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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쉬운 수능…원점수 좋아도 등급·표준점수 낮아질 수 있어

“쉬운 수능…원점수 좋아도 등급·표준점수 낮아질 수 있어”
한겨레 전정윤 기자 메일보내기
수험생들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상암고등학교에서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수시·정시 지원전략 어떻게

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면서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 수능 성적 발표, 정시모집 지원 등 2015학년도 대입 전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수험생들은 수시와 정시 중 하나를 선택하고, 지원 가능 대학을 찾는 전략 짜기에 들어가야 한다. 가채점으로 자신의 원점수와 표준점수 및 백분위를 최대한 꼼꼼히 분석하면, 수시 응시 여부를 결정하고 12월3일 수능 성적 발표 직후 재빨리 정시 지원 전략을 세울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수시 대학별 고사 응시할지 여부
가채점 통해 먼저 판단해야
모의평가보다 점수 낮으면 응시를
변수 많아 성급한 수시 포기는 위험
점수 높으면 정시 과목 가중치 봐야
남은 기말고사도 소홀히 말아야

 

 

■ 수능 가채점 유의 사항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소장은 “수능이 끝나면 가채점을 통해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에 응시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먼저”라고 짚었다. 다만 유성룡 1318대학진학연구소장은 “가채점 결과를 맹신하는 것은 금물이며 정시 지원 전략은 수능 성적표를 받아보고 세워도 늦지 않다”고 강조했다. 가채점 상황에서는 수시 응시 여부와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의 수준, 본인의 전국 위치를 대략적으로 가늠해보는 정도가 안전하다.

가채점이 모의평가보다 낮을 땐 수시 가채점해보니 6월과 9월 모의평가보다 수능 점수가 낮다면 수능 전에 지원해둔 수시모집에 매진하는 게 좋다. 단, 수능 최저학력등급 기준을 충족시킬 수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수능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돼 원점수가 높아도 최저학력등급에 못 미칠 가능성이 있다.

수시를 선택했다면 시간이 촉박하더라도 합격 가능성이 큰 대학을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올해는 당장 15일부터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가 치러진다. 논술고사를 치르는 대학은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이 낮고, 논술 점수가 당락을 좌우한다.

■ 가채점이 모의평가보다 높으면 정시 수능 점수가 모의평가보다 잘 나왔으면 정시모집을 공략할 수 있다. 수시에서 추가합격을 포함해 한 군데라도 합격하면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정시에 응시할 수 없다. 따라서 가채점 결과 수시에서 지나치게 하향 지원을 한 것 같으면 남은 수시 일정 포기도 고려할 만하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의대·치대 모집 인원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나, 하향 지원보다는 적정 또는 도전 지원이 낫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수능 점수가 조금 올라갔다고 해서 성급하게 수시를 포기하는 것은 위험하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상담교사단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는 “(수능이 쉬워) 원점수가 좋아도 등급과 표준점수, 백분위는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입시기관 4~5곳에서 정시 희망 대학 ‘합격 안정권’으로 예측되면 수시 포기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학마다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과 특정 영역 가중치 부여 등이 제각각이다. 자신의 비교우위 과목을 파악하고 그 과목에 가중치를 두는 대학에 집중해야 한다. 아울러 과목별 조합(2과목, 3과목, 4과목)에 따른 합산점수의 비교우위도 파악해야 한다. 과목별 조합에서 자신이 가장 높은 점수를 얻는 조합을 반영하는 대학을 찾아두면 좋다.

대학별로 정시 추가합격자 수도 점검해야 한다. 입시업체 예측 점수는 1차 합격자를 기준으로 한다. 추가합격까지 고려하면 예측치보다 점수가 낮아진다. 남은 기말고사 성적을 잘 관리할 필요도 있다. 정시 학생부 작성 기준일은 12월1일로 3학년 2학기 기말고사까지 반영된다. 재수를 한다면 이듬해 수시에서 3학년 2학기 내신이 반영된다.

■ 2015학년도 달라진 전형 방식 수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줄고 학생부 중심 전형의 비중이 확대돼 수능을 중시하는 정시모집 선발 비율이 늘었다. 유웨이중앙교육이 서울과 수도권 주요 대학 27곳을 분석해보니, 올해 정시 선발 비율이 전체의 42%에 이르렀다. 수시 이월 인원까지 고려하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시부터 정원 200명 미만인 모집단위는 가·나·다군으로 분할해 모집하는 게 금지된다. 분할모집 폐지로 수험생들의 지원 기회가 줄었지만 모집군별 모집 인원은 늘었다. 경쟁은 수월해지고 합격선이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아울러 서울대가 모집군을 나군에서 가군으로 바꾸고, 고려대와 연세대가 가군에서 나군으로, 서강대가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하는 등 상위권 대학의 모집군이 연쇄적으로 바뀌었다. 이 때문에 수험생들의 지원 패턴이 달라져 전년도 합격자 성적을 활용하기가 어렵고, 입시 결과 예측도 한층 어려워졌다.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