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근 교사의 대입 나침반
새 학기다. 새 학기를 맞은 학생들은 나름대로 학교생활을 잘 해보겠다는 결심과 계획을 세울 것이다. 더구나 2015학년도 대입에서 학생부 위주 전형으로 선발하는 전체 모집인원은 54.6%로, 전년 대비 약 10% 증가하였다. 이는 고교의 성적(비교과 활동 포함)이 대입에서 더욱 중요해졌다는 걸 의미한다.
중요해진 학교 공부,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까. 당연히 수업시간에 집중해야 한다. 학교 시험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과 범위에서만 출제하기 때문이다. ‘학교 수업보다는 학원 공부가 더 효율적이다’라는 말은, ‘제아무리 유능한 학원 강사도 학교 시험만큼은 단 한 문제도 출제하지 못한다’는 이치를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학원 숙제는 학교 수업 시간을 빌려서까지 열심히 하면서, 정작 내신에 반영되는 학교 수행평가(과제)를 소홀히 하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다.
시험문제 출제 권한을 가진 학교 수업에 집중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수업시간에 졸지 않아야 한다. 수업시간에 졸지 않으려면 빛과 소음이 차단된 집에서 숙면을 하자. 밤늦게 공부하면 다음날 수업 시간에 졸게 마련이다. 수업 시간에 졸게 되면 선생님의 눈총을 받게 되고 부정적인 인상만을 남겨 학생부의 세부능력특기평가에서도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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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2014학년도 학생부 위주 전형 모집인원 비교 (자료: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1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보도자료(2013.12.19)) |
늦은 밤까지 하는 공부가 좋지 못한 또 하나의 이유는 ‘올빼미형’ 체질 때문이다. ‘올빼미형’은 밤에는 정신이 말똥말똥하고, 낮에는 비몽사몽간에 헤매는 게 특징이다. 고교의 시험문제는 단순 암기 문제가 아니라, 이해력과 사고력을 측정한다. 이러한 시험문제 유형은 머릿속이 맑아야 하는데, ‘올빼미형’은 시험시간에도 졸기 때문에 실수하기 마련이다. 밤에 보는 시험은 없다. 모든 시험은 낮에 본다는 것을 명심하여 ‘밤에는 잠자고 낮에는 공부하자’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
수업에 집중하는 또 하나의 비결은 예습이다. 예습은 ‘칵테일 파티 효과’를 노린 것이다. 소란스러운 칵테일 파티장에서 내 귀에 들리는 소리는 내가 잘 아는 말, 관심 갖는 소리다. 내가 아는 것, 관심 갖는 것은 수업시간에도 잘 들리고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유의할 것은 예습을 선행학습으로 오해하지 말라는 것이다. 예습 단계에서 ‘배우지도 않은 것을 미리 알자’고 임하면 힘들어서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 학생 중에는 ‘이미 알고 있다’고 판단해 정작 수업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예습은 맛보기로 족하다. 배울 단원 내용을 미리 읽어 보면서 이것은 ‘알겠다’ ‘모르겠다’로 구분하고, 모르는 부분을 수업시간에 잘 듣고 이해하겠다는 관심 갖기! 이것이 바로 예습이다. 공부의 첫걸음은 자신이 ‘모르는 것’과 ‘아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복습은? 즉시 하도록 하자. 쉬는 종이 울리자마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지 말고 3분만 앉아 있자. 3분 동안 수업시간에 적어 놓은 노트 읽기! 이것이 최고의 복습이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밤에 충분히 자고, 예습을 통해 모르는 것에 관심을 갖는 학생은 수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날 중으로 복습을 마치는 습관을 형성한 학생은 분명 성적이 향상될 것이다. 학교 공부를 잘하면 학교 교과 성적은 물론, 대입 논술·수능시험도 대비가 된다. ‘학교 공부 따로, 대입 준비 따로’가 아니다.
안연근 교육방송(EBS) 전속교사, 잠실여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