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달 1일 부산시교육감에 취임할 김석준 부산대 교수가 18일 자신의 대학 연구실에서 “3000권이 넘는 책을 이달 말까지 정리해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32년 동안 머무른 대학을 떠나는 소회와 각오를 밝혔다. |
틀에 박힌 의전 사라져 ‘눈길’
‘취임 축하’ 펼침막 조차 없어
1일 부산시교육청에서 열린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취임식은 틀에 박힌 의전과 관례, 권위주의를 깨는 파격이었다.
먼저 새 교육감 취임식 직전에 부산시교육청 중앙현관에서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도열해서 새 교육감을 맞았던 관행이 사라졌다. 부산 시내 주요 지점에 내걸었던 ‘교육감 취임 축하’ 펼침막도 걸지 않았고, 취임식 때 꽃다발을 전달하던 유치원생 등 화동도 보이지 않았다.
이전에는 새 교육감이 취임식장의 무대 위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참석자들을 내려다 보곤했지만, 김 교육감은 무대를 바라보는 객석 맨 앞자리에 일반 참석자들과 함께 앉았다. 내빈 등 주요 참석자들도 좌석을 따로 지정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리를 잡았다. 이 때문에 뒤늦게 도착한 일부 초청 인사들은 서있거나 빈 공간에 임시로 마련된 의자에 앉아서 취임식을 지켜봤다.
취임식 순서도 눈길을 끌었다. 부산 출신으로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인 유재중·배재정 국회의원만 축사를 했을 뿐 취임식에서 흔했던 내빈 소개를 하지 않았다. 취임식 마지막엔 이민환 부산대 음악학과 명예교수가 <상록수>를 부르자 일부 참가자들이 눈물을 글썽였다.
김 교육감 쪽 관계자는 “뒤늦게 도착한 일부 초청인사들이 불편하긴 했지만 권위주의 교육행정을 펼치지 않겠다는 뜻에서 종전의 취임식 관행을 바꿨다”고 말했다.
부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