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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공부는 어떻게?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재수? 긍정적 생각으로 새로운 도전을 즐기세요

[신진상의 고등 공부 이야기] 재수? 긍정적 생각으로 새로운 도전을 즐기세요(1)

서울대 경영대 수리 가 만점 받고 합격한 문과 강효선 학생의 재수 성공기

안녕하세요, 신진상입니다. 수학 B와 수학 A, 예전의 수리 가와 수리 나는 어느 정도 수준 차이가 있을까요? 문과 국어와 이과 국어의 차이가 10이라면 문과 수학과 이과 수학의 차이는 그 10배인 100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난이도 수준 차이가 큽니다. 난이도와 공부 양 세 배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실제 이과 모의고사에 4~5등급 대 학생들이 수리 나로 갈아 탔을 때 첫 시험에서 2등급을 받는 건 일도 아니라고 할 정도로 수준 차이가 큽니다. 제 제자는 수리 가(9월 모의고사까지는 1등급이 나왔지만 실제 수능에서는 1등급이 안 나왔습니다)를 공부한 문과생인데 한 번 재미삼아 모의고사에서 수리 나를 풀었더니 시간이 40분밖에 안 걸리고 물론 만점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이과 수학은 차원과 경지가 다릅니다. 힘들고 어려운 공부를 한다는 게 이과생들의 자존심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문과 학생들이 아주 드물지만 이과 수학인 수학B(기존 수리 가)를 공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신이 불리한 학생들이 서울대를 목표로 재수를 하면서 수리 가를 선택해서 공부하는 경우죠. 서울대는 지난 해까지 문과생들이 이과 수학 즉 수학 B를 치렀을 때 가산점을 10% 주었습니다.

이과생들이 정시에 서울대를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 가산점을 받습니다. 서울대 경영대가 지난 해부터 정시 미등록 충원을 해야 한 이유가 바로 다른 대 의대 합격자들이 서울대 경영대에 복수합격하고 빠져나갔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려운 수학 B를 공부하다 6월 모의고사 이후 수학 A로 갈아탈 게 뻔한 현실에서 그 반대의 길을 선택한 인물이 오늘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외고 출신 문과생으로 수리 가를 그것도 고 3때까지 수리 나를 공부하다 재수하면서 수리 가를 공부하기 시작해 수능에서 만점을 받아 정시에서 서울대 경영대에 합격한 인물입니다. 어떻게 그 힘든 수리 가 공부를 문과생이 해서 그것도 만점까지 받았을까요? 서울대 경영대 13학번 강효선 양의 수학 독하게 공부하기 비법을 들어보지요. 다음은 일문일답입니다.

Q. 본인 소개를 간단히 해주시지요.

A. 안녕하세요. 저는 대원외국어고등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강남대성학원에서 재수 생활을 거친 후 서울대 경영학과에 정시로 합격하게 된 강효선입니다.

Q. 정시에 서울대 경영대에 합격을 하셨다고 하는데 수능 점수는 어떻게 받으셨는지요? (6월 9월도 같이 언급해주시면 좋고요)

A. 언어 100 수리(가) 100 외국어 100 한국지리 44 국사 44 근현대사 47 아랍어 48 한국지리와 국사는 결국 2등급이 떴는데, 사탐을 그리 잘 보지는 못했지만, 서울대에서 수리 가형에게 주는 10% 가산점이 제 합격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효선 학생은 고대 경영 우선선발로 합격했습니다.)

6월은 96 96 100을 받았고, 9월은 100 81 100을 받았습니다. (사탐은 기억이 안나요) 언어가 계속 96~100점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해서 불안했지만 결국 수능은 다 맞았습니다. 수학의 경우도 9월에 2등급을 맞아서 나형으로 돌릴까 많은 고민을 했지만, 결국 저에게 약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Q. 효선 학생은 성공적인 재수 생활을 하신 것 같은데 그 비결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A. 성공적인 재수 생활의 비결은 긍정적인 마음과 규칙적인 생활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수 생활은 불안감도 크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많이 흔들릴 수 있는 나날들입니다. 특히, 한 달마다 모의고사를 보고, 빌보드라는 것을 학원에 붙여 놓기 때문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됩니다. 그런데 이 때, 자신을 채찍질하기 보다는 ‘수능에서는 잘 볼 것이다’라는 막연하지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게 되면 한동안은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면서 공부가 잘 되는 것 같지만, 재수가 장기간의 레이스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어느 순간이 되면 무너지게 됩니다. 즉, 이틀 밤새고 공부하고 1주일 슬럼프가 오게 되는 기괴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희망을 품고 긍정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한 까닭은 이런 태도가 소위 ‘멘탈 붕괴’를 막아주며, 규칙적인 생활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한 이틀 빡공-1주일 슬럼프보다 하루에 5~6시간이라도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수능 언어가 아침에 시작하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12시 전에 자는 생활 습관이 좋은 것 같습니다.

Q. 고등학교 시절에는 수시를 위주로 준비를 하셨을 터인데 고교 시절 내신과 비교과는 어떻게 준비하셨는지요?

A. 저는 사실 내신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서, 고등학교 시절부터 정시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했습니다. 현역 때와 재수 때 모두 고대 2차 수시만 쓰고 수능에 집중했는데요. 내신 관리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열심히 했었는데, 서울대 정시 내신 반영 과목들을 살펴보고 ‘선택과 집중’ 방법을 취하여, 그 과목들에 우선순위를 두고 공부하였습니다. 그래서 정시 내신을 1년 동안 0.7 등급 정도를 올려서 정시 때 내신 감점을 조금이나마 줄였습니다.

Q. 재수 기간 중에 과목별로 효선 학생의 공부법의 핵심을 말씀해 주시지요.

A. 언어-평가원의 코드를 읽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평가원의 코드란 문제를 풀고 자신만의 관점을 고집부리기보다는, 평가원의 눈에 자신의 눈을 맞춘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언어란 과목 특성 자체가 명확한 답이 없기 때문에 우기다보면 ‘내가 생각하기에 평가원이 틀리고 나는 맞는’ 이상한 일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출제자가 평가원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런 씨름은 부질없는 것이지요. 출제자와 싸우기 보다는 그 관점을 그대로 따라가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렇기에, 언어는 기출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단지 문제풀이에 그치지 말고 기출 분석을 되풀이하여 평가원의 눈을 가져야 합니다.

수리-아이디어가 중요합니다. 아이디어란, 문제에 직면했을 때, ‘이 문제는 이렇게 풀어야겠다.’ 하고 번뜩 떠오르는 직관을 뜻합니다. ‘직관’이라 하면 천재들만 갖는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수능 수리 영역에 나오는 아이디어는 상당수가 유형화 되어 있습니다. 개념 공부를 통해 유형화된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뒤, 기출 풀이를 통해 아이디어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적용법을 익히는 것이 수학 공부의 핵심입니다.

외국어-같은 것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어 지문의 경우, ‘paraphrasing’이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paraphrasing이란 동일한 뜻을 다른 어구로 표현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결국 지문에서 많이 paraphrasing된 것은 필자가 강조하고 싶어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주제 요지 문제에 직결됩니다.

또한 많은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 문제도, 같은 것을 찾자 하고 생각하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빈칸이 핵심 어구이므로, 빈칸을 paraphrasing한 어구가 그 지문 안에 존재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