기관에 의존하면 솔직한 자소서가 안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도 알아두자.

자소서를 쓸 때는 좋은 글감을 찾는 게 먼저다. 조 소장은 “학생부를 분석해 주요 활동 정리→학생부에 없는 내용 추가→자소서 문항별 소재 정리→문항별 작성 순서로 접근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때 정리한 활동들은 면접 자료로 활용하면 된다. 이런 방법으로 8월까지 자소서 윤곽을 잡고, 문항별 소재를 뽑아 초안 작성 뒤 수정해나가면 된다. 어차피 최종 완성은 원서 접수 뒤 자소서 입력마감 사이 2~3일에 이뤄진다.

■ 대학별고사 주1회 3~4시간 안팎으로 정리

논술, 적성고사 등 대학별 고사는 시험 날짜를 체크해 수능 전에 너무 무리하게 일정을 잡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한겨레교육 김수연 논술강사는 “주말을 활용해 주1회 3~4시간 안팎으로 준비하는 게 적절하다”며 “만약 수능 전 논술고사를 치른다면 연휴 등을 활용해 좀 더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면접은 1단계 합격 발표 뒤 준비해도 충분하다. 서류확인 면접은 자소서를 준비할 때 정리한 자료를 참고해 준비하면 된다. 그간 공부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사고력을 측정하는 심층면접 준비는 1단계 합격 뒤 기출문제 중심으로 준비하되, 학교 과목 담당 교사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수능이 가까워질수록 체력도 떨어지고 무기력해지기 쉽다. 수험생은 앞으로 두 달 반 남짓 일정하게 컨디션을 이어가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핵심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김씨는 “9월 이후에는 누구나 흔들리고 책상에 앉아 있어도 책이 눈에 안 들어온다“며 “특히 주변 친구들의 수시 합격 소식에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 옆에 앉은 친구를 ‘경쟁자’가 아닌 수능을 향해 함께 고생하는 ‘동반자’로 편안하게 생각하고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이은애 <함께하는 교육> 기자 dmsdo@hanedui.com




지난 3월6일 교실에서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치르고 있는 서울 배화여고 학생들의 모습이다. 어느덧 9월 수능 모의평가만을 남기고 있는 지금, 고3 수험생들의 수능 마무리 전략이 절실하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지난 6월2일 교실에서 ‘6월 수능 모의평가’(이하 모평)를 치르고 있는 서울 여의도여고 학생들의 모습이다. 어느덧 ‘9월 모평’만을 남기고 있는 지금, 고3 수험생들의 수능 마무리 전략이 절실하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