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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체험학습

시간 관리·성실함 무기로 '일·학업' 둘 다 잡았죠"

시간 관리·성실함 무기로 '일·학업' 둘 다 잡았죠"

김초롱(26·매향여자정보고 졸·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4년)씨./임영근 기자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 우수사례 수상자 2인

발품 팔며 학과 관련 정보 모아

학문으로 실무 접하니 즐거워


2015학년도 대입전형 가운데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특성화고·마이스터고를 졸업하고 산업체 근무경력이 3년 이상인 재직자가 정원 외 특별전형으로 입학하는 제도)의 모집 인원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2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1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66개 대학에서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으로만 5074명을 선발한다. 지난해 59개 대학·3788명에 비해 1286명이나 늘어났다.

이와 관련, 교육부는 지난달 6일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 홍보를 위해 '일과 학습을 병행하는 선취업 후진학 체험수기 우수사례집'을 발간했다.

수기는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재학생을 대상으로 지난 1월 27일부터 2월 10일까지 접수받았다. 각각 대상·우수상을 수상한 김초롱·노주영씨가 자신의 특별한 캠퍼스 생활을 전했다.

김초롱ㅣ학과 내 학술제 대상… 업무와 또 다른 짜릿한 성취감 느껴

김초롱(26·매향여자정보고 졸·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 4년)씨는 매주 화요일이면 회사가 있는 수원에서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학교까지 4시간 거리를 왕복한다. 4학년이 될 때까지 휴학 한 번 하지 않았다. 일양약품에 근무하는 김씨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수업을 통해 17학점을 이수하고 있다.

"1학년 때는 체력이 달려 정말 힘들었다"던 김씨는 "지금은 적응됐는지 아무렇지도 않다"며 웃어 보였다. 영업실적관리 업무를 맡은 그는 "자료 마감과 학교 시험이 겹치면 어느 걸 먼저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기 일쑤였다"고도 회상했다. 지금은 시간을 쪼개 업무 수행과 성적 관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줄도 알게 됐다.

노주영(36·성암국제무역고 졸· 동덕여대 세무회계학과 2년)씨./김종연 기자
김씨가 '신산업융합학'을 전공으로 택한 건 여러 산업이 융합하는 미래 산업 구조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학과에서 개최한 학술제에서 미래 산업 동향을 주제로 쓴 그의 논문은 대상을 탔다. "회사 업무만 하다 제가 흥미를 느껴 스스로 공부한 분야에서 보상을 받았잖아요. 그때 성취감은 정말 짜릿했죠."

그는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 진학을 희망하는 후배에게 '발품 팔기'를 주문했다. "저는 건국대 공개 강의도 찾아가 들어보고, 학과 클럽 홈페이지 담당자에게 무작정 연락해 면담을 요청하기도 했어요. 대학 등록금 정말 비싸잖아요. 4년간 3000만~4000만원을 투자할 일인데 열심히 발품 팔면서 정보를 모으는 건 당연하죠."

노주영ㅣ스펙 중시하는 사회… 콤플렉스 해소로 자존감 올라

노주영(36·성암국제무역고 졸· 동덕여대 세무회계학과 2년)씨가 고교 졸업 후 몸담았던 회사는 대학 동문끼리 창업한 곳이었다. 그 때문인지 대학 간판 등 소위 '스펙'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강했다. 경영난 탓에 직원의 3분의 1을 정리해고할 때 '고졸'이었던 노씨도 명단에 올라 있었다.

게임서비스기획 분야 창업을 준비 중인 노씨는 회사 관리를 배우고자 대학에서 '세무회계학'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 노씨는 "학과 동기들이 처음에는 자기 비하가 심했다"면서도 "학벌 콤플렉스가 사라지니 지금은 모두 자존감이 올랐다"고 전했다. "이전까지는 대학 이야기가 나오면 주눅이 드는 일이 왕왕 있었죠. 하지만 이젠 그렇지 않아요. 졸업 이후 찾아올 새로운 기회에 설레기도 하고요."

노씨는 "특성화고졸 재직자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온 학생이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육아문제와 비슷해요. 정부는 직무와 육아를 병행할 수 있게 기업의 협조를 권장하지만 실제로 이를 보장해 주는 곳은 흔치 않죠. 수업을 위해 정시 퇴근하면 눈치 주는 곳이 아직 많아요. 이 문제가 꼭 해결됐으면 좋겠습니다."

노씨는 주중 4일을 수업에 할애하며 18학점을 수강한다. 수업은 저녁 6시 25분에 시작해 밤 10시 30분쯤 끝난다. 몸은 고되지만 그는 "사회에서 부대끼며 배우던 일을 정제된 학문으로 익히는 과정이 즐겁다"고 밝게 웃었다. "자기가 회사에서 하던 일에만 갇히지 말고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고려해 보세요."

 

[이해나 맛있는공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