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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공부는 어떻게?

자연계 수학·과학 구술면접 이렇게 통과했다

자연계 수학·과학 구술면접 이렇게 통과했다
[중앙일보] 2011년 09월 25일(일) 오후 09:29   가| 이메일| 프린트
모르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
논술면접 기출문제 참고
객관식도 서술형 풀듯 연습
[중앙일보 정현진 기자]

 







‘떨어졌구나.’ 지난 해 10월 면접고사장을 빠져 나오던 김종헌(서강대 물리학과 1사진)씨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했다. 수학구술면접 4문제 중 마지막 4번 문항은 풀지도 못했다. 3번 문항도 교수한테 틀렸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결과는 합격. 입학 후 알아보니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동기들이 많았다. 김씨는 “문제를 완벽하게 풀었는지 보단 정확한 개념 이해, 문제풀이의 아이디어, 적극적인 의지를 중요하게 봤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면접관에게 힌트 얻어 적용하는 지혜 발휘해야

고동주(서울대 바이오 시스템조경학부 2)씨는 “짧으면 10분, 길어야 20분 안팎 동안 문제를 완벽하게 푸는 학생은 거의 없다”며 “내가 모르면 남들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자연계 수학·과학 구술면접은 짧은 시간 동안 문제를 푼 뒤, 면접관(교수) 앞에서 풀이 과정을 설명해야 한다. 김씨는 “풀이를 설명할 때 면접관과 문답이 오가는데, 점수를 더 얻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실한 자세로 풀이과정을 설명하면 면접관이 부족한 부분과 틀린 내용을 지적해주면서 힌트를 준다”고 덧붙였다. 이 힌트를 이용해 곧바로 문제풀이에 적용할 수 있다면 부족한 풀이를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씨는 “모르는 것은 솔직히 말하고 면접관에 도움을 구하는 지혜를 발휘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까진 풀었는데 이 부분은 잘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라는 식으로 솔직히 말하고 힌트를 구하라는 얘기다.

짧은 시간 안에 이런 순발력을 발휘하려면 면접관 앞에 서기 전 문제를 풀 때부터 이와 같은 장면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를 빠르게 훑어보고 개념·정의를 묻는 쉬운 문제부터 해결한다. 어렵고 복잡한 문제는 대략적인 풀이방향과 아이디어를 정리한다. 정확한 답을 구하지 못했더라도 풀이방향이 옳고 창의적인 접근을 했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수학·과학 실력이 우선이다. 홍광범(서울대 자유전공학부 1)씨는 “면접관이 힌트를 주더라도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툭툭 던지듯 내뱉는 힌트들을 짧은 시간 안에 문제에 적용하려면 관련 개념과 활용법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고 주의를 줬다.

단원별 개념 정리한 뒤 말로 설명하는 연습해라

김씨는 “개념·정의를 묻는 문제부터 시작해 점점 고난도 문항으로 넘어가는 문제구성이 많다”며 “우선 고교 교과 과정 내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씨는 “수능공부와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며 “개념·정의를 다시 꼼꼼히 정리하면 결과적으로 수능공부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교과서와 심화읽기자료, 수학·과학논술·면접 기출문제가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 단원별로 핵심개념을 먼저 뽑아 정리한다. 이때 ‘A는 B다’라는 식의 문장형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면접장에서 수학기호로 나열된 풀이를 말로 설명하다 보면 문맥이 맞지 않고 풀이의 연결이 부자연스러울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소윤(서울대 수의예과 2)씨는 “수능에서 빈칸 채우기 증명문제는 직접 증명 해보고, 과학실험을 다룬 문제는 실험계획·과정·결과를 설명해보라”고 제안했다. 평소 객관식 문제를 풀 때도 면접관 앞에서 설명하는 상황을 의식하면서 서술형 문제를 풀 듯이 식을 전개하고, 풀이과정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모의면접은 필수다. 지원대학의 문제풀이 시간과 발표시간을 정확히 확인하고 실전과 같은 소요시간에 맞춰 모의면접을 해본다.

<정현진 기자 correctroad@joongang.co.kr/일러스트=강일구 ilg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