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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급회의 사라진 중·고교 교실

학급회의 사라진 중·고교 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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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창의 활동시간 중 3.3% 불과

ㆍ2곳 중 1곳은 한 번도 안 열어

중·고교 2곳 중 1곳은 한 학기에 학급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고 있다. 대구는 그 비율이 86%에 달했다. 초중등교육법에서 ‘학생자치활동’을 권장하고 있지만 정작 학교현장에서는 학급회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유은혜 의원은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광주·대전 등 7개 시·도교육청의 138개 중·고교(408개 학년)의 ‘올 1학기 창의적체험활동시간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2만8092시간 중 학급회의를 한 것은 917시간(3.3%)에 불과했다고 29일 밝혔다. 학교 내 교육과정위원회는 학년별로 창의적체험활동 시간에 자율·봉사·동아리·진로 분야 중 어떤 활동을 할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조사대상 중·고교의 48.3%는 올 1학기에 한 번도 학급회의를 열지 않았다. 10시간 이상 학급회의를 한 학년은 5.6%, 한 달에 한 번꼴로 5시간 이상을 할애한 학년도 15%에 그쳤다. 특히 대구는 19개 학교 57개 학년 중 49개 학년(86%)이 1학기에 학급회의가 없었다. 대구 지역 학교들이 창의적체험활동 중 학급회의에 할애한 시간은 17시간(0.5%)뿐이었다.

올 1학기에 학급회의를 한 번도 열지 않은 학년 비율은 대구·인천에 이어 대전 60.6%, 경기 56.7%, 광주 28.3%, 부산 18.3% 순이었다. 서울은 조사대상 20개 학교 60개 학년 중 5개 학년(8.3%)을 제외하고 올 1학기에 학급회의를 1회 이상 실시해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지역으로 꼽혔다.

유성희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학급회의 시간이 학교장·교사의 의지에 맡겨져 있어 관심이 없는 학교에서는 따로 확보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학교에서 학생들의 발언권이 제한돼 있어 학급회의가 유명무실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유은혜 의원은 “학급회의는 민주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을 키우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학급회의를 열 수 있도록 교육부나 교육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