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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 덜 받는 학생 지원율 높기 때문"
입학사정관 전형이 사교육비 절감 효과는 없는 것으로 연구 결과 밝혀졌다. 또한 기존 입시제도에서 경쟁력을 갖춘 학생들이 입학사정관 전형에도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제5회 한국교육종단연구 자료집에서 이필남 교육과학기술부 서기관은 '대학 입학사정관 전형 지원계획과 사교육비 지출 관계 분석' 논문을 통해 애초에 사교육을 덜 받는 층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하는 확률이 높아 입학사정관제와 사교육비 지출이 상관관계가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는 전국 고3학생 3,608명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했다. 조사대상 중 사회적 배려 대상자가 대상이 아닌 학생보다 1.46배, 전문계고 학생이 일반계고나 특목고 학생보다 1.76배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할 확률이 높고, 가계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사교육을 덜 받는 저소득층과 전문계고 학생이 입학사정관 전형에 더 많이 지원하는 것이어서 입학사정관제가 사교육 수요를 줄이는 효과는 없다는 것.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할 계획이 있는 학생 691명(19%)이 평균 월 27만3,000원의 사교육비를 지출해, 입학사정관 전형에 지원할 계획이 없는 학생 보다 5만2,000원 정도를 덜 쓰는 것으로 나타나기는 했다. 하지만 사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을 모두 통제하자 이런 차이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서기관은 "교과성적 위주 대입으로 높아진 사교육 부담을 입학사정관 전형으로 경감시키겠다는 정책적 기대효과가 실증적으로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고려대 황여정, 김경근 교수는 '입학사정관제도에 대한 정보접근성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라는 논문에서 학부모의 학력과 소득, 직업지위가 높을수록 입학사정관 전형과 관련한 정보를 폭넓게 얻고있다고 밝혔다. 맞벌이를 하는 어머니보다는 전업주부 어머니가 입학사정관 전형 정보를 알고 있을 가능성이 1.14배 높고, 읍면지역보다는 서울 가정이 1.45배 높았다. 연구진은 "과거보다 복잡해진 대입 환경에서 많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수집 관리할 수 있는 고학력, 고소득 부모들이 입시지도에 훨씬 경쟁력이 있다"며 "이 같은 결과는 기존 입시제도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던 학생들이 새로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도 여전히 유리한 입지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수학성적과 관련, 공립 중학교보다는 사립 중학교가 성적향상 실적이 좋고, 학원 수강이 개인과외나 학습지구독보다 성적올리기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나왔다. 고교생 수학과목의 경우엔 사교육이 자기주도학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EBS 수학 강의를 듣는 집단이 자기조절 학습능력과 인지ㆍ동기ㆍ행동조절 능력이 높다는 논문도 발표됐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