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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는?/직업관련

533대 1..‘로또’가 된 공기업 취직

533대 1..‘로또’가 된 공기업 취직
[파이낸셜뉴스] 2010년 04월 21일(수) 오후 05:32   가| 이메일| 프린트
"신입직원 20명 뽑는데 1만여명이나 지원했다. 지원자 중 석·박사는 550여명, 외국대학 출신자는 500명이다. 공인회계사 등 자격증 소지자도 70명이나 된다. 공기업 취직은 이젠 '로또'가 됐다. 어떤 기준으로 누구를 뽑아야 할지 오히려 막막하다."

공기업 인사담당자의 말이다.

최근 들어 취업난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으로 몰리는 우수 인력들이 크게 늘고 있다.

21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20명의 신입직원 선발을 위한 공개 채용에 무려 1만657명의 구직자가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용 경쟁률은 무려 533대 1. 모집 정원이 20명으로 비교적 적은 탓도 있겠지만 '533대 1'이라는 경쟁률은 기록적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높은 연봉 수준과 안정된 지위로 인해 구직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마사회, 수자원공사 등과 함께 '신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는 이 곳의 1인당 평균급여는 2008년 7083만원이었으며 지난해는 6989만원이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지원한 1만657명의 구직자 중 남성은 55%, 여성은 45%를 차지했다.

특히 석사는 546명, 박사는 7명이 지원했다. 이 밖에도 코넬대, 미시간주립대, 뉴욕대 등 외국대학 출신 지원자는 501명이었다. 이 중 중국·호주·유럽 등 세계 유수 대학의 졸업자들도 다수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 경영학석사(MBA) 출신도 12명이 포함돼 있다.

전문직 자격증 소유자의 지원도 많았다. 공인회계사 14명, 공인노무사 6명, 감정평가사 1명, 관세사 2명, 세무사 12명, 기술사 4명, 미국공인회계사(AICPA) 30명 등 다수의 자격증 소지자도 함께 지원했다. 토익 900점 이상 지원자는 2227명으로 전체지원자의 21%를 차지했다. 950점 이상은 675명이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서류전형을 끝마치고 총 모집인원의 5배수를 대상으로 한 1차면접을 최근 치렀다. 이후 대상자를 3배수로 압축해 임원진·사장 면접을 거친 후 최종 합격자를 확정하게 된다.

최근 공기업의 인력 채용이 줄어드는 추세이기 때문에 올해 공기업 입사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공채가 몰려 있는 하반기가 되면 인천국제공항공사를 뛰어넘는 경쟁률을 보이는 공기업도 속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에 채용전형을 마친 공기업의 경쟁률 역시 높은 수준이다. 한국가스공사가 75대 1을 기록했고 인천항만공사는 289대 1을 보였다. 정책금융공사가 170대 1, 부산교통공사 50대 1, 부산항만공사가 559대 1을 각각 기록했다. 한편, 올해 채용이 예정돼 있는 공기업으로는 기업은행, 지역난방공사, 관광공사, 마사회, 기술보증기금, 한국철도, 수자원공사, 광물자원공사 등이 있다.

/yscho@fnnews.com 조용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