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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고교별 내신 차등’ 확산

고교별 내신 차등’ 확산
문화일보 | 기사입력 2007-07-06 14:02 기사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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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가 2008년학도 입시에서 처음으로 고교별로 내신점수를 다르게 반영하는 내신 차등적용제를 도입하기로 하는 등 주요 사립대들이 내년 입시에서 고교별로 내신을 차등 적용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대학들의 이같은 내신 차등적용 움직임이 현정부가 강력하게 금지하고 있는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으나, 확대적용할 경우 고교등급제와 유사한 효과를 낼수도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 교육부와의 갈등 및 논란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재용 연세대 입학처장은 6일 “2008년 입시에는 내신반영비율이 지난해 12.3%보다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2008년 입시부터는 처음으로 내신 차등적용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7개 주요 사립대학(고려대·연세대·이화여대·성균관대·서강대·중앙대·한양대) 입학처장들이 만났을 때 (내신 차등적용)이야기가 나왔고 다들 그렇게 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내년 입시부터 고교별로 내신을 차등적용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 처장은 “수시모집에는 표준점수 방식으로 연세대가 산출하는 방식이 따로 있기 때문에 정시에만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와 함께 고려대도 이날 2008학년도 수시모집과 정시모집 모두에서 내신차등적용제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당초 지난 2월 초에는 수시에만 내신차등적용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고려대는 또 내신반영 비율을 기존 10% 미만에서 20%선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려대는 내신 반영 비율이 확대됨에 따라 내신 성적의 변별력을 키우기 위해 내신 차등적용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양대는 내신 등급에 따른 점수 배분과 대학 자체 환산점수를 통한 점수 배분 등 2가지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가운데 내신 차등적용제 도입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주요 사립대들이 앞다퉈 내년 입시부터 도입하려는 내신 차등적용제는 500여개 고교 내신의 과목별 표준편차를 조사해 표준편차가 작은 과목은 변별력이 없는 것으로, 표준편차가 큰 과목은 변별력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학생들의 등급을 조정하는 제도다. 즉, 일부 과목의 시험이 지나치게 쉬워 상위등급자가 많이 나온 고교에 대해서는 내신 변별력이 없는 것으로 보고 등급 점수를 낮추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내신 차등적용제 확대 움직임은 우수한 학생이 몰려있는 특목고를 비롯해 특정 학교 출신의 경우, 손해를 일부 만회할 수 있는 제도이나 고교별로 점수를 차등화한다는 점에서 확대적용하게 되면 고교등급제의 전단계라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내신 차등적용제가 처음 제기됐던 지난 2월 “학교 간 학력 차에 따라 내신성적을 반영해 고교를 서열화·차별화하겠다는 취지가 아닌 것으로 파악돼 고교등급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앞으로 실제로 대입에서 어떻게 내신성적이 반영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장석범·김병채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