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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공부는 어떻게?

그림 보듯, 이야기 듣듯… 수학이 말랑말랑해졌어요"

"그림 보듯, 이야기 듣듯… 수학이 말랑말랑해졌어요"


한준호 기자

ACG수학시리즈 박현정 작가가 말하는'수학 동화의 좋은 점'

'초등학교 때의 수학 고민이 고등학교 때까지 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수학에 대한 고민은 평생 따라다닌다는 말이다. 따라서 수학을 처음 접하는 초등 시기에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중요해진다. 이를 위한 하나의 해결책으로 전문가들은 수학 동화를 추천한다. 수학 동화는 그림과 이야기 속에 수학적인 내용을 자연스럽게 접목시켜 수학적 기초를 다지고 수학적 사고력 및 창의력, 논리력, 문제해결력 등을 길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ACG스쿨에서 발간한 'ACG수학시리즈'도 수학 때문에 고민하는 초등 고학년을 위한 수학 동화다. ACG스쿨은 청심국제중고의 'ACG교육철학'을 적용해 만든 출판브랜드다. 이 시리즈 중 1편 '신비한 동물의 숲'의 저자이자 다수의 동화를 쓴 박현정 작가(45·경희대학원 수학교육 강사)에게 수학 동화에 대해 들어봤다.

◇수학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좋은 방법 '수학 동화 읽기'

수학을 대하는 학생들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싫어하거나 어려워한다는 것. 박 작가는 교직생활, 수학 콘텐츠 개발 등 교육자로서 지난 20년간 수학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수없이 봐왔다.

"흔히 수학은 딱딱한 과목, 어려운 과목이라는 선입견 때문에 좀처럼 도전하지 못하고 거부감을 갖는 학생들이 많아 평소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사실 수학은 틀에 짜인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이해한 개념을 바탕으로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과목이지요. 이런 '수학 상상력'이 학습 동기를 부여해 수학을 잘 할 수 있습니다."

박 작가는 수학 실력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재미 발견'이라고 말한다. 그는 "수학은 어떤 목적을 위해 접근할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야기를 통해 수학의 매력과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수학 동화를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학생은 낯선 수학개념을 어려워하기 때문에, 공식암기 위주의 수학학습, 문제풀이 위주의 수학수업에 지치게 마련이다. 하지만 수학 동화는 어려운 수학 개념의 원리와 법칙을 삶의 가치를 담은 이야기 속에 재미있게 녹여냈기 때문에, 스토리를 읽는 동안 그 안에 숨겨진 수학 개념을 찾아 자연스럽게 일상생활과 연결하게 하고, 인성까지 내면화할 수 있다.

◇수학·추리·게임 합쳐놓은 '신비한 동물의 숲'

'ACG수학시리즈'는 초등 고학년에게 수학적 즐거움을 찾아주기 위해 만든 수학 동화다. 1권 '신비한 동물의 숲'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5권을 출간할 예정이다. 1권은 양이와 뭉이 형제의 탐험기에 수학을 녹여놨다. 판타지 공간 같은 숲 속에서 길 잃은 양이가 수학 지식으로 난관을 해결하고 잃어버린 동생도 찾는 과정을 다뤘다.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풀어가되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로 포장하지 않고, 실제 생활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구체적인 상황 속에서 수학 개념을 설명한다. 그래서 독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비춰보며 수학 개념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작가는 "주인공을 따라 이야기에 빠지다 보면, 자연스레 일상생활에서의 수학의 중요성을 만나게 된다. 예컨대, 토지나 식량의 양을 나누고 서로 비교하기 위해 상대적인 크기 비교 수단인 '비와 비율'이 필요할 수 밖에 없음을 깨닫게 해주는 식이다"라고 귀띔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많은 수학 동화가 수학적 개념만 나열한다면, '신비한 동물의 숲'은 비와 비율, 비례식과 방정식 등 수학 개념뿐만 아니라 발전한 문제에도 적용할 기회를 준다. 또한 학생들이 수학의 다른 매력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규칙성의 비율 부분에서 A와 B 두 값을 비교하는 과정에서 두 값이 같다, 다르다는 이분법적인 개념이 아니라 다르다면 어떻게 다른지, 두 값 사이에 관계가 있다면 어떤 관계가 있을지 생각해볼 수 있게 했습니다. 굳이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따라가면 이러한 수학적 개념에 다다를 수 있도록 유도했죠. 기존의 책들이 단편 이야기에 관련 수학 문제를 연결했다면, 'ACG수학시리즈'는 인문학적 메시지를 주는 하나의 장편 이야기를 통해 곳곳에서 수학을 접하는 형식입니다."

◇체계적인 교과 연계와 문제풀이로 학습 능력 높여

재미있는 수학 이야기를 만나는 것이 스토리북이라면 '실전형 워크북'은 수학에 관심을 키운 아이들이 수학 개념을 내재화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도록 도와준다. 창의서술형 문제를 대비하기 위해 현장 교사들이 집필한 다양한 '프로젝트형 문제'도 있다. 또한 책에 담지 못한 추가 문항들은 ACG 스쿨 온라인 커뮤니티(cafe.naver.com/acgschool)를 통해 만나볼 수도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친구들의 풀이과정을 함께 공유하며 수학적 사고력과 종합적 사고력을 키우고, 수학적으로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ACG수학시리즈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타교과와의 연계다.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수학이 음악, 건축, 미술, 과학 등 타교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박 작가는 "주인공들이 숲 속에 숨겨진 몬드리안 성을 만나고, 빗소리를 음악으로 표현해 보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건축·미술·음악으로 확장되는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학생들은 교과 간 연계를 통해 사고가 확장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