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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야기

전문 지식에 스토리 더해 공감 끌어낼 줄 알아야 '명강사'

전문 지식에 스토리 더해 공감 끌어낼 줄 알아야 '명강사'

권영찬 대표. /이경민 기자
'직업 강사' 지망생 위한 스타 강사 3인의 조언

장현성(서울 잠신고 1년)군의 장래 희망은 '직업 강사'다. 노숙자에서 창업교육가로 변신한 홍순재(35) 드림비즈포럼 대표의 강연을 듣고 희망과 위로를 느낀 이후부터다. 주위 또래 중에도 '강사 지망생'이 제법 많아 요즘은 그들과 어울려 강연 들으러 다니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낸다. 최근 장군처럼 직업 강사를 꿈꾸는 청소년이 부쩍 늘었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조직에 얽매이지 않고 일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젊은 층의 흥미를 끌고 있다. 맛있는공부는 새해를 맞아 '신종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는 직업 강사의 매력을 알아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부터 2주에 걸쳐 요즘 특히 각광받는 3대 분야(고객만족·푸드세러피·동기부여) 스타 강사 3인을 만났다.

고객만족 분야│ 권영찬 권영찬닷컴 대표 "주위 사람에게 최선 다할 것"

데뷔 22년차 중견 방송인인 권영찬(44) 대표는 4년여 전부터 방송 분량을 절반으로 줄여가며 고객만족(Customer Satisfaction, 이하 ‘CS’) 분야 스타 강사로 자리매김했다. 권 대표의 강연 주제는 늘 ‘고객 만족을 추구하려면 내 행복부터 생각하라’는 것이다. 자기 일에 대한 자부심이 필수 덕목일 수밖에 없다. “예전엔 행사를 진행할 때 ‘두 시간씩 서 있는 나보다 노래 한 곡 부르고 가는 가수 출연료가 훨씬 높다’는 사실이 억울했어요. 하지만 ‘길어야 10분쯤 왔다 가는 것보다 두 시간씩 관중과 교감을 나눌 수 있으니 참 다행’이라고 생각을 바꿔 먹었더니 일을 훨씬 즐길 수 있었죠. 제 직업에 자긍심을 갖게 되면서 일도 술술 풀렸고요.”

CS 강사를 꿈꾸는 청소년에게 그는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잘하라”고 주문했다. “좋아하는 친구와 싫어하는 친구를 대하는 태도는 확실히 다를 거예요. 하지만 지금 싫어하는 친구가 훗날 내게 강연을 의뢰할 수도 있잖아요. 잠재적 고객에게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야말로 CS 강사로 성공하는 지름길입니다.”

푸드세러피 분야│ 김연수 IFTA 푸드테라피협회 대표 "강연 속에 자기 경험 녹여내야"

김연수(48) 대표는 문화일보 의학전문기자로 활동하던 1990년대 말, 빗발치는 독자의 상담 요청에 적잖이 시달렸다. 가장 자주 받았던 질문은 ‘이 병엔 무슨 음식이 좋아요?’였다. 그 열기를 업고 시작한 칼럼 ‘김연수 기자의 메디컬 푸드’는 4년간 장수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치유 수단으로서의 음식’에 주목하는 일명 ‘푸드세러피(food therapy)’가 인기를 끌며 김 대표는 자연스레 이 분야 직업 강사로 옷을 갈아입었다. 인터넷 자료 검색조차 여의치 않았던 시절, 칼럼 작성을 위해 닥치는 대로 자료를 수집하며 공부했던 경험이 오늘날 그를 만든 자양분이 됐다. 그는 “조직 구성원이었던 예전 생활도 즐거웠지만 ‘네 일 내 일 나누지 않고 맘껏 일할 수 있는’ 요즘 느끼는 기쁨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연수 대표. /이경민 기자
김 대표는 “푸드세러피 강사가 되고 싶다면 음식의 중요성을 깨닫는 경험부터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 “인스턴트 식품에 중독돼 건강을 망쳐보는 것도, 식도락에 탐닉해 맛집 탐방에 열 올리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런 ‘날것의 경험’이 식품영양학과 학위나 조리사 자격증 획득보다 효과적일 수도 있죠. 진짜 명강사는 말 속에 자신의 경험을 녹여 잘 전달하는 사람이니까요.”

동기부여 분야│ 유수연 유스타잉글리쉬 원장 "청중 매료 비결은 다양한 분석"

유수연(41) 원장은 지난해 ‘스타특강쇼’(tvN) 등에 출연하며 스타덤에 올랐다. 스타 영어 강사이자 동기부여 분야에서 ‘독한 멘토’로 자리 잡은 그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분석력’으로 요약했다. “나이대가 같다면 경험도, 약점도 엇비슷해요. 전 그들의 고민에 공감하고 아파하기보다 원인을 분석하고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죠. 사람들이 제 강의를 좋아하는 건 그 덕분 아닐까요?”

그는 요즘도 신문이든 베스트셀러든 닥치는 대로 읽는다. 복지 등 당대 화두로 떠오른 사회문제에 관해선 정치·경제·역사적 맥락을 발 빠르게 분석한다. 시청률 높은 방송 프로그램이 등장하면 반드시 인기 비결을 연구한다. 청중을 휘어잡기 위한 그만의 부단한 노력인 셈이다.

유 원장은 “한 번쯤 도약을 꿈꾸는 청소년이라면 그걸 위해 희생할 타이밍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10대든 20대든 어느 한 시기는 반드시 도약의 발판을 닦는 데 써야 해요. 10대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나 고민을 포기하기 싫다면 20대를 희생해야죠. 한평생 평범하게 살다 가는 데 만족하기 싫다면 생각보다 행동이 우선이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 노력을 통해 여러분만의 경쟁력을 만드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