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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서울대 자퇴생, 의대·치대 노린 ‘반수생’ 많다

서울대 자퇴생, 의대·치대 노린 ‘반수생’ 많다

- 최근 3년간 자퇴생 추이···자연대·공대 등 이공계 다수
- 절반이 1학년 1학기 때 자퇴 “의대 가려고 반수 선택”
- 서울대 “자퇴생 규모 10개 거점국립대 중 최저 수준”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최근 진보교육감 대거 당선으로 서울대 폐지론이 부상하면서 덩달아 서울대 자퇴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 폐지론은 대학 서열·입시 경쟁 완화를 위해 서울대를 포함, 국공립대를 통합하자는 주장에서 비롯됐다. 이 와중에 일부 언론은 서울대 자퇴생 수가 매년 100명을 넘는다며 서울대가 ‘고시 학원화’됐다고 보도했다. 서울대 교육과정이 학문 연마보다는 취업 준비과정으로 변질되면서 이에 실망한 학생들이 학교를 떠난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24일 서울대와 대입 전문가에 따르면 서울대 자퇴생 수는 오히려 국립대 중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퇴생 분포 역시 이공계에 쏠려 있고, 그 중 절반이 1학년 1학기 때 자퇴하는 것으로 집계돼 오히려 ‘의대 진학을 노린 반수생(半修生)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동진 서울대 학사과장은 “고시 학원화를 이유로 학교를 떠나는 학생보다는 오히려 의대 진학을 노려 반수를 선택하는 학생이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데일리>가 서울대 학사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2011~2013년)간 자퇴생 추이’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서울대 자퇴생 374명 중 절반 정도인 179명(48%)이 1학년 1학기에 학교를 그만뒀다. 자퇴생이 많은 단과대학도 자연대·공대·농생대 등 이공계에 쏠려 있다. 2010년~2012년 자퇴생(369명) 중 이공계 비율은 79.7%(294명)를 차지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서울대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고나 영재고 출신들이 서울대 수시로 입학한 뒤 반수를 시작해 의대나 치대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자퇴생 수도 다른 국립대에 비해 적었다. 이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012년 발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서울대의 2010년~2012년 자퇴생 수는 369명으로 같은 기간 강원대(1716명)·전남대(1428명)·부산대(1313명)·전북대(1184명)·경상대(1127명)·충남대(1108명)·경북대(1044명)에 비해 20%~30% 수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2011년 134명 △2012년 122명 △2013년 118명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대에 유독 자퇴생이 많은 것도, 학교 교육에 실망해 떠나는 학생이 많은 것도 아니란 뜻이다.

최근 3년(2011~2013년)간 자퇴생 추이(단위: 명, 자료: 서울대 학사과)
2010~2012년 거점 국립대 10곳 자퇴생 수 비교(단위: 명, 자료: 이상민 의원실)


신하영 (shy1101@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