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학입시

수시든 정시든 수능이 관건 … 수도권 학생 소신 지원 신중해야

수시든 정시든 수능이 관건 … 수도권 학생 소신 지원 신중해야

지난달 26일 의대 진학을 원하는 고교생들이 경희대가 주최한 ‘2014 경희의대 의과학 멘토링 캠프’에 참여해 복강경 수술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 경희대]


올해 고3이 치르는 2015학년도 대입에서는 의·치의·한의대의 모집 정원이 예년보다 늘어났다. 기존 전문대학원에서 의대로 전환해 신입생을 뽑는 대학이 많아서다. 올해 의대 정원은 36개 대학 2255명이다. 25개교에서 1538명을 뽑았던 지난해보다 717명 증가했다.

치의대, 한의대 정원도 각각 222명, 25명이 늘었다. 정원이 늘어난 만큼 의학계열 진학을 준비해온 수험생에겐 합격의 문이 넓어졌다. 하지만 성적 차이가 거의 없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지원하는 데다 올해 입시에서 지역인재를 뽑아주는 전형도 도입되기 때문에 꼼꼼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수능부터 철저히 대비해야

입시 전문가들은 의학계열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수능을 꼽는다. 일단 다른 학과와 달리 의학계열은 정시 선발 정원의 비중이 높다. 전체 대학의 입학 전형에선 수시 모집인원(64%)이 정시(36%)를 압도하지만, 의·치의·한의대는 수시와 정시의 비중이 5대 5 수준이다.

 의학계열은 수시에서도 수능 점수가 중요한 편이다. 거의 모든 대학이 높은 수준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한다. 2015학년도 수시에서 최저학력기준을 반영하지 않는 곳은 서울대 일반전형과 한양대 뿐이다. 상당수 대학이 국어A, 수학B, 영어, 과학탐구(2과목) 응시를 지정하고 이 중 3개 영역의 등급 합을 4 이내로 요구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 이사는 “의학계열은 아무리 논술이나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최저학력기준을 넘기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며 “수시를 염두에 둔 학생도 일단 수능 성적을 올리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당국이 ‘쉬운 수능’을 공언하고 있는 점도 수능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특히 올해 선택형 수능이 폐지되는 영어는 난도가 높은 빈칸 추론 문제 등을 줄이기로 했다. 만점자가 양산되는 ‘물 수능’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한두 문제만 실수해도 1등급을 못 맞출 수 있다. 김명찬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자연계 학생들은 수학·과학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지만, 수학·과학의 난도가 높지 않을 경우 영어나 국어 등 다른 영역이 중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든 영역을 충실히 준비하라는 얘기다.

자신에게 맞는 전형 찾아야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의학계열에선 ‘종이 한장’ 차이로 당락이 갈린다. 때문에 본인의 경쟁력이 최대한 반영될 전형을 골라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논술 전형엔 특목고·자율형사립고 학생이 몰리는 편이다. 주로 일반고 학생에 비해 수능·내신이 불리하지만 수학·과학 논술에 자신 있는 학생들이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능과 내신이 우수한 일반고 우수 학생이라면 이같은 지원 경향을 감안해 수능·내신의 반영 비율이 큰 전형에 지원하는 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의학계열은 타 학과에 비해 논술 전형을 치르는 대학이 많다. 수학 논술, 수학·과학 논술, 의학 논술 등 학교에 따라 유형은 다양하다. 김명찬 이사는 “논술 출제 유형이 유사한 의대들을 파악해 이들에 집중하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보다 유리한 논술 유형을 택하고, 이같은 출제 유형을 가진 의대에 연달아 지원하는 게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재수·반수 택한 졸업생 늘어

변화된 입시 지형도 잘 살펴야 한다. 지역 소재 고교 졸업자에게만 지원 자격을 주는 지역인재 전형이 올해 처음 시행된다. 지방 의대 23곳(387명), 치대 6곳(63명), 한의대 8곳(100명)이 지역인재전형을 진행한다. 이만기 이사는 “지역인재 전형의 합격선은 예년에 비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고교 수험생이라면 이번 기회를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전체 수험생의 절반에 이르는 서울·경기·인천 학생에겐 다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에 비해 의학계열 정원이 대폭 늘었다지만 무작성 소신 지원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입시업체들에 따르면 올해 의·치·한의대 진학을 위해 재수나 반수를 택하는 졸업생도 늘었다. 김명찬 이사는 “6월 모의평가 이후 의학계열을 노리는 자연계 최상위권 수준의 반수생이 대거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천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