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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자소서 이렇게 썼더니 대학 합격…3人의 생생한 얘기

자소서 이렇게 썼더니 대학 합격…3人의 생생한 얘기

대학별 201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 전형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금쯤 수시를 지원하는 수험생들이 가장 공들이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자기소개서(이하 자소서)를 작성하는 일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은 불안하기만 하다. 과연 내가 자소서를 잘 쓰고 있는 것인지 쓰는 내내 걱정이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학 자소서에 정답은 없다고. 그러나 분명 '나만의 자소서'로 원하는 대학에 턱하니 합격한 이들이 존재한다. 신현승(서울대 경영학·13학번), 강소연(한국외대 생명공학·14학번), 송지훈(고려대 정경대학·14학번) 학생이 한 예다.

이들은 자신에 대한 성찰과 꼼꼼한 준비로 자소서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대학에 당당히 합격했다. 그리고 1~2년전 자신과 똑같은 고민에 빠져있을 후배들을 위해 손발을 걷어부쳤다. 현재 수험생들의 자소서를 첨삭해주는 칼리지니어스(www.collegenius.com)에서 멘토로 활동 중인 이들은 어떻게 하면 가장 자신을 잘 어필하고 남들보다 돋보이게 할 수 있는지 확실한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있다. 세 학생의 생생한 비법을 직접 들어봤다.

-사회자=고등학교 시절은 어떻게 보냈고, 입시 계획은 어떻게 세웠는가.

▲신현승(서울대 경영학·13학번)=고등학교 입학하면서부터 이 전형(서울대 지균-학생부 중심전형)으로 대학을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이 전형에 지원하려면 교장선생님 추천이 있어야 하는데, 그 추천하는 기준이 내신점수였다. 그래서 1학년부터 내신을 열심히 준비했고, 2학년 때부터는 내신도 열심히 했지만 동아리 활동에 더 집중했다.

자소서는 고3때부터 준비를 했다. 5월쯤에 시간이 좀 남아서 그 시간에 가만히 앉아서 태어났을 때부터 뭘 했고, 어디 갔는지 그런 큰 사건들을 돌아보고 적었다.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볼 때는 좀 더 세부적으로 월별로 뭘 했었는지를 다 적었고 느꼈던 것들과 감상도 다 정리했다. 그리고 자소서 마감일 한 달 전쯤인 7월에 본격적으로 자소서 작성을 시작했다

▲송지훈(고려대 정경대학·14학번)=고등학교 저학년 때 우선 가고 싶은 과, 학교를 정하고 그 학교의 입시요강을 정독했다. 그러니 어떻게 앞으로 학교생활을 해야 하는지, 무엇에 더 집중해야 하는지 지름길을 남들에 비해 일찍 안 것 같다. 고2 때 전교부회장을 하면서 내가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을 찾게 됐고, 그러면서 공부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꿈을 정하고 관련된 활동들을 이것저것 해나갔다.

그리고 그때 그때 느꼈던 것, 성취한 것들을 기록을 해 놓았다. 나는 어떤 활동을 했고 어떤 상을 탔는지, 또 어떤 책을 읽었는지 A4용지에다가 그때의 상황과 느낌을 간략하게 써서 하나의 통에 계속 쌓았다. 그런 자료들이 3년 모이니까 양이 꽤 됐고 자소서를 쓸 때 큰 도움이 됐다. 나중에 지나서는 그때의 생생한 감정이 생각이 안 나기 때문이다. 수시로 입학을 했지만 고등학교 3년간은 수능 중심으로 공부했다.

▲강소연(한국외대 생명공학·14학번)=앞의 두 사람과 다르게 나는 중간 중간 방향을 많이 바꿨다. 중학교 때부터 인문계 쪽을 계속 공부하겠다고 생각했으나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돼 방향을 틀어 과학 특성화고로 진학을 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하며 내신 성적을 받게 되니 2학년 1학기 때 이미 의대는 안될 것 같다는 현실적인(?) 판단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또 다른 진로에도 눈을 돌리게 됐다.

돌아보니 지금까지 공부하면서는 영어와 생물이 가장 재미있었고, 외국의 전공 책을 번역하는 사람이라던가, 외국계 바이오 기업 쪽에서 일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전부터 입학사정관 등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는 전형으로 지원하리라고 미리 생각은 했었기에 여태껏 준비했었던 스펙들이 있었다. 재료들은 있는데 이를 어떻게 잘 활용을 해야 할까? 어떤 꿈을 가졌다고 해야 할까? 자기소개서를 쓸 때에는 하나를 정해야 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

-사회자=다들 3년간 잘 준비했던 것 같다. 하지만 9월을 맞이한 지금은 객관적인 지표와 성적이 이미 수험생들에게 정해져 있는 상황이다. 수험생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조건 안에서 자기소개서를 써야만 하는데, 실제 자소서를 쓸 때 특별한 비법은 무엇이 있나

▲송지훈(고려대 정경대학·14학번)= 입학사정관 입장에서 생각해보라는 말을 제일 먼저 하고 싶다. 수시를 넣고 서류 발표까지 한 달이다. 입학사정관 교수님들이 한 달 만에 몇 만장에 달하는 서류들 중 모든 자기소개서를 꼼꼼하게 읽을 수는 없다. 뻔한 자기소개서는 보고 싶지 않을 것이기에,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참신함' 혹은 '색다름'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남들보다 특별한 경험을 꼭 가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일도 자신에게는 클 수 있는 것처럼, 참신함은 자기만의 스토리텔링에서 나온다. 한 두 가지 활동에 분량을 충분히 할애하여 자기만이 느꼈던 것을 써야 한다, 많은 활동을 나열하는 것은 점수를 잘 받을 수가 없다.

▲신현승(서울대 경영학·13학번)=자기소개서가 묻는 질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자신의 학업적인 성취를 묻는 것이고, 둘째는 인상적이었던 경험이나 교내활동을 묻는 질문이다.

학업적인 성취를 이야기할 때, 나는 ①계기 ②이룬 방법 ③성과, 세 가지 구성으로 이야기했다. 예를 들어, 매경테스트를 응시했다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면, '① 그 전 참가했던 강의에서 여러 가지 내가 모르는 경제 상식과 용어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② 그 이후로 시사경제용어사전을 읽기 시작했고, 개인적으로 정리하는 연습을 했다. ③ 그리고 매경테스트에 응시해서 수상을 했다' 등의 이런 식으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상적인 경험이나 교내 활동 문항은 자신이 가장 많이 바뀐 경험을 쓰는 것이 좋다. 여기에서도 원인-과정-결과가 들어나야 한다. 예를 들어, 내가 학급회장을 했던 이야기를 쓰려면, ① 어려웠던 일 ② 내가 겪었던 감정과 해결하기 위해 들인 노력 ③ 그리고 바뀌어진 반 분위기, 이런 식으로 구성을 해서 입학사정관이 보기에 '이 친구가 고등학교에서 많이 성장하였구나'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강소연(한국외대 생명공학·14학번)= 두 분이 얘기한 것에 동의한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자기소개서를 쓸 때, 생활기록부를 적극적으로 참고하는 것이 좋다. 한 줄을 가지고도 한 문항을 채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생활기록부를 정말 꼼꼼히 읽어봐야 한다. 내가 이 전공을, 이 학교를 꼭 가고 싶어한다는 것을 어필할 수 있어야 하고, 혹시 중간에 방향이 바뀌게 된 부분에 대해서도 논리를 제대로 제시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입학사정관이 보기에는 그냥 성적 맞춰서 온 것 밖에 안되기 때문이다.

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간에 차이가 있으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생활기록부에 써져 있어서 면접관이 면접에서 물어봤는데 모르는 이야기다 그러면 안된다. 독서기록 같은 것도 은근히 많이 봐서 그 책의 내용이 뭐였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든 생활기록부든 거짓으로 작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사회자= 수험생들이 자소서를 쓸 때 자주하는 실수가 있다면 집어주면 좋겠다.

▲강소연(한국외대 생명공학·14학번)=보통 문항을 채울 때, 추상적으로 뭉뚱그려서 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내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해서 확실히 써야 한다.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 그리고 거기서 일어난 일과 내가 했던 구체적인 행동들, 구체적으로 느낀 점을 세세하게 써야 한다. 그리고 수시를 넣을 때는 6번의 기회가 있으니 후회하지 않도록 소신지원하고 싶은 곳은 뚝심 있게 하길 바란다.

▲신현승(서울대 경영학·13학번)=많은 친구들이 구체적으로 쓰라고 하면 자신이 '봉사 활동에 몇 시간을 참가했다', '어떤 활동을 몇 년간 했다' 이런 식으로 객관적인 수치들을 자기소개서에 많이 적는데, 그러나 사실 그런 수치들은 생활기록부에 다 적혀있고, 1000자, 1500자가 나를 드러내고 보여주기에도 짧기 때문에 팩트는 되도록 안 담을수록 좋다.

또한 글자수를 먼저 맞춰 쓰려고 하지 마라. 쓸 때, 1000자면 1000자에 먼저 맞추려고 하지 말고, 2000자 정도로 일단 다 쓰고 난 그 후에 버릴 것들을 버리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처음부터 글자수를 맞추려고 하면 표현하고 싶은 것들을 풍성하게 다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단 적어놓고 그 다음에 상대적으로 불필요한 부분을 제해 나가는 것이 좋다.

▲송지훈(고려대 정경대학·14학번)=다른 사람 생각이나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 쓸 소재나 경험이 많지 않으면, 많지 않다 보니깐 한 가지 사례를 길게 구체적으로 써야 하기에 오히려 그게 더 좋을 수 있다. 또한 특별하지 않은 일이더라도 자신만의 특별한 느낌을 멋있게 쓰는 것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는 것을 알면 좋겠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수능은 놓지 말라.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