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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체험학습

이들의 '수상'한 비결… 교내 활동 적극적으로 뛰어들라

이들의 '수상'한 비결… 교내 활동 적극적으로 뛰어들라

대통령과학장학생 4인을 만나다

※참가자 소개(사진 왼쪽부터)김영환(서울대 재료공학부 1·논산 대건고 졸)군 화학 분야,유수호(서울대 물리천문학부 1·경기과고 졸)군 물리 분야,윤아영(충남대 생물과학과 1·대전 구봉고 졸)양 생물 분야,주건(인하대 해양과학과 1·인천 삼량고 졸)군 지구과학 분야 / 양수열·임명근 기자

최근 3.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16년 대통령과학장학생 137명이 선발됐다. 대통령 이름으로 장학증서를 주는 만큼 국내 최고 권위의 장학금으로 손꼽힌다. 이공계 최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03년 설립됐다. 선발기관인 한국장학재단이 추천한 4인을 만났다. 평범한 고교생이 갖기 어려운 뛰어난 스펙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틀렸다. 이들은 장학생에 선발된 비결로 모두 '교내 활동'을 꼽았다.

 

화학 김영환(서울대 재료공학부 1)

김영환군은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근무하는 아버지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과학자라는 꿈을 키웠다. 주변에서 과학고, 영재학교에 도전하라고 권했지만 김군은 논산 대건고에 진학했다. 그는 "과학적 지식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소양, 인성을 모두 갖춘 과학자가 되기 위해 다방면을 공부할 수 있는 일반고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김군은 고교생 때 교내에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소논문을 쓰는 데 집중했다. 고 2 때부터 화학 동아리 기장을 맡았다. 후배들이 화학 과목을 더욱 쉽게 공부할 수 있게 개념과 보충 설명을 정리해 책으로 만들었다. 고교 범위에서 설명이 부족하면 대학 전공 서적을 찾아가면서 보충했다.

소논문 활동도 오로지 교내에서 진행됐다. 고 2 때 게나 새우의 껍질, 가열 기구, 교반기, 수산화나트륨 등 학교 과학실이나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도구로 실험하며 '키토산의 제조 방법과 활용 방안에 대한 탐구'를 작성했다. 신소재인 '그래핀'에 대한 논문을 쓸 땐 김필립 하버드대 물리학과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 조언을 구하고 답장을 받았다.

김군은 "소논문 작성 등 심화공부가 과학자라는 장기 목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며 "수능 공부만 하는 것보다 진정 즐기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라 유익하다"고 했다.

물리 유수호(서울대 물리천문학부 1)

유수호군은 어려서부터 과학을 주제로 한 탐구에 관심이 많았다. 초등생 때 집 근처에 있는 대전 국립중앙과학관 과학교실 프로그램을 수강하고 대학 영재원에서 과학을 공부했다. 그는 "항상 새로운 지식을 찾아나가는 게 좋았다"며 "세상이 돌아가는 규칙과 원리를 찾아가는 물리에 매력을 느꼈다"고 했다.

유군은 중 2 말부터 6개월 정도를 준비해 영재학교인 경기과학고에 합격했다. 그는 입시 성공의 비결을 자기주도학습에 돌렸다. "영재학교 입시에서 중요한 관문인 영재성검사는 창의력을 검증합니다. 선행학습이 필요하거나 어렵기만 한 심화 문제를 푸는 게 아니죠. 과학교실과 대학 영재원에서 과학을 공부할 때 스스로 다양한 생각을 하는 습관을 길렀습니다. 학원을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창의적인 답안을 생각해낼 수 있었습니다."

유군은 과학에 특화된 영재학교의 환경을 십분 활용했다. 매년 연구(R&E)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식물에 인위적으로 전기 신호를 주고 변화를 관찰하거나, 전통 한선(韓船) 돛의 구조를 연구하는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었다. 봉사활동도 교내 동아리로 끌어들였다. 유군은 고 1 때부터 학교 근처 아동복지관에서 초등생들의 과학실험을 도와줬다. 2학년 때 같은 활동을 함께할 친구들을 모아 봉사 동아리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실험 교구 업체와 직접 연락해 교구를 지원받았다.

유군은 "중력파를 통해 성간물질·암흑물질을 연구하거나, 상대론과 양자론의 모순을 해결하는 등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생물 윤아영(충남대 생물과학과 1)

윤아영양은 초등학생 때 어머니의 암 투병 모습을 보면서 생명과학에 관심을 가졌다.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겠다는 뚜렷한 목표가 생겼다.

윤양은 과학 공부에 교내 동아리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적정기술을 연구하는 동아리 '큐드럼'에 가입했다. 개발도상국에 필요한 기술을 연구, 개발하는 활동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론을 익히고, 적정기술을 적용한 태양열 오븐을 제작하는 체험에 나섰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진로를 좁혀나갔다. 2학년 때는 생명과학 실험 동아리에 가입했다. 원생생물 관찰, 해부, 혈관 및 관절 구조 파악, DNA 추출 등 실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실험 포트폴리오를 만들었다. 3학년 때는 생명과학 개념을 토론하는 동아리를 조직해 이끌었다.

"동아리 덕분에 딱딱한 이론 공부에서 벗어나 생명과학을 재미있게 공부했어요. 실험하고 토론하면서 생명과학에 대한 시야를 넓혔습니다. 친구에게 개념을 설명하고 문제를 풀어주면서 제 실력이 쑥쑥 올라가는 것도 느꼈죠. 앞으로도 실험과 토론을 통해 생명과학을 심층적으로 공부할 계획입니다."

지구과학 주건(인하대 해양과학과 1)

주건군은 극지에서 기후변화를 연구하고 직접적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과학자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극지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중학생 때였다. 존경하던 수학 교사가 환경보호에 열성적인 모습을 보고 영향을 받았다. 환경오염이나 기후변화가 극지와 바다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는 설명을 듣고 극지 분야를 연구하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주군은 고교생 때 생명과학 영재학급에 들어갔다. 진로탐색을 확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영재학급에서는 실험과 토론이 많이 이뤄졌다. 이론 설명 위주인 평범한 학교 수업과 달랐다. 그는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며 실험을 설계, 진행하고 결과를 확인하는 가운데 연구원도 의사소통능력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고 2 때 극지연구소가 모집하는 '21C 다산 주니어'에 선발됐다. 그해 여름방학 북극 다산과학기지를 방문해 직접 기획한 연구, 실험을 진행했다. 그는 "교내 활동을 통해 꿈을 굳히고 직접 극지 연구원을 만나 실험하기도 했다"며 "환경보호에 앞장서기 위해 해양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하는 극지 연구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기석 조선에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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