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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는?/직업관련

"고도의 집중력·끊임없는 자기 계발 필수"


"고도의 집중력·끊임없는 자기 계발 필수"
  • 입력 : 2010.10.10 15:27

외환딜러·애널리스트

21세기 유망 직종을 꼽는 설문조사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직업 중 외환딜러와 애널리스트가 있다. 금융시장의 꽃이자 핵심으로 통하는 이들은 금융시장을 좌우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업무 강도가 높은 만큼 고액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열하게 사는 그들을 만나 직업 얘기를 들어봤다.

◆조현석 외환딜러

 
조현석 외환딜러-"클릭 한 번에 수천억 외환 오고가"./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외환은행 글로벌마켓부 외환운용팀 조현석 과장은 6년차 베테랑 외환딜러다. 2002년 외환은행에 입행하고 나서 2년간 지점을 거쳐 외환딜러가 됐다.

"국내에서는 외환딜러만을 위한 세계적으로 공인된 전문 교육기관이나 자격증 제도가 없는 상황입니다. 외환거래를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은행이나 증권회사에 입사 후 회사 내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해 과정을 밟아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저 역시 회사에서 운영되는 스터디 모임에 지원해 뽑힌 경우입니다. 요즘은 외환딜러의 인기가 좋아서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것이 보통이지요."

외환딜러란 외국 통화가 거래되는 외환시장에서 외환 시세에 따라 통화를 가능한 한 싸게 매수한 뒤 비싸게 매도해 그 차익을 얻는 직업이다. 초 단위로 변하는 환율을 주시하며 외환을 팔고 사야 하기에 흔히 0.1초의 승부사라 불린다. 언제 싸고 비싼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조 과장은 "클릭 한 번으로 수천억원이 오가기 때문에 적기임을 판단하는 용기, 시장을 주시하는 냉철함이 무엇보다 중요한 직업"이라고 말했다. 판단력을 갖추기까지 경제지표와 뉴스 분석에 필요한 경제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그는 전공 수업을 들으면서 국제금융에 관심을 갖게 된 경우다. 국제금융 전문가가 되기 위해 지금도 꾸준히 공부를 계속 하고 있다. 그는 "금융 지식과 이론을 겸비해야 큰 거래금액을 다루면서 생길 수 있는 위험을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평소 일상은 지극히 단조롭다. 아침 8시에 전날 세계 경제 동향에 관한 주제로 회의를 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7시까지 줄곧 환율의 변동을 주시하면서 끊임없이 사고판다. 점심을 거르기 일쑤다. 퇴근 후에는 운동을 하거나 경제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다음날 일에 지장이 없도록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한다. 그는 "외환딜러란 직업은 자기 계발을 하고 끊임없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따라가는 부지런함을 갖춰야 하기에 노력을 게을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외환딜러의 전망이 더 밝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세계 경제가 계속 통합화되어 가는 흐름 속에서 세계 자본의 이동을 좌우하는 환율을 다루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낙관적인 전망이나 외환딜러에 대한 화려한 겉모습만을 좇아 동경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강조한다. 조 과장은 "긴장감 속에서 근무해야 하기에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김재우 애널리스트

김재우 애널리스트-"내 예측에 주식시장 움직이기도"./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애널리스트는 일반 투자자, 고용주, 의뢰인 등을 위해 증권에 관한 독자적인 조사업무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보고하는 직업이다. 애널리스트가 만든 보고서가 상장사 주가의 방향을 가를 만큼 영향력이 막강하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김재우 선임연구원은 "보고서의 신뢰도, 정확성, 마케팅 능력에 따라 애널리스트의 역량이 결정되는 만큼 다양한 능력을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하루는 7시 오전회의를 시작으로 출발한다. 주식시장이 열리면 시장을 분석하고 세미나를 열기도 하면서 각종 업무를 보느라 눈코 뜰 새 없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법인 영업팀과 함께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의견을 교환하며 보고서를 파는 영업도 한다. 이런 작업을 하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한밤으로 훌쩍 지나간다. 김 연구원은 "야근은 물론 주말에도 나와서 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업무량이 막대하다"고 말했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2004년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리서치센터로 배치받아 도제식으로 2~3년간 애널리스트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김 연구원은 "본인의 이름을 걸고 분석 보고서를 쓸 때 비로소 애널리스트가 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나의 경제적인 이슈에 대해 수십명의 애널리스트가 저마다 분석을 내놓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물론이다. 정확한 분석을 내놓을수록 시장에서 인정받고 스타 애널리스트로 등극한다. 분석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고 관련자도 만나야 한다. 김 연구원은 "분석한 예측이 적중했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연봉이 높을수록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편이다. 애널리스트 역시 이 공식에 벗어나지 않는다. 본인이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타나는 정직한 직업이라 생각한다. 그는 "관련 지식 공부는 물론이고 보고서를 파는 영업을 하느라 심신이 고된 것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애널리스트에게 필요한 자질로 한 가지 이슈에 대해 깊게 생각하고 분석하는 능력이라고 강조한다. "문제를 제기하고 분석하고 예측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기 때문에 하나의 사건에 대해 관철하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타율적이기보다는 적극적이고 독자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에게 적합한 직업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