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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래는?/직업관련

리더십도 `학습` 되는 것…사무실 나와 현장서 움직여야

리더십도 '학습' 되는 것…사무실 나와 현장서 움직여야

2009년 11월 03일 (화) 18:50   한국경제


석학과 젊은 인재의 만남

로리 브레슬로우 MIT 교수학습센터 소장




"과거에는 MIT 이공계 학생들이 '하버드대 문과 학생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말을 했습니다. 그러나 점차 이공계 출신들이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있어요. 지금 세상은 기술적인 능력을 갖춘 리더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

교육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리 브레슬로 MIT 교수학습센터 소장은 한국의 '새싹 인재'들에게 이같이 말했다. 브레슬로 소장은 '글로벌 인재포럼 2009'가 시작된 3일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들과 만나 "리더십과 공학 · 기술 능력을 갖추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리더가 된다"고 강조했다.

◆"리더는 연대와 협력 중시해야"

브레슬로 소장은 이날 대한민국 인재상 2008 · 2009년 수상자 144명을 대상으로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의했다. 대한민국 인재상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해 매년 전인적 소양과 성장 잠재력을 가진 전국 고교생 60명,대학생 40명 등 총 100명을 뽑아 수여한다. 소질,창의성,리더십,수상 실적,향후 사회 기여도 및 발전 가능성 등을 종합 평가하며 지역심사,실사 · 면접,중앙심사의 엄격한 절차를 거친다.

브레슬로 소장은 훌륭한 리더의 표본으로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국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꼽았다. 그는 "링컨은 사무실을 나가서 현장에서 움직일 것을 강조했다"며 "리더는 자신이 지도하는 사람들과 얘기해야지 고립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링컨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이후 자신의 적들을 각료로 임명한 것은 리더가 연대와 협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브레슬로 소장은 비전 제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반 총장은 코펜하겐 연설에서 '우주의 푸른점(지구)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각 국가는 한배를 탔다'고 역설했다"며 "반 총장과 같이 비전을 제시할 줄 아는 지도자가 훌륭한 리더"라고 말했다. 리더십은 학습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장에서 실천하고 이에 대해 피드백을 받으면 리더십은 향상된다"며 "자신이 타고난 리더가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리더로서 △조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하고 이해하는 능력 △조직원들과 핵심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능력 △효율적으로 일하는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좋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이공계대 출신 CEO 계속 늘어"

인재대상 수상자들은 브레슬로 소장에게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엔지니어들이 리더가 되는 것에는 어떤 장단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이공계 학생들이 뭔가를 만들거나 숫자에 몰두하다 보면 리더가 되는 스킬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MIT가 5~6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소통 능력과 쓰기 읽기 말하기를 비롯해 비전을 가지는 것,세계에 대해서 큰 시야를 갖고 접근 하는 것 등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개발해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며 "이 프로그램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고 이공계 출신 CEO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브레슬로 소장은 "능력 있는 리더와 호감 가는 리더 가운데 어떤 리더가 더 나으냐"는 질문에 "지도자를 만드는 한 가지의 속성은 없다"며 "리더들은 항상 다른 리더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해서 자질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대답했다.

"리더십과 개인이 처한 상황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같은 사람이 현재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적절한 리더처럼 보여질 수도 있다"며 "상황과 개인적인 능력이 결합하면 보다 훌륭한 리더십이 탄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