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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입시

교차지원으로 대입 성공한 선배 2인의 필승 전략

교차지원으로 대입 성공한 선배 2인의 필승 전략


 


서울대가 2014학년도 신입생부터 공과대학 소속인 건축학과와 산업공학과에 한해 문과 학생의 교차지원을 허용한다. 서울대의 이번 시도 이전에도 건축학과와 산업공학과에 문과 학생의 교차지원을 허용한 대학이 없진 않았다. 건축학은 ‘미학·철학·인류학·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문적 소양을 바탕으로 건물의 설계와 건축의 역사·이론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산업공학과는 ‘과학적 원리와 경영 전략을 접목해 기업업무과정을 혁신’하려는 전공 과정이기 때문. (작은 따옴표 속 내용은 서울대 각 과 홈페이지의 학과 소개란에 따른 것이다.) 말하자면 두 학과는 ‘공대 속의 인문계열’인 셈이다.

맛있는공부는 이들 학과 지원을 목표로 교차지원을 염두에 둔 인문계열 고교생을 위해 수시·정시 전형을 거쳐 각각 해당 학과 ‘교차지원 진학’에 성공한 선배 2인의 얘길 싣는다.

case1|수시 전형으로 건축학과 입학한 최예림씨

최예림(한양대 건축학과 2년·사진 왼쪽)씨는 수시 원서 접수를 준비할 때만 해도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서점에서 두꺼운 수시 전형 자료집을 구해 읽던 도중 우연히 '한양대 건축학과가 수시 전형에서 교차지원을 허용한다'는 내용을 발견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본인의 문과 적성을 살리되, 뭔가 창조하는 일을 해보고 싶었던 최씨에게 건축학은 강렬한 끌림이 느껴지는 분야였다.

교차지원에 성공한 건 최씨가 정한 목표 대학과 마지노선이 확실했던 덕분이다. 그는 가고 싶은 대학의 목록을 작성한 후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 진학이 어려운 곳은 삭제해나가는 방식으로 지망 대학을 확정했다. 덕분에 내신 성적이 나오거나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아들 때면 자신의 목표가 한층 또렷해지곤 했다. 가고 싶은 대학의 목록을 줄여나가자 지망 대학 전형을 샅샅이 살펴볼 여유도 생겼다. 한양대 건축학과 교차지원 전형에선 논술·내신·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만 반영해 부담도 크지 않았다.

최씨는 "지금도 우리 학과는 수시 전형에서만 교차지원을 허용한다"며 "마침맞게 전형을 찾아낸 난 행운아"라고 말했다. 다만 한양대 건축학과 역시 교차지원 전형 모집인원을 확대하는 등 문과생에게 점차 문을 여는 추세다. 최씨의 경우, 고교 시절 했던 공부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공대 공부를 소화하느라 애먹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반면, 교차지원생인 덕분에 누리는 장점 역시 많다. 최씨는 "문과 출신이란 특성상 동기들보다 윤리·철학·역사 등에 관심이 많다"며 "그 덕인지 건축사 등의 과목에선 단연 두각을 드러낸다"며 웃었다.

case2|정시 전형으로 산업공학과 입학한 심은별씨

모 외국어고교를 졸업한 심은별(서울과학기술대 글로벌융합산업공학과 산업정보시스템 전공 2년·사진 오른쪽)씨는 여느 문과 학생과 마찬가지로 수능에서 수리 나형과 사회탐구 영역에 각각 응시했다. 경영학도가 되고 싶었던 심씨는 자신의 수능 점수에 맞는 대학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정시 전형 자료집을 뒤지고 담임교사를 수없이 찾아가 상담도 했다. 수능 성적이 발표된 직후엔 성적표를 들고 코엑스에서 열린 정시 대학입학정보 박람회장도 찾았다. 그곳에 마련된 서울과학기술대 부스에서 꼼꼼한 상담을 거친 결과, 자신이 응시한 영역으로도 별다른 불리함 없이 글로벌융합산업공학과에 교차지원이 가능하다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심씨 역시 고교 시절 이과 공부를 하지 않은 채로 이공계열 학과에 입학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주변 친구들이 전부 수학을 잘해 처음 배우는 미·적분도 쉽게 가르쳐줬다"며 본인에게 주어진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인문학 위주인 교양 수업을 들을 땐 역으로 심씨가 친구들을 도왔다.

심씨는 최근 전공 강의 가운데 '투자공학'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 경영학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수익성 분석법을 배우지만 이공계열 학과에 걸맞게 통계나 컴퓨터 프로그래밍도 익혀야 한다. 금융·재무 분야로 자신의 진로를 정한 그는 "경영학과 공대 특성이 공존하는 산업공학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학과는 은근히 많아요. 전 원래 경영학을 공부하고 싶었기 때문에 별 망설임 없이 지금 학과에 진학했어요. 실용 지식까지 배우니 산업공학이야말로 제 취업에 득이 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교차지원을 결정하기 전 우선 자신이 잘 적응할 수 있을지부터 잘 따져보세요. 학과별 등급 컷을 살펴본 후 자신의 수능 성적표가 교차지원에 유리한지 상담 받는 방법도 추천합니다."

 

[이해나 맛있는공부 기자]