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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선생님의 칭찬에 아이들은 '쑥쑥'

내가 하고 있는 칭찬 행위, 얼마나 효과적일까

일선 학교 현장에서는 오랫동안 학생들의 행동과 수행정도에 따라 상을 주어 바람직한 행동을 장려해 오고 있습니다. 저 역시 수십 년 동안 습관처럼 보상 방법을 활용하여 우리 반 아이들을 지도했습니다. 때로는 체벌을 예방하기 위해서, 바람직한 행동 변화를 위해서 칭찬의 대가를 선물이나 책으로 주는 것을 매우 타당하게 여기고 실천해 온 것입니다.

특히, 저학년 아이들이었기에 그 반응은 매우 즉각적이었고 효과도 좋았습니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한다면 아이들의 거의 모든 학교생활이 보상의 대상이 되다보니,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보상 수준이 낮거나 없는 상급학년으로 올라갔을 때 나타났습니다. 자신들의 좋은 행동에 일일이 반응하고 보상해 주지 않는 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마치 모유를 먹는 아기에게도 젖을 떼는 시기가 필요하듯, 구체적인 보상 행위도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적절한 대응 방법이 필요함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자기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이나 자신감 획득으로 보상이 없어도 내면의 기쁨이나 만족감으로 힘든 역할 수행을 해내게 하는 진정한 칭찬이 중요해집니다. 보상의 효과가 일관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부작용도 보이면서 논란이 되는 현상에 대한 최근의 연구 결과를 소개한 논문에서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교사들이 간과한 것으로 나타나 그 내용을 소개합니다(미국: 효과적인 보상을 위한 관한 새로운 연구결과 2012.08.13. 한국교육개발원 국외교육 동향 참조).

효과적인 보상을 위한 관한 새로운 연구결과

첫째, 학생들은 나이대별로 원하는 보상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초등학생 저학년의 경우 상장과 트로피 같은 보상이 효과적으로 작용했지만, 학년이 높아질수록 돈과 같은 물질적인 보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바람직한 성취도를 칭찬하기 위해서 일괄적으로 주는 상장이나 상품을 줄 때 이러한 점을 배려했으면 훨씬 더 좋은 격려가 될 것입니다.

저학년에게는 필요한 학습용구를 상품으로 주었다면 고학년에게는 본인이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도서상품권을 주는 방법과 같은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도서상품권으로 게임머니를 구입하는 데 사용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처 방법도 필요합니다.

둘째, 보상 시기는 평가 후보다 평가 전이 더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즉, 보상을 미리 받은 학생들은 그 보상을 유지하려는 동기가 생겨서 보상을 평가 후에 받은 학생들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학업 성취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보상을 미리 받은 학생은 자신과의 약속이 강하므로 동기 유발과 자존감에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내적 동기의 중요성을 지적한 연구 결과로 보입니다. 평가 후에 받는 보상은 외적 동기 유발에 가까우므로 영향력이 떨어진다는 해석입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현장에서 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미리 보상을 해주는 학교는 드물다고 생각됩니다. 같은 예산을 쓰면서도 미리 보상을 해주는 방법을 연구하면, 발상의 전환을 가졌으면 합니다. 마치 물건을 구입하기 전에 선 포인트 제도를 활용하여 자기 기업의 결제 수단을 늘리게 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매자는 선 포인트가 채워질 동안 다른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약속을 지키는 것처럼. 기업의 영업 방식이 학교보다 앞서 간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입니다.

셋째, 평가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학생에게 보상을 해줘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많은 학교에서는 성적이 나오는 시점에 보상을 주고 있으며, 이는 평가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다음이기 때문에 보상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각종 평가나 대회의 경우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에 포상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심한 경우에 외부 행사에 참여한 경우에는 몇 달이 걸리는 경우까지 생기므로 보상효과는 더욱 떨어지게 됩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도 그 자리에서 바로 먹어야 맛있듯, 식거나 시간이 흘러서 향이 사라진 음식은 미각을 자극하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니 외부 백일장이나 학교 행사도 시행의 어려움이 좀 있다하더라고 당일에 시상하는 방법을 강구하면 좋겠습니다. 상을 받은 본인은 자신의 적성을 찾은 행복으로 일생의 전환점을 가져 오기도 합니다. 심사의 공정성도 높아지게 되니 더욱 공신력이 있는 행사로 인정받게 되기도 합니다. 필자도 문학단체에서 실시하던 백일장에 나가서 당일 시상대에 올라 상을 받은 것이 계기가 글을 쓰는 출발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몇 달 후에 집으로 배달된 상장과 상품을 보았다면 그렇게 큰 격려가 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에 큰 보상보다는 작은 보상의 중요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즉, 작은 보상을 여러 번 나누어서 주는 것이 큰 보상을 한 번만 주는 것보다 효과가 클 수 있다고 강조한 것입니다. 가랑비에 옷이 젖듯 작은 보상을 수시로 해주는 친절과 배려가 깃든 보상 방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작은 성공이 주는 성취감은 곧 자신감으로 연결되어 그 후에 좀 더 어려운 역할수행도 도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진심어린 칭찬은 많이, 훈계는 상처 주지 않게

그동안 칭찬의 효과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칭찬보다는 훈계나 충고에 더 시간을 쓰지 않았는지 반성해봅니다. 교직의 특성 상 잔소리를 잎에 달고 살다보니 은연 중에 습관이 되어버린 나 자신의 언어습관부터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람직한 행동을 위한다며 틈만 나면 아이들의 자잘한 실수나 잘못을 지적했던 자신을 들여다보게 한 논문의 몇 귀절이 나를 비춰보게 합니다. 칭찬은 아홉 번 하고 훈계나 충고는 한 번만 조심스럽게, 감성이 다치지 않게 하는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다짐을 하게 했습니다. 세상이 바뀌길 바라지 말고 자신부터 바꾸는 게 가장 쉽다는 어느 선사의 가르침이 딱 맞습니다.

칭찬에는 인색하고 꾸중은 망설이지 않고 하지 않았는지, 위의 논문을 접하면서 그동안 내가 수행한 보상행위를 비춰 보며 다시금 깨닫습니다. 그래서 가르칠수록 더 어려워지는 것이 선생의 자리가 아닌가 합니다. 이러한 원칙들은 학교 현장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 모두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부부관계나 부모 자식 관계에서도, 직장에서도 충분히 활용되면 그 효과가 높을 것입니다. 진리는 늘 일반화가 용이하고 파급력이 뛰어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