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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유

꽃보다 할배? 말도 안되는 소리! / 北上 스타트!…매화부터 장미까지 ‘아우성’ 칩니다

꽃보다 할배? 말도 안되는 소리!


 

3월 말부터 내 나라 곳곳은 화사한 봄꽃 세상이 된다. ‘2014 영암 왕인문화축제’가 열리는 영암 동구림리 왕인박사 유적지의 벚꽃과 개나리 풍경.

■ 알록달록 꽃사태… 릴레이 봄꽃축제

날씨가 수상해 기상청 홈페이지를 들여다 보니 대설예비특보와 황사먼지 예보와 봄꽃의 개화기 곡선이 동시에 떠 있다. 어쨌거나 봄, 남녘의 돌담길이 파스텔톤으로 물드는 풍경은 이번 주말부터 보름 가량이 절정이다. 섬진강 하구에서 시작된 꽃사태는 이달 말 지리산을 넘어 전국으로 번져간다. 봄꽃 나들이를 계획한다면 지금이 그 때. 달력과 볼펜을 앞에 두고 먼저 쭉 한 번 기지개를 펴자. 그리고 전국 봄꽃 축제 날짜를 한번 꼽아 보자.

광양 국제 매화문화축제

벚꽃으로 뒤덮인 진해 여좌천의 로망스 다리. 낮 풍경 못지않게 야경도 멋진 곳이다.

꽃 잔치에 굳이 '국제'라는 표현을 넣어야 했을까 싶지만 가 보면 그럴 법하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관해난수(觀海難水). 매화 흐드러진 봄의 섬진강을 다녀온다면 당분간 어디 가서 아름답다는 말을 뱉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축제는 22일부터 30일까지 9일간 시 전역에서 열리는데 중심지는 다압면에 있는 매화마을이다. 길이 솔찬히 막힐 게 뻔하니 광주까지 가서 버스를 이용하는 게 이래저래 현명하다. 축제 기간 광주 광천터미널에서 다압면 행사장까지 버스가 운행된다. (061)797-3714

구례 산수유 꽃 축제

광양에서 19번 국도를 타고 섬진강을 거슬러 오르면 지리산 서쪽 자락, 구례군 산동마을에 닿는다. 이곳에선 햇병아리 색깔의 봄을 만나게 된다. 산수유꽃이다. 축제 기간은 광양 매화마을 잔칫날과 같다. 지리산온천 부근부터 노란 꽃잎이 안개처럼 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자세히 보면 그 노란빛 속에 빨간색이 섞어 있다. 지난해 맺힌 열매인데 따지 않고 놔둔 열매가 새 꽃과 어울려 이루는 색의 대비가 아찔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구례보다 남원 쪽이 더 편하다. (061)780-2726

진해 군항제

구례 산수유마을의 샛노란 봄 풍경. 멀리 보이는 지리산 능선이 잔설에 덮여 있다.

명불허전의 대한민국 대표 봄꽃 축제. 4월이면 시내 곳곳 36만여 그루의 벚나무가 한꺼번에 만개한다. 여좌천의 꽃개울과 경화역의 꽃철길은 국내에서 벚꽃의 아름다움을 가장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장소로 꼽힌다. 올해 축제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 50년 넘게 이어져온 축제이니만큼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이순신 장군 추모대제, 승전행사 퍼레이드, 예술문화공연 등이 열리며 팔도 풍물시장도 벌어진다. 평소 굳게 닫혀 있던 해군진해기지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도 이때 문을 연다. (055)225-2341

영암 왕인문화축제

일본에 백제 문화를 전해준 왕인 박사를 기억하기 위한 축제이지만 봄꽃 축제로 즐기기에도 전혀 손색 없다. 축제 기간(4월 4~7일) 영암 학산면 독천리에서 왕인유적지로 이어지는 819번 지방도 약 28㎞ 구간이 통째로 아름다운 벚꽃 터널이 된다. 5, 6일에는 영암군민과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초대형 길놀이가 진행되는데, 그 풍경 또한 벚꽃 터널 못지않은 장관이다. 영암은 기(氣)의 고장이다. 월출산 기 체험, 기찬묏길 트레킹 등 기를 받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061)470-2350

여수 영취산 진달래축제

진홍빛으로 불타오르는 영취산 진달래 능선.

꽃구경과 함께 가벼운 등산을 원한다면 여수가 정답. 영취산(510m)엔 출렁이는 능선도, 수려한 암릉도 없지만 4월이면 전국 어디보다 빼어난 풍광을 자랑하는 산이 된다. 진달래 덕분이다. 30~40년생 진달래 수만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봄마다 온 산을 진홍빛으로 타오르게 만든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 4시간이면 넉넉히 산행을 즐길 수 있다. 이른바 '진달래 코스'는 상암초교에서 흥국사, 봉우재 거쳐 정상에 오르는 길. 4월 4~6일 영취산 일원에서 축제가 진행된다. (061)659-4743

금산 산꽃나라 걷기여행

4월 19일, 충남 금산에서는 축제라는 이름 대신 걷기여행이라는 타이틀을 단 행사가 마련된다. 장소는 금산군 군북면 산안리 보곡 산꽃단지. 행사장이라기보다 온갖 봄꽃이 만개한 고즈넉한 숲길이다. 산벚꽃을 비롯해 조팝나무, 산딸나무, 병꽃나무, 생강나무와 다양한 야생화가 무공해 자연 속에서 지천으로 피어난다. 산골이라 평지보다 개화기가 늦기 때문에 조용하고 느긋한 봄꽃 여행을 바라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 꽃으로 단장한 숲길을 걸으며 숲 속 미니음악회, 산꽃 초콜릿 만들기 등을 즐길 있다. (041)750-2413

태안 튤립 축제

봄의 끝머리에서 가장 원색적인 꽃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축제. 4월 25일부터 한 달 간 충남 태안군 남면 마검포해수욕장 부근에서 열린다. 2007년 기름유출 사건으로 큰 피해를 입은 바로 그 자리다. 어려움에 처한 농어민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된 행사다. 이 축제엔 시놉시스가 있다. 바다가 검게 변해 용왕님이 병들자 자라(별주부)가 육지로 가서 튤립과 백합, 다알리아를 약으로 구해온다는 것. 튤립 축제에 이어 백합, 다알리아 축제가 잇달아 열린다. (041)675-7881

유상호기자 shy@hk.co.kr

자료 및 사진 제공 피앤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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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上 스타트!…매화부터 장미까지 ‘아우성’ 칩니다



봄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꽃이다. 남도에 봄꽃이 축포처럼 터지면서 봄꽃의 시즌이 시작됐다. 봄꽃 개화에 맞춰 축제는 남쪽부터 시작된다. 이번 주말 남도의 매화와 산수유를 시작으로 벚꽃과 진달래, 개나리에 이어 튤립과 장미에 이르기까지 6월까지 다양한 봄꽃들이 앞다퉈 만개한다. 꽃이 피고지는 봄날에는 거의 매일이 축제인 셈이다. 봄꽃별로 개화시기에 맞춰 전국에서 열리는 주요 봄꽃 축제들을 살펴봤다.

◆ 매화축제 = 매화는 가장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꽃, 그래서 당연히 축제도 가장 빠르다. 오는 22일부터 30일까지 전남 광양의 다압리 일대에서는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가 열린다. 이번 주말이면 다압리 일대의 매화는 80% 정도는 너끈히 피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개화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 되도록 서둘러 찾아야 만개한 매화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광양의 매화축제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전남 해남군 산이면 산이로의 보해매실농원 일원에서 열리는 해남땅끝매화축제도 매화의 정취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해남땅끝매화축제는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보다 1주일쯤 늦은 28일 개막해 딱 이틀 동안만 열린다. 덜 알려진 덕에 광양보다 붐비지 않는 편인데다가 짧은 축제기간만 피하면 앞뒤로 여유있게 매화를 완상할 수 있다.

◆ 산수유축제 = 매화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피어나는 게 산수유다. 산수유 축제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 일원에서 열리는 ‘구례산수유축제’가 가장 유명하다. 올해는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와 똑같이 22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산수유는 매화에 비해 꽃이 오래 가긴 하지만, 구례의 산수유를 놓쳤다면 경북 의성의 산수유꽃축제를 찾아가보자. 의성 산수유꽃축제는 구례보다 1주일쯤 늦은 28일부터 4월 6일까지 사곡면 화전리 일원에서 열린다. 구례나 의성까지 이동거리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수도권의 경기 양평이나 이천의 산수유축제를 찾아도 좋겠다. 이들 두 곳의 산수유축제는 4월 4일부터 6일까지 똑같은 날에 열린다.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서 열리는 이천백사산수유꽃축제는 행사 규모나 꽃 무더기의 크기는 작지만 대신 마을축제 특유의 소박하고 훈훈한 정을 느낄 수 있다.

◆ 벚꽃축제 = 꽃 축제 중에서 가장 많은 게 아마도 벚꽃축제가 아닐까. 전국 곳곳에서 벚꽃축제가 펼쳐지니 만큼 익히 이름난 명소도 적잖다. 가장 이름난 축제가 바로 진해군항제다. 올해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 축제 무렵 진해는 여좌천 일대를 비롯해 도시 곳곳에서 벚꽃이 가득 피어난다. 진해군항제의 명성에 뒤지지 않는 곳이 바로 화개장터 일원에서 열리는 ‘화개장터 벚꽃축제’. 군항제에 앞서 오는 29, 30일 이틀 동안 개최된다. 화개장터 벚꽃축제의 매력은 화개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벚꽃터널. 축제기간에는 한꺼번에 몰려든 행락객들로 도로가 아예 주차장이 되니, 전날 도착해서 가급적 이른 새벽시간에 벚꽃을 감상하는 게 요령이다. 뒤이어 4월 5, 6일에는 전남 구례군 문척면 오산 아래서 ‘섬진강변 벚꽃축제’가 열린다. 문척면에는 섬진강을 끼고 이어지는 11㎞에 달하는 벚꽃길이 있다. 4월 5일부터 13일까지는 경북 경주 보문관광단지에서 ‘경주벚꽃축제’가 펼쳐진다. 보문호를 끼고 피어나는 벚꽃이 환상적이다. 4월 11일부터 13일까지는 충북 제천의 청풍호 일원에서 ‘청풍호 벚꽃축제’가 열리고, 4월 19일에는 충남 금산의 보곡산골 일원에서 ‘산꽃나라 산꽃여행’이 개최된다.

◆ 개나리·진달래 축제 = 오는 4월 5, 6일 이틀 동안 전남 목포의 유달산에서 열리는 ‘유달산꽃축제’는 개나리축제다. 개나리야 전국 어디든 피어나는 흔한 봄꽃이지만, 암봉 사이를 노랗게 물들이며 피어나는 유달산 개나리는 정취가 남다르다. 유달산꽃축제는 꽃을 감상하는 축제일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대동제이기도 하다. 축제기간인 이틀 동안 펼쳐지는 체험·공연프로그램만 45개에 달할 정도다. 진달래축제로는 전남 여수의 영취산 진달래축제가 단연 최고로 꼽힌다. 유달산꽃축제와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진달래군락은 대부분 산능선에 있어 산행축제로 치러지는 게 보통. 진달래 축제기간 진례산과 영취산의 능선마다 물감을 엎지른 듯 선명하게 피어나는 진달래가 장관을 이룬다. 이어 4월 12, 13일에는 경기 부천시 원미구 춘의동 원미산 진달래동산에서 진달래 축제가 펼쳐진다.

◆ 튤립·장미축제 = 튤립은 이제 더이상 놀이공원 봄축제의 꽃이 아니다. 비옥한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 등으로 튤립구근 적지로 선정돼 2001년부터 튤립을 재배하고 있는 전남 신안 임자도가 해마다 튤립축제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4월 18일부터 27일까지 열흘 동안 열린다. 튤립 재배면적만 10ha에 이르는 만큼 축제 때 조성하는 꽃밭의 규모도 거대하다. 12만㎡의 부지에 튤립공원과 송림원을 조성해 놓고 100여 개 품종 300만 송이의 튤립을 전시한다. 네덜란드를 연상시키는 풍차와 갖가지 조형물 등을 설치해 놓아 낭만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충남 태안에서도 튤립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오는 4월 25일 태안군 남면 신온리의 ‘네이처월드’에서 개막해 무려 한 달 동안 계속된다. 튤립을 앞세웠지만 축제의 주인공으로는 백합도 있다. 튤립과 백합 뒤에는 장미가 핀다. 전남 곡성의 섬진강기차마을에서 5월 23일부터 6월 1일까지 곡성세계장미문화축제가 열린다. 축제 무렵에는 기차마을의 장미공원에 심어진 1004개 품종 3만8000여 그루의 장미가 일제히 꽃을 피우고 진한 향기를 뿜어낸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