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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삶의 이야기

'봉사활동 1000시간' 세상에 온기 전하는 여대생

'봉사활동 1000시간' 세상에 온기 전하는 여대생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허경진(23·여)씨. © News1 손형주 기자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허경진씨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해마다 심각해지는 청년실업으로 대학생들이 공무원시험 준비나 스펙쌓기에 골몰하는 요즘, 4년간의 대학생활 동안 1000시간에 가까운 봉사활동을 펼친 대학생의 선행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허경진(23·여)씨.

허씨는 지난 2011년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한 끝에 내년 2월 졸업을 앞두고 올해로 누적 봉사활동 850시간을 기록하게 됐다. 공식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받지 못한 시간까지 합하면 모두 1000시간이 넘는다.

허씨는 이같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서울시는 세계자원봉사자의 날을 맞아 올해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한 봉사자와 단체, 관련 기관 등에 지난달 30일 표창을 수여했다.

"표창 수여식에 갔더니 저보다 훌륭한 분이 너무 많아서 부끄럽더라고요. 다들 '봉사활동으로 이미 행복함을 많이 느꼈는데 상까지 받는다니 이상하다'고 했고 저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허씨는 행복한 웃음으로 넘치는 다른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더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야겠다고 느꼈다며 해맑게 웃어 보였다.

"학교에서 지역사회의 사회복지 실태나 어려운 사람들의 현황을 조사하고 발표하는 수업을 들었는데, 교수님이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사회복지'라고 해주신 말씀을 듣고 가슴이 뛰었어요."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허경진(23·여)씨. 그녀는 수업시간에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는 일 중 하나가 사회복지"라는 교수님의 말을 듣고 가슴이 뛰었다고 했다. © News1 손형주 기자
허씨는 전공 수업 중 봉사활동 실적을 요구하는 수업이 있어 치매를 앓고 있거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돌보는 노인보호센터에서 첫 봉사활동을 시작한 뒤 금세 봉사활동의 매력에 빠졌다.

또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는 어린이를 교육하고 치료하는 센터에서 봉사활동을 했던 경험도 털어놨다.

"아이들이 제 작은 행동으로도 크게 영향을 받더라고요. 그래서 관련 논문이나 전문 서적을 찾아보면서 공부까지 했어요. 자유 의지로 시작한 봉사활동이지만 큰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준 좋은 경험이었어요."

시간만 나면 봉사활동을 찾아다닌 허씨는 '봉사활동 전도사'가 돼 봉사활동을 통해 스스로 얻은 즐거움과 보람을 주변에도 나눠주기 시작했다. 남자친구와의 데이트도, 친구와의 만남도 대부분 봉사활동 현장에서 이뤄졌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특히 아이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매력을 느낀 허씨는 현재 국제구호기구인 월드비전에서 다양한 어려움에 놓인 해외 어린이를 돕기 위한 거리모금 활동을 돕고 있다.

"남자친구가 아프리카에서 봉사활동을 하다가 말라리아에 걸린 일이 있었어요. 말라리아로 해마다 많은 사람이 죽는다고 해서 몹시 큰 병인 줄 알았더니 감기처럼 약국에서 3000원짜리 약만 사서 먹으면 낫는 거더라고요. 그 약값이 없어서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참 불합리하게 느껴졌어요."

아직 봉사활동이 낯설어 망설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연말인 만큼 작은 활동이라도 한번 해볼 것을 권하기도 했다.

"자원봉사는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유지해줄 수 있는 활동인 것 같아요. 섭씨 36.5도가 가장 사람에게 잘 맞고 따뜻하다고 느끼는 온도라고 하는데, 세상이 너무 각박해지니까 사람들이 점점 마음의 여유를 잃고 차가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자원봉사를 하면 다른 사람에게도 온기를 나눠줄 수 있고 자신도 함께 따뜻해질 수 있답니다."

hm3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