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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가채점 결과 나쁠 땐 수시에 ‘올인’… 성적 발표 前‘정시 리스트’ 뽑아야

가채점 결과 나쁠 땐 수시에 ‘올인’… 성적 발표 前‘정시 리스트’ 뽑아야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끝났지만 대학 입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입 일정은 15일부터 시작되는 수시모집 대학별 고사를 시작으로 정시모집이 모두 마무리되는 내년 2월 말까지 숨 가쁘게 돌아간다.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치밀하게 전략을 짜야 지원 대학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가채점 결과 나쁘면 수시, 좋으면 정시에 집중”=평소보다 가채점 결과가 나쁘다면 논술 등 수시 대학별 고사에 집중하는 게 좋다. 수능 직후인 15일부터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들이 논술·면접·적성시험 등을 진행한다. 다만 수능 최저학력 기준을 충족하는지 따져보고 결정해야 한다. 최저 기준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일단 대학별 고사에 응시해봐야 한다.

반대로 평소보다 가채점 점수가 높게 나왔다면 정시에 집중해보길 권한다. 수시에서 학생부 반영이 높아진 여파로 올해는 예년보다 정시 인원이 증가했다. 수시에서 수능 우선선발이 폐지되면서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 100%로 선발하는 대학도 많아졌다. 수시에서 지원해놓은 대학이 정시에서도 충분히 합격할 수준이라면 대학별 고사 응시를 포기하는 걸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만약 수시에서 어느 한 군데라도 합격하면 정시에 지원할 수 없다.

◇논술은 교과서를 기본으로=수시 논술을 보기로 했다면 수능 가채점 결과는 잠시 잊고 지원 대학별로 논술의 특징이나 출제 경향을 파고들어야 한다. 대학들은 논술을 시행하기 전에 출제방향·유형을 알리는 논술가이드북·모의논술 등을 발표한다. 대부분 대학이 지난해와 비슷한 경향을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는 문항 구성이나 유형에 변화를 줄 수 있어 사전에 유사한 문제를 풀어보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당황하지 않는다.

또 공교육정상화법(선행학습금지법) 시행으로 대학별 고사는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나기 어렵다. 수능 전에 논술을 본 건국대나 연세대 등도 교과 과정을 벗어나지 않았다. 따라서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원리를 숙지하고 교과서 지식을 기후 변화, 유전자 변형 등 평소 주변에서 접하는 현상들과 연계해 정리해놓으면 적잖은 도움이 된다.


자신을 드러내는 낙서는 금물이다. 여백에 어떤 표시라도 해서는 안 된다. ‘수고하세요’ ‘이 대학에 꼭 가고 싶습니다’ 등은 물론 무의식중에 밑줄이나 동그라미를 쳤더라도 부정행위로 몰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대학별로 연필이나 볼펜 등 지정한 필기구로 작성 연습을 해보고, 대학들이 제시하는 답안 분량에 맞추도록 연습하는 것도 실전에서 상당한 보탬이 될 수 있다.

◇정시, 가장 유리한 조합을 찾아라=성적 발표(12월 3일) 전까지 가채점으로 파악된 원점수로 정시에서 지원 가능한 대학 리스트를 뽑아놓는 게 효과적이다. 입시 업체들의 서비스를 활용해도 된다. 만점자 비율이 비슷한 과거 수능이나 6·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유추해볼 수도 있다. 미리 지원 대학 리스트를 압축해놨다면 표준점수와 백분위점수가 나와 본격적으로 정시 지원 전략을 짤 때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정시에서는 수능 성적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대학 서열대로 차례로 지원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정시에서는 대학별로 수능을 활용하는 방식이 천차만별이다. 모집군별로 응시 기회가 3번으로 제한돼 있어 예상치 못한 변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대학별로 활용하는 수능 지표가 표준점수인지, 백분위인지에 따라 지원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영역별 가중치나 가산점 등도 비교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학에 원서를 넣어야 한다. 같은 대학이라도 군별로 수능 반영 비율이 다르고, 대학에 따라 가군에서는 국어·수학·영어·탐구, 나군에서는 수학·영어·탐구 등 반영 영역이 차이 나기도 한다.

재수를 고려한다면 기말고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능 이후 연일 대학별 고사를 치르고 입시 전략을 짜느라 지쳤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내년 수시를 지원할 때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도 반영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