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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성동구 한양대 신본관 앞에서 교수들이 신입생들에게 책을 나눠주고 있다. /김지호 객원기자 |
29일 오후 '책으로 하나 되는 한양 새내기' 행사가 열린 한양대 본관 앞에 신입생 100여 명이 줄지어 섰다. 이들은 책 1권씩을 무료로 받았다. 한양대는 올해 신입생 3585명 모두에게, 문과생은 강상중 일본 도쿄대 교수의 '고민하는 힘', 이과생은 히로시게 도루의 '사상사 속의 과학', 외국인 신입생에겐 '외국인을 위한 한국사'를 선물한다.
스승이 새로 맞이한 제자에게 책을 선물하는 모양새이지만, 한양대가 4000만원이 넘는 책값의 책을 주는 이면엔 '책 안 보는 대학생'에 대한 대학의 고민이 있었다. 한양대 관계자는 "고교 졸업과 함께 책과도 작별하는 풍토를 바꿔보고자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이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건국대는 최근 학교 도서관 안에 '베스트셀러 열람실'을 따로 만들었다. 시중 서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200여종의 베스트셀러를 따로 모아 학생들을 '유인'하기 위해서다. 건국대 관계자는 "매년 3∼4%씩 떨어지는 도서 대출량에 대한 자구책"이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매 학기 학교 신문과 도서관이 연계해 책 읽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정 도서를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문화상품권을 주는 식이다. 연세대는 책 읽는 것을 목표로 한 '명저 읽기', '세계문학감상여행'이라는 제목의 교양강좌를 운영 중이다. 서강대는 신입생들이 1년에 8편의 독후감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각 학교 도서관들은 학생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도서관에서 책 할인판매를 하고, 아이패드 같은 고가의 전자기기를 상품으로 내건 '독서 골든벨'까지 열고 있다.
이런 노력에도 학생들은 점점 책에서 멀어지고 있다. 본지가 서울의 6개 대학(고려대·서강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이화여대) 도서관의 대출 현황을 확인해보니 최근 3∼4년 새 대출 건수가 26.6%나 줄었다. 고려대의 이번 학기 책 읽기 캠페인은 한 달이 지났지만 한 편의 독후감도 접수되지 않았다.
[박상기 기자]
[이정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